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문효광

언니는 붉은 말을 흘리고

동생은 뜨거운 숨을 뱉고

나는 작은 구(句)를 삼킨다

나는 혼자 떨어진다

아래라고 불리는 곳으로

빛은 계산되지 않고

꽃은 정의되지 않는다

때리는 것은 손일까 기억일까

줄기 없는 채찍이 허공을 긁고

그 끝에 달린 색채가

신경을 건드린다

두드린다

두드리지 않으면

길은 성립되지 않는다

끝이 없는 복도

한 방향만 허락된 공간

나는 안내를 요청한다

쇠의 형상에게

울음의 형상에게

주머니 속에는

얼마의 체온을 넣을까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고

돌아올 계획은 작성되지 않았다

계절이 도착한다

숲에도

골짜기에도

접힌 골짜기의 안쪽에도

운반되는 울음

실려 있는 무게

내 눈에는

액체 상태의 후회

울음이 발성되면

공간은 반사되고

반사는 다시 나를 찌른다

그 자리에서

이름 모를 꽃이 열린다

나는 여러 번 꺾인다

지형이 나를 접는다

이것은 여행이고

동시에 해부다

만약 바늘이 있다면

가져오지 말아달라

찔리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정표가

이미 몸 안에 있기 때문에

나는 여기까지 와서

아직도 작고

아직도 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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