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를 처단한단 말인가!
정치적 이야기는 잘하지 않으려 합니다.
각자의 정치적 입장이 있고, 모두에게 옳은 것을 찾기란 참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24년 12월 3일 밤에 있었던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그야말로 경악 그 자체였습니다.
아시다시피 비상계엄은 국민의 자유와 평화가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그것을 수호하기 위해서 선포하는 것이지, 개인의 권력유지와 욕심을 위해서 선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심각한 민주주의의 훼손이며, 국가적 위기를 경험한 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악질적인 것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후 비상계엄을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국회를 봉쇄하고 군을 동원해 장악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완벽한 친위 쿠데타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명령이었습니다. 국민의 안위가 아닌 자신의 권력을 위한 공권력 남용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나라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앞으로 대통령을 어떻게 처벌해야 하는지 전 국민이 느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더 성숙해져야 합니다.
우리 모두의 참된 자유와 평화를 위해 스스로를 지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정치적 무관심과 안일한 판단이 우리 모두를 얼마나 큰 위험을 빠뜨릴 수 있는지 몸소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수많은 댓글 중에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렬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을 비난하는 글이 많습니다. 당연히 이럴 줄 몰랐을 겁니다. 무작정 잘못을 그들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곤란합니다. 오히려 반감만 키우는 꼴입니다. 더 큰 대립을 만들 뿐입니다. 냉정하게 현실을 봐야 합니다. 독화살에 맞았다면, 누가 독화살을 쐈는지보다 얼른 그 화살을 빼내고 독을 제거해서 목숨을 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난은 오롯이 대통령과 잘못된 권력으로 국민들을 기만한 사람들을 향해야 합니다.
넘쳐나는 가짜뉴스로 인해 얼마나 많은 것들이 왜곡될 수 있는지에 대한 위험성을 깨달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중심에서 스스로 우리나라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고, 우리 선조들이 지켜온 이 땅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체감하는 일입니다. 스스로 세상을 이해하는 안목을 높이고, 가짜 정보를 꿰뚫어 보는 힘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 비단 정치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필요한 일입니다.
자유와 평화는 결코 거저 주어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룩한 소중한 역사적 성과들을 결코 함부로 훼손시켜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더 다듬어서 우리 다음 세대에서 물려주어야 합니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자유와 평화일 것입니다. 앞에서는 자유와 평화를 외치면서 뒤로는 정작 국민의 자유와 평화를 억압하고 유린하려 했던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통해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현명해집시다.
지난 한 세기동안 우리 역사에서 보여준 수많은 사건의 결과가 그러했듯 이번 사태 또한 우리의 정치적 안목을 성숙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지금은 참담하지만, 이 어둠이 다시 더 밝은 민주주의를 비추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