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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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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기 Apr 18. 2016

별을 본다

짧게 써 본 수필

오늘도 나는 별을 본다. 밤하늘에 점점이 수 놓인 저 별들을 본다.

 밤길을 걸으면서 나는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된다. 누군들 안 그러겠냐마는, 혼자 걸어갈 때마다 나는 내가 겪었던 애환, 기뻤던 일들과 슬펐던 일들, 첫사랑, 나의 꿈, 그리고 여러 다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래서 별을 본다. 별을 보면 잡생각들을 떨칠 수 있으니까. 또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의 무료함과 외로움을 달래는 데는 별 보기 만한 것이 없다. 거기에 달까지 있으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요즈음의 서울에서 하늘의 별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졌다. 거의 항상 너무나도 칙칙하다. 아니면 붉은색이다. 심지어는 구름 한 점 없는 날에도 별 보는 게 쉽지 않다. 그럴 때면 뭔가 기분이 좋지 않다. 밤하늘에서 별이나 달을 못 찾았을 때와 찾았을 때의 기분은 확연히 다르다. 별들을 찾았을 때는 순간적인 환희가 몰려온다. 아! 저기 저 밝은 별들이 떠 있구나. 오늘은 좀 많이 떠 있구나... 오늘은 별이 보이는구나. 이런 생각들과 함께.

 별을 찾지 못 했을 때, 그럴 때에 내 기분은 안 좋아진다. 뭐랄까. 별을 보면서 여러 생각들을 떨쳐 내지 못했기에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말도 안 되는 망상에서, 미래에 대한 걱정,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생각, 자신에 대한 반성, 우리 사회, 인류의 문제점들. 이런 잡생각들을 하다 보면 기분이 좋아질 때도 있지만 울적해질 때가 더 많다. 내가 특히 더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혼자 저런 생각들을 하다 보면 비관적인 생각들을 하게 된다. 그래서 더욱 별을 찾는 것 같다. 비관적인 생각, 부정적인 생각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별을 보면 막연히 기분이 좋아지니까.

 별을 좋아하기 때문에, 내 평생의 소원 중에 하나는 내 눈으로 직접 은하수를 보는 것이다. 나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하늘을 가득히 수놓은 별들을 본 적이 없다. 텔레비전과 컴퓨터, 사진으로는 수없이 봤었지만 내 눈으로는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은하수를 보고 싶다. 은하수를 볼 수 있을 정도로 하늘이 깨끗한 곳에선 정말 밤하늘에 별이 가득가득하겠지. 그래서 더더욱 여행을 하고 싶다. 우리나라에도, 은하수를 볼 수 있는 곳이 있을 테니까. 만약 없다면 정말 슬플 것 같다. 그렇지만 아직 모른다. 찾아보지 않았으니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별. 그 별들을 많이 보고 싶다.

 밤하늘에 외로이 떠 있는 달, 혹은 밝은 별 하나도 충분히 아름답다. 그리고 나를 기분 좋게 해 주고 감동시켜준다. 하지만 과연 그 감동이 은하수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에는 어떨지 나는 궁금하다. 어쩌다 보니 별에 대한 수필이 되어 버렸다. 이러려고 쓰던 게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결국 짧지만 다 써버렸다.

 오늘도 나는 별을 본다. 밤하늘에 점점이 수 놓인 저 별들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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