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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쁘라 Jun 26. 2024

나도 변한다.

달라지고 있는 내 모습을 바라볼 때

나는 학교에서 2학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여름'이란 교과를 가르치면서 학생들에게 "달팽이를 본 적이 있니?"하고 물어본 적이 있다. 학생들은 모두 하나같이 본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선생님 저는 학교 오면서도 봤어요." 처음엔 이 길 어딘가에 달팽이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시골에 있는 학교도 아니고 도심에 있는 학교라 더 의아한 대답이었다. 하지만 학생들의 눈에는 바위틈에 있는 개구리도 집 없는 달팽이도 보인다. 어렸을 때 나도 길을 지나다니며 이것저것 관찰하기 바빴던 것 같다. 

 시대가 변하면 거기에 발맞춰 나아가듯 나 자신의 변화도 받아들여야 할 것들이 많아진 것 같다. 사소하게는 아니 여자에게 눈주름과 기미는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지만 내가 노력해도 줄지 않는 체중과 매일 쳐다보게 되는 기미 등이 그렇다. 마냥 여행이 신나고 좋아서 달리는 차 속 창밖을 쳐다보며 그 풍경을 재밌게 쳐다봤을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한 번 여행 가려고 하면 여행 경비, 코스, 그리고 다른 사고는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즐겁지만은 않다. 

 변한다. 세상도 변하고 나도 변하고, 하지만 그 안에서 또 다른 나를 인정해야 되지 않을까? 기어 다니는 달팽이가 더 이상 신기하지 않고 누군가와 함께하는 여행이 즐겁지만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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