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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미영 Sep 15. 2020

바삭한 웃음을 덥석 베어 무는 쾌감

극한직업

영화 ‘극한직업’ 포스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최선을 다하지만 최저의 실적으로 해체 일보 직전인 마약반. 고 반장(류승룡 분), 장 형사(이하늬 분), 마 형사(진선규 분), 영호(이동휘 분), 재훈(공명 분)은 최 반장(송영규 분)이 찔러준 정보를 바탕으로 마약계 거물 이무배(신하균 분)를 쫓는 잠복 수사에 돌입한다. 그런데 죽치고 있던 장소인 치킨집이 그만 문을 닫으려 하고, 이에 고 반장은 포기를 모르는 좀비반장이라는 별명답게 퇴직금을 탈탈 털어서 치킨집을 인수하는 초강수를 둔다.


낮에는 치킨 장사, 밤에는 잠복 수사로 마약반의 이중생활이 시작된다. 그런데 수원 왕갈비집 아들인 마 형사가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면서 치킨집에 손님이 밀려든다. 수사에 집중하기 위해 가격을 올려가며 손님을 막으려 해도 황제치킨으로 소문이 나면서 문전성시를 이룬다. 결국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장사로 인해 눈으로 발로 쫓아야 하는 수사가 점점 밀리기 시작한다.


‘극한직업’(2018) 마약반 5인방의 캐릭터는 흥미진진하다. 만년 반장의 짠내가 풀풀 나는 고 반장, 발차기만큼이나 시원시원한 입담의 장 형사, 수사 구멍에서 절대미각으로 거듭나는 마 형사, 나 홀로 수사를 이어가는 영호, 시종여일 넘치는 열정의 재훈. 한 팀으로 꾸려진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은 한 호흡으로 구멍 없는 웃음을 이끌어낸다. 끔찍한 악당이지만 문득문득 깜찍한 신하균과 오정세의 연기도 톡톡히 웃음을 책임진다.


말맛의 고수 이병헌 감독은 ‘극한직업’에서 장기를 십분 발휘했다. 바삭한 웃음을 덥석 베어 무는 쾌감을 선사한다. 마약반 5인방의 독백 신이나 이동휘의 청 테이프 신처럼 영화를 본 관객들이 곱씹을만한 장면들이 꽤 많다. 코믹 반, 액션 반으로 채워진, 상업영화의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소상공인은 다 목숨 걸고 한다는 대사처럼 뭉클한 진심을 전하기도 한다. 


‘극한직업’은 배우들의 흥이 스크린 너머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박미영 작가 miyoung1223@naver.com

영화 시나리오 ‘하루’ ‘빙우’ ‘허브’, 국악뮤지컬 ‘변학도는 왜 향단에게 삐삐를 쳤는가?’, 동화 ‘꿈꾸는 초록빛 지구’ 등을 집필했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 스토리텔링 강사와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마켓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고, 텐아시아에 영화 칼럼을 기고했다.]   





https://entertain.v.daum.net/v/20190120132744649

*텐아시아에 올린 리뷰를 다듬어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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