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음악 듣기, 영어 공부 빙자 유희 활동

유죄인가 무죄인가

by 이보라



중학교 때부터였다.

팝 음악과 함께 하는 삶의 시작은.


<Max> 앨범의 추억을 소환하는 옛날 옛적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Max> 앨범을 알고 있다는 것은 곧, 100세 시대 기준 그대가 살날이 최대(max) 50-60년 정도 남았다는 뜻일 것이다. 여기에 해당한다면 부디 살기 위해 운동을 하길 바란다(몸이 아프기 시작해서 이미 하고 있겠지만 혹시 모르니까).


본격적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했던 중학교 시절, 우리 반에 <Max>가 떴고 <Now>가 떴다.


공부할 때, 심심할 때, 멍때릴 때, 백스트리트 보이즈, 웨스트 라이프, 머라이어 캐리,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이 귓가에 항상 머무르며 영혼에 물을 주었다. 좋은 시절이었다.


영어 공부를 핑계로 팝 음악을 신나게 들었는데, 영어 공부 차원에서 도움이 되었던 문장을 꼽아본다면 'I am a barbie girl.'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이는 중학교 교과서에서도 배울 수 있는 문장으로, 한마디로 쓸모가 매우 없었다.


팝 음악을 많이 듣는다고 해서 영어 회화가 되는 것도 아니고, 영어 원서를 읽을 수 있게 되는 것도 아니었다.


가사를 보면서 문장을 익히고 노래를 따라 부를 정도로 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팝 음악의 영어 공부 효과는 미약했다. 가사라는 것이 대부분 시적인 특성이 있는지라, 실제 일상에서 말할 때 쓰는 영어와도 거리가 좀 있었다.


물론 긍정적 영향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팝 음악을 들으면서 영어의 음성 체계에 익숙해질 수는 있었다. 즉, 영어라는 언어의 '소리'와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는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나중에 영화를 보거나 실제 대화를 할 때 소리를 인식하는 데는 도움이 되었다(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그 소리의 뜻을 이해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지만, 소리를 인식하고 나면 남은 것은 그 뜻을 이해하는 것이니 어쨌든 한 단계는 먹고 들어가게 된다(아마도 그럴 것이다).


아,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장점이 있다.


팝 음악을 들으면서 시험 공부를 하면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성적이 오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장담은 못 한다).





[삽질 복기]

- 영어 공부 빙자 활동은 항상 이 모양이라는 점에 새삼 안타까움을 느낀다.

- 이왕 듣는 거 가사 보면서 열심히 따라부르지 좀.

- 노래는 좋았다.

- 캬, 좋았지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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