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by 문효광

나는 그날의 광경을 잊을 수 없다. 하늘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펼쳐져 있었으나, 어느 한순간—정말로 눈을 한 번 깜빡이는 찰나에—그 모든 것이 전혀 다른 세계로 뒤바뀌어 버린 듯했다.


구름 한 점이, 아니 구름이라 부르기엔 지나치게 눈부신 무언가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단순히 빛을 머금은 정도가 아니었다. 마치 녹아 흐르는 황금이 하늘 위에서 다시 굳어 형체를 이룬 듯, 은은하면서도 깊이 있는 광채를 사방으로 퍼뜨리고 있었다. 빛은 번쩍이는 것이 아니라, 숨을 쉬듯 미묘하게 일렁이며, 보는 이의 시선을 부드럽게 붙잡아 놓았다.


그 황금빛 구름의 가장자리는 흐릿하게 흩어지며 공기 속으로 스며들었고, 중심부로 갈수록 점점 더 농밀하고 진한 색을 띠었다. 마치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법한 색채가, 하늘이라는 거대한 캔버스 위에 조심스럽게 번져가는 듯했다. 그리고 그 빛 아래에서, 주변의 평범한 구름들조차 희미하게 물들어, 하나의 장엄한 장면을 이루고 있었다.


바람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으나, 그 구름은 아주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살아 있는 것처럼 형태를 바꾸고 있었다. 그 움직임은 조급함과는 거리가 멀었고, 오히려 시간을 늘여놓은 듯한 여유 속에서 이루어졌다. 마치 이 순간이 얼마나 특별한지 스스로 알고 있는 존재처럼, 서두르지 않고, 다만 그 자리에 머물러 자신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는 그저 서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 광경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현실이라기엔 지나치게 아름다웠고, 꿈이라기엔 너무도 선명했다. 그리고 그 짧은 순간 속에서, 세상은 잠시 멈춘 듯 고요해졌으며—오직 그 영롱한 황금빛 구름만이, 모든 것을 대신해 존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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