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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델리 Nov 10. 2024

Money Money Money

너도 떠나 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46


Money Money Money

Sydney, New South Walse

Australia



여행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놀고먹는 거다. 즉, 수입은 없이 지출만 있는 거다. 그냥 집 방구석에 처박혀 뒹굴거리며 놀고먹기만 해도 돈이 꽤 드는데, 내 나라도 아닌 다른 나라까지 와서 놀고먹으면서 여기저기 구경까지 다니려면 돈이 훨씬 많이 든다.


그래서 난 워킹홀리데이를 선택했다. 언제든 여행을 하다가 멈춰서 돈을 벌 수 있고, 지지리 궁상을 떨어가며 아끼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지 않아도 되니까. 처음엔 머릿속으로 일일이 금액을 한국돈으로 바꿔서 생각하고 식겁하지 않아서 좋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워킹홀리데이로 머물면서 새로운 여행에 눈을 뜨게 됐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생활 여행.


여기선 생활하는 것 자체가 여행이다. 여기서 일을 하든 방구석에 처박혀 뒹굴거리든, 그 자체가 이미 여행이 된다. 내가 속해있었고, 곧 다시 돌아갈 곳으로부터 굴러 떨어져 나와 내가 존재하는지 조차 전혀 관심이 없는 세상에 콕 박혀 있지 않은가. 거리는 나와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들로 넘쳐나고, 가게에 들어가 뭐 하나 사는 것도 어버버… 쉽지가 않다. 주머니와 지갑은 친근하지 않은 돈들로 파닥거리고, 그 돈 같지도 않은 걸 벌겠다고 어색한 미소를 입가에 걸치고 일을 한다.


모든 게 새롭다. 마시는 공기도, 얼굴에 와닿는 남반구의 강렬한 햇살도. 건물도 차도 날씨도, 같이 사는 사람들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이제 멀리 가기 위해서 무작정 아끼지 않아도 된다. 일만 더 하면 된다.


일마저도 재미있고 신난다. 이 모든 게 다 여행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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