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주식투자

HTS 설치, 산업 리포트 읽기

by 지놀 LittlePlanet

주식 투자를 다시 해보겠다고 마음은 먹었다. 근데 뭐부터 하지?


나 예전에는 뭐했었지? 기억을 더듬어봤다.





떠올랐다. 매일 아침에 노트북을 열고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을 켰다. 그리고 전날 시장 상황을 살펴봤다.


거창해 보이지만 별거 아니었다. 그냥 어느 종목에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쏠렸는지 확인했다. HTS에는 '전일 거래량 상위'라는 탭이 있었기에 클릭만 하면 주르륵 리스트가 나왔다. 그리고 그중에서 관심이 가는 종목이 생기면 조금 더 알아봤었다. 무엇으로 돈을 버는 사인지 등등


당시에는, 아무래도 거래량이 터지면서 주가가 급등한 기업에 관심이 쏠렸다. 이 종목을 미리 샀으면 참으로 좋았겠거니, 아쉬워하면서 매일 차트를 봤었다.


급등하는 종목을 보다 보면 내 마음이 조급해졌다. 얼른 수익을 내고 싶다는 마음에, 내가 공부한 차트 패턴이 조금이라도 만들어지면 섣불리 매수했다. 그리고 손실 함께 주식시장의 쓴맛을 봤다


전형적인 초보의 모습이다. 주식 고수들이 쓴 여러 책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길. 초보는 계좌가 비어있는 상황을 견디지를 못한다고 한다. 어떤 종목이든 일단 매수를 한다. 그래야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이제는 섣불리 못 사겠다. 내가 신중해지고 고수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냥 무서워서 못 사겠다. 내가 사면 떨어지니까




과거 회상을 하면서 노트북에 HTS를 새로 깔았다. 로그인을 해서 접속까지 해봤다. (아이디 비밀번호 입력 단계에서 좌절할 뻔했으나, 평소 자주 쓰는 것을 입력했더니 됐다. 만세).


이제부터 나는 마음만 먹으면 시장을 살펴볼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셈이다.

(그냥 프로그램 하나 설치한 거 가지고 별 호들갑이다)




그리고 HTS 확인 외에, 산업 리포트와 기업리포트를 읽었던 것이 떠올랐다. 아이패드로 파일을 다운로드하여서 애플 펜슬로 형광펜 치면서 읽었다. (전자기기 문외한인 내가 무려 아이패드를 구매했던 이유도 이렇게 주식투자에 활용하기 위함이었다는 점도 생각났다)


읽기만 하면 좀 심심한 감이 있어 그 옆에 나름대로 이해한 내용을 한 줄로 끄적거렸다. 그렇게 적으면 뭔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괜스레 뿌듯했던 기억이다.


별거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지식이 쌓이는 느낌.



내친김에 한 번 해봤다. 네이버 증권의 리서치에서 산업 리포트 리스트로 들어갔다. "하늘 위의 블루칩"이라는 구미가 당기는 제목이 보였다. 파일을 열어보니 드론 산업 관련한 내용이었다.


한두 장 읽어보니 꽤 흥미롭다. 인류 역사상 신무기의 등장이 전장의 양상과 역사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그리고 지금 그 신무기는 드론이라고.


조금 읽다 보니 재밌었지만, 좀 더 읽으니 살짝 지치는 순간이 찾아왔다. 미련 없이 멈췄다. 이제 열심히는 싫다.


이전에 주식투자를 접은 까닭은 너무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치는 순간에도 멈추지 않고, '좀 더 해야지'라는 열심히 하는 마음 때문에 지쳤던 것 같다.



어찌어찌 주식투자를 다시 시작했다.


시작했다고 말하기에는 민망하다. HTS 깔고, 산업리포트 조금 본 게 다다. (거기에 쓴 시간보다 여기 글 쓰는 데 쏟은 시간이 더 많다)


고작 이 정도로 내 실력이 늘었을까? 그럴 리가 없다.


그래도 큰 상관없다. 재밌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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