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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라라라 Jul 16. 2023

사회 표준의 상실

상향혼 환상을 뒤쫓는 사람들 

 대한민국.


세계 최저의 저출산 국가이며,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나라.

양극화가 점점 더 커지며, 모두가 부자 되기를 원하는 나라.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나라이다. 


 30대인 나는 내가 평균적인 삶을 살고 있는가 궁금할 때가 많았다. 

평균이라는 것은 나에게 삶의 이정표이며, 만족할 수 있는 기준과도 같다. 만약 평균이라는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나는 더욱 노력할 것이며, 매일 일어나 어떻게든 돈을 더 벌기 위해 궁리를 할 것이다. 




 신문기사에서 상향혼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상향혼이란 나보다 더 높은 등급을 가진 배우자와 결혼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등급이란 아파트가 있는지 없는지, 어떤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지로 결정된다. 만약 4~5억 기준의 30평대의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결혼을 한다면, 20~30년 동안 빚을 갚기 위해 궁핍하게 살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향혼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불행하게도 통계를 보면 얼마 되지 않는다. 통계청 기준으로 2021년의 혼인건수는 19만 3천 건으로 전년대비 9.8% 감소하였으며 이러한 추세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즉 사람들의 인식과 현실 사이에 엄청난 괴리감이 있는 것이다. 


 사실 결혼 건수 보다 배우자를 찾기 위해 들이는 노력이 더욱 커졌다는 더 큰 문제이다. 즉, 결혼을 하고 싶어 하는 인구는 있지만, 인식과 현실 간의 간격을 채우지 못해 계속 시간과 돈만 써가며, 전체적인 사회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결혼정보업체 듀오의 회원수는 2023년 기준 3만 5000명이며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는 가입비가 400만원 수준이다. 연간 혼인건수가 19만 건이지만 일개 결혼정보회사의 가입자가 3만 5000명인 것이 대한민국 현실이다. 이는 과거에는 없었던 사회적인 현상이며, 단지 조건에 맞는 사람을 찾고 소개팅 장소를 찾는 것을 위해, 400만원을 지출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핵심은 표준의 부재이다. 사회로 치면 지금은 혼란기이다. 30대 남자의 평균 재산이 얼마라는 기준도 없으며, 30대 여자의 평균 재산이 얼마라는 기준도 없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재산이 있는 사람들끼리 결혼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으로 살 거라는 기준도 없다. 즉 모든 것이 혼란스러우며, 사람들은 스스로 말도 안 되는 기준을 잡는다. 과거 부모님 세대가 40~50대가 되어서 마련했던 집이라는 것은 30대 남자가 결혼하기 위해 반드시 가져야 하는 것이 되었으며, 요즘은 여자도 차별이 없기에, 직업이 있으면 30대에 최소 1억을 모으지 않았다면 해외여행 등으로 헤프게 쓰고 다니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 사회에는 표준이 필요하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중산층 표준 모델이 필요하다. 이는 수도권이나 지방이나 예외는 없으며, 당연히 모델은 지역마다 세분화되어 정부 정책으로 구현되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이 표준이라는 기준을 가지는 순간, 사회에는 만족이 생길 것이며 가정이 생길 것이다. 아파트(혹은 빌라) 또한 정부정책으로 표준 아파트를 구축할 수 있으며, 이는 이미 과거에 국가개발계획으로 실현가능성이 증명된 사실이다.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기 잇속만 챙기는 위선자다. 이런 사람들을 처벌하지 않고 방치하면, 같이 손잡고 노인들의 나라로 가면 된다. 지금 부산 영도구의 생활을 보면 노인들의 나라가 무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사회가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대응이다. 과거에는 정부의 출산장려 공익광고라도 있었지만, 요즘 공익광고를 보면 결혼을 장려하는 것인지 비혼을 장려하는 것인지 헷갈리는 수준이다. 혼란스러운 상황일수록 정치적인 리더가 중심을 잡아 주어야 한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영웅이라 부르며, 어느새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영웅이 나오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수준까지 왔다. 


 노인의 나라, 대한민국. 이런 미래는 별로 바라고 싶지 않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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