#_요약하는 습관

요약은 덜어내는 것이 아니라, 선명하게 하는 것

by 변대원

오랫동안 책을 읽고 나면 나만의 방식으로 정리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리고 작년에는 매일 아침마다 새벽독서를 하면서 그날 읽은 책 내용을 내 생각과 같이 정리하는 시간을 9개월 정도 가졌다. 심지어 내가 강의한 내용도 마치고 나면 스스로 총정리 글을 쓰며 갈무리하려고 노력한다.


39살에 독서에 눈을 뜨고 40대가 되어 제법 많은 책을 읽었다.

그런데 정말 좋았던 책조차도 지나고 나면 왜 좋았는지 기억이 안나는 경우가 많았다.

책 제목이나 작가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건 이제 놀랍지도 않다.

이유는 하나였다. 읽기만 하고, 내 것으로 ‘다운로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치 인터넷에서 좋은 자료를 '보기만'하고 다운로드를 안 한 것과 비슷하달까.

그런데 사진이나 문서도 저장할 때 다음에 내가 찾을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이름으로 바꾸고, (KakaoTalk_20251020_110638088 - 이런 식이 아니라) 잘 분류된 카테고리에 저장해 두어야 진짜 필요할 때 찾아쓸 수 있는 것처럼, 책을 읽거나 대화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경험한 것을 글로 적으면 그 자체로 지적재산이 된다.

'선명한 기억보다 희미한 기록이 더 오래간다'는 말을 잊지 않으려 한다.


사이토 히토리는 <일류의 조건>에서 숙달의 경지에 이르는 3가지 핵심능력을 이야기했다.

첫 번째는 모방하는 힘, 두 번째는 추진하는 힘, 마지막이 요약하는 힘이다.

모방한다는 것은 '배운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스스로의 시행착오를 통해 무언가를 익히는 것은 오래 걸리지만, 이미 그걸 잘하는 사람들을 모방하면서 배우면 훨씬 빠르고 쉽게 익힐 수 있다. 즉, 모방은 내 것으로 만드는 힘을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질문할 수 있는 힘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두 번째 추진하는 힘은 실천력이다. 독서를 배우면 독서를 실천하고, 글쓰기를 배우면 글쓰기를 실천하는 것.

오직 실천만이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도구다.

마지막 요약하는 힘은 핵심만 남기고 과감히 버릴 줄 아는 기술이라고 하겠다. 그 과정에서 나의 기준이 명확하고, 배경지식이 많을수록 날카로운 질문을 할 수 있게 되고,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요약은 문장을 덜어내는 일이 아니라, 생각을 선명히 하는 일이다.


요즘 여러 미팅과 교육을 하면서 계속 그 내용을 요약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추가로 정리해 두기도 하고, 좀 더 시각적인 자료로 만들어 보기 좋게 만들기도 한다.

중요한 건 나에게 가치 있는 것으로 바꿔놓는 작업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으며 좋은 페이지를 접어두고, 밑줄을 그어두는 행위 역시 하나의 요약의 과정이 아닐까 싶다.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 요약하는 습관은 사고를 선명하게 정리해 주는 유일한 필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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