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일이란, 마음먹은 대로 돌아가는 법이 없구나!
나는 마치 바람 한 점 없는 호수 위에 둥둥 떠 있는 작은 나룻배처럼, 어디로 흘러갈지도 모르는 채 물결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마음속으로는 방향을 잡고 노를 젓고 싶지만, 물살은 내 뜻을 비웃듯 뒤틀리고, 바람은 내 배를 밀어 엉뚱한 쪽으로 내몰 뿐이다.
친구 하나 바꾸는 것도, 단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도, 내 손아귀를 스쳐 가는 모래처럼 허무하다. 내 손이 닿기 전에 그들은 이미 다른 길로 사라지고, 내 마음속에서 조용히 피워 올린 기대는 차갑게 식은 강물 속으로 침몰한다.
나는 흙바닥에 내던져진 씨앗처럼, 아무리 몸부림쳐도 뿌리를 내릴 수 없는 존재가 된 기분이다.
세상은 거대한 톱니바퀴, 그리고 나는 그 사이에 끼어 버린 작은 모래알 같다.
돌아가는 톱니는 나를 빻고, 내 의지는 아무리 단단해도 톱니바퀴를 멈출 수 없다. 내 몸과 마음은 잘게 갈려 흩어지고, 친구의 마음조차 그 무자비한 톱니에 휘말려 내 손에서 벗어나버린다.
분노가 내 속을 끓인다.
심장은 포효하는 화산처럼 부글거리고, 숨은 얼어붙은 강물처럼 막혀 있다.
왜 세상은 나를 이렇게 무력하게 만드는가!
왜 내 작은 소망조차, 내 작은 선택조차, 이렇게 거대한 현실 앞에서 산산조각 나는가!
나는 이제 알겠다.
세상은 나를 시험하는 전쟁터이고, 나는 그 전쟁에서 홀로 남겨진 전사다.
친구 하나, 나 하나, 단 한 톨의 바람조차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이 세계에서, 나는 단지 바람에 날리는 먼지, 물살에 떠내려가는 나룻배, 톱니바퀴에 끼인 모래알일 뿐이다.
그리고 그 사실이, 가슴속 깊이 단단한 돌처럼 자리 잡는다.
나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아무리 울부짖어도, 결국 이 세계라는 냉혹한 은유의 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