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지피티와 함께 하는 인도네시아어 공부 팁

우리 모두 일기를 씁시다

by 지놀 LittlePlanet
인도네시아에서 1년 동안 살면서 인도네시아어를 배우면 어느 수준까지 잘해질 수 있을까?


요새 이게 자꾸 궁금하다. 나라는 인간이 현지에서 1년간 외국어를 배우면 어느 정도로 구사할 수 있는지. 언어적 재능이 별로 없다고 느끼지만, 그런 내가 얼마나 할 수 있을지. (사실 언어 재능이 내 안에 숨어있었기를 은근히 바라는 중인데, 30년간 숨어있던 걸 생각해 보면 없지 않을까?)

그리고 1년간 인도네시아에 살아야 하는데, 말 못 하는 외국인으로 1년 지내기에는 생각만 해도 답답하다.


그래서 매일 인도네시아어를 공부하고 있다.


일단, 책 4권 정도를 빠르게 훑었다. <인도네시아어 회화 패턴>, <더 바른 인도네시아어 스텝 1> <더 바른 인도네시아어 스텝 2>, <입에 착! 붙는 인도네시아어>.


혹시 책 정보가 궁금한 분들이 있을까 봐 간략히 말씀드리면...


<회화 패턴> : 음원 파일의 발음이 딱딱 끊기고 뚜렷하게 들려서 맨 처음 연습하기 좋았다.(처음에 글자 없이 소리로만 공부하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 추천!!!)

<더 바른 스텝 1, 2> : 기초 문법부터 차근차근 알려주고, 기본적인 숫자, 동사에 대한 음원 파일이 있어서 공부하기 무척 좋다.

<입에 착! 붙는 인도네시아어> : 최근에 나온 책이라 디자인이나 구성이 트렌디하다. (다만 시원스쿨 강의 교재라 그런지 책을 보다 보면 필요한 문법 설명이나 단어 뜻이 안 나와있는 경우가 드문드문 있다.)



여하튼, 이 4권을 훑었다. 실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건 아니다. 너무나도 생소했던 인도네시아어 소리가 귀에 조금 익숙해졌고, 아주 쉬운 표현은 천천히 내뱉을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배고파요. 배불러요. 그거 어디에 있어요? 수준)


다만 이제부터는 공부하다가 문법이나 용법이 궁금하면 어느 책의 어떤 부분을 찾아가면 될지 아는 정도다. 한마디로 혼자서 학습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달까. (책 4권이나 읽고 나서 얻은 것이 고작 학습을 위한 준비 단계라니, 역시 재능은 없는 듯)



이제는 내가 실제로 하게 될 말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책에 있는 내용은 내 이야기가 아닌 만큼, 머리에 쏙쏙 남는 게 아닌 것 같다. 듣고 나면 '이런 뜻이구나', 읽고 나면 '이렇게 해석되는구나'....

나의 감정이 실리지 않은 밋밋한 공부랄까?


(아주 미천한) 내 경험상 외국어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 내 이야기 위주로 공부를 해야 감정이 실려서 공부가 잘 된다. 영어 잘하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공부 팁으로, 단어를 공부할 때 자신만의 예문을 만들어보라는 것도 다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공부 팁은 많이 아는데 공부를 안 함)


그래서 내 인도네시아어 공부용 주 교재를 내가 쓴 글로 삼기로 했다.

나 같은 생초보가 무슨 인도네시아어로 글을 쓰냐고? 내가 직접 쓰는 건 아니다. 나는 최고의 언어 선생님과 함께다.


바로 챗지피티(Chat-GPT) 선생님.


방법은 무척이나 쉽다.

STEP 1. 내 이야기로 글을 쓴다.("오늘 뭐 했지?" 이런 일상생활을 담은 일기가 가장 무난한 것 같다)

STEP 2. 챗지피티 선생님을 통해 인도네시아어로 번역한다. 그리고 선생님께 문장별로 주요 표현과 단어 뜻을 정리해 달라고 과도한 요구를 한다. (선생님은 이런 귀찮은 작업도 그 어떤 금전적 대가 없이 잘해주신다.)


이 과정을 거치면 나의 이야기가 적절한 인도네시아어로 써진 글 한 편과, 문장별 해석이 완성되어 있다.

내 인도네시아어 교재가 완성된 것이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 쓴 이 브런치 글을 챗지피티에 돌려서 보여드리면 아래와 같다.(일부 발췌)

챗지피티 인니어 번역.png 인도네시아어로 번역된 지금 이 글
챗지피티 인니어 번역  후 문장별 정리.png 문장별로 뜻과 해석 설명


정말... 좋아진 세상이다. (혼자 감탄)



이제 내 교재가 완성되었으니 어딘가에 저장만 하면 된다. 나는 주로 네이버 블로그에 붙여 넣고 비공개 처리를 한다(일기장이라 부끄러워요). 그리고 챗지피티가 설명해 준 대로 문장을 보면서 공부를 한다.


내가 하는 말이 인도네시아어로 이렇게 쓰인다는 걸 바로바로 알게 된다는 점에서 재미도 있다.

가끔 그런 적이 있지 않은가? 여행 중에 영어로 말하다가 중간에 막혀서, '아 이걸 영어로 어떻게 말하지?'라고 답답해하던 적이. 그때 누군가 "그거는 이렇게 말하면 돼! 블라블라~~~" 이렇게 알려주면 아주 속이 시원하지 않겠는가. 지금 챗지피티 선생님이 그 역할을 해주고 계신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인 글들을 정말 교재라고 생각하고, 복습도 꾸준히 하려고 한다. 사실 시중에 나와있는 그 어떤 책보다도 좋은 교재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 이야기가 생생히 담긴 교재니까.


1년간 이 교재로 계속 공부하면, 하고 싶은 말은 어지간히 인도네시아어로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아니면 그냥 일기장만 남거나...)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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