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 오스카 오프닝 모놀로그 영상 보기

시간 낭비인가? 아닌가?

by 이보라



솔직히 핑계다.


인정한다.


영어 공부를 핑계로 노는 거 맞다. 인정. 인정합니다.


살아 있는 영어를 익히겠다고 아카데미 시상식 오스카 오프닝 모놀로그(Oscars opening monologue)를 보면서 낄낄거리고 있는 건 조금 한심해 보일 수 있다.


그런 나를 바라보는 남편의 눈빛을 보건대 '조금' 한심해 보이는 게 아닐 수도 있다. 그 눈빛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는 않겠다.


어쨌든 재미있다.


오스카 오프닝 모놀로그 호스트는 대부분 웃긴 사람들한테 맡긴다. 코미디언이나, 말발이 우수한 토크쇼 진행자나(코미디언 출신인 경우가 많음), 아니면 코미디언에 버금가게 웃긴 배우들이 한다.


물론 가끔 웃기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그러면 다시는 그 무대에 얼굴을 비추지 않는다.


이따금 선을 넘나드는 발언들이 섞여 있기 때문에 보기만 해도 손이 오그라들거나 심장이 쪼이는 스릴도 있다. 분명히 장난이지만 그걸 듣는 당사자는 기분이 나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는, 거기에 감정 이입해 속으로 같이 욕을 하며 공감 능력을 발달시킬 수도 있다.


오프닝 모놀로그는 대부분 발표하는 것처럼 말을 차분하게 하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지 않은 편이라 알아듣기 상대적으로 쉽다. 물론 상대적이고, 아예 평소에 말하는 것처럼 말을 빨리 하는 사람도 있긴 하다.


오스카 오프닝 모놀로그에서는 주로 영화 작품이나 영화배우들에 대한 얘기를 하므로, 내가 실생활에서 쓸만한 영어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럼 그걸 왜 보고 있냐고?


재미있으니까.


일상생활과는 거리가 있는 소재이지만 평소에 쓸 수 있는 단어나 문장을 주울 수 있을 때도 있다. 문장 안에서 단어만 나에게 맞는 걸로 바꿔서 써도 되는 것이고, 그냥 농담 따먹기 소재를 얻어 갈 수도 있다.


영어 공부는 솔직히 핑계인데, 영어 회화에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다.


조금 한심해 보일 수 있지만, 마냥 쓸데없는 시간 낭비는 아닐 수도 있다.


약간의 낭비 정도라고나 할까.





[삽질 복기]

- 할 수 있다면 대사를 따라 하면서 볼 것이다.

- 할 수 있다면 대본을 구해서 소리 내서 읽을 것이다.

- 생각해 보니 꼭 그래야 하나 싶어서 앞의 말은 취소.

- 호스트로 섭외를 당한다면 거절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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