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오충섭 팀장
호기심 많은 어른이를 위한 세상을 읽는 문화예술 뉴스레터 '맅업(Litup)'에서 작년과 올해 한국관광공사의 필더리듬오브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시리즈를 총괄 제작한 한국관광공사 오충섭 팀장님을 만났습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반응이 더욱더 뜨거웠던 필더리듬오브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공익광고 같지 않은 광고를 만들 수 있었던 한국관광공사 오충섭 팀장님의 세상을 보는 시선을 전해드립니다.
로컬 브랜딩으로 사람들이 그 지역에 관해서
한 가지만 기억하길 바랐어요.
관광지를 단순히 많이 보여준다고 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건 아니거든요.
A. 저는 한국관광공사 브랜드마케팅팀 팀장 오충섭이고요. 작년 한국관광공사의 필더리듬오브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시즌 1 앰비규어스X이날치 영상과 올해 시즌 2 힙합 영상을 총괄 제작했습니다.
A. 사실 전 똑같은 것을 하는 걸 엄청나게 싫어해서 어제 한 일과 오늘 한 일을 다르게 하는 걸 좋아해요. 작년 앰비규어스와 이날치 영상에 달린 3만 개의 댓글을 보니까 3가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나는 '이게 조선의 힙합이다', 그러면 '쇼미더머니와 같은 프로그램이 있는데 지금의 힙합을 연결한 광고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마지막으로는 '음원을 만들어서 스포티파이에 올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하나씩 실현하게 됐죠.
A. 예전엔 지역으로 타겟을 나눴어요. 예를 들어 미주, 유럽, 아시아, 중국, 일본으로요. 하지만 지금은 세대 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해외 2030대 MZ세대는 부분적으로는 다르겠지만 기본적인 취향과 성향이 있어요.
저희는 해외 MZ세대를 좀 더 좁혀서 여성분들을 타겟으로 했는데요. 왜냐하면 여성분들이 모든 트렌드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 패션, SNS 등을 활발하게 하거든요. 또 한류 팬들 중에서 여성분들이 케이팝, K-드라마를 즐겨 시청하기도 하고요.
A. 시즌 1에서는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정해진 거점 도시 다섯 곳인 전주, 부산, 강릉, 목포, 안동을 찍었어요. 서울은 별도였고요. 이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님께, 제가 서울은 워낙 콘텐츠가 많으니 찍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거점도시 중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님께서 원하시는 곳을 찍어달라고 했죠.
처음에 서울, 전주, 부산 3곳이 나왔는데 아주 묘하더라고요. 현대의 힙한 콘텐츠가 많은 서울, 남쪽의 해양도시 부산, 한옥과 한복이 어우러진 전통도시 전주 이렇게요. 그 후엔 영상을 추가로 찍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나머지 도시들을 찍었죠.
시즌 2에서도 거점 도시를 찍어야 한다는 방향은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힙합 책을 읽다 보니까 서울에 홍대, 이태원 등 찍을 곳이 많아서 서울을 꼭 2개로 찍고 싶더라고요. 사실, 한국관광공사가 지방 관광을 활성화해야 하는 임무 같은 게 있어서 내외부적으로 서울을 찍는 거에 대해 말이 많긴 했어요.
하지만 시즌 1의 서울 영상에 댓글이 1만 4천 개 정도 달려있는데, 8천 개가 다 외국인인 만큼 서울 영상이 다른 지역 영상도 보게 하는 역할을 했죠. 그래서 제가 서울 영상 2개와 서핑이 유명한 양양을 촬영하자고 했고, 정책적으로 순천과 대구가 정해졌어요. 그 외 나머지 도시들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님이 생각하신 거예요. 머드 맥스 서산도요.
A. 처음 '필더리듬오브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시즌 1 앰비규어스와 이날치 영상을 기획할 땐, 논란이 좀 많았어요. 내부 익명 게시판에서도 말이 좀 있었고요. 그런데 전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20~30년 동안 우아하고 세련된 아이돌 광고만 보다가 앰비규어스와 이날치를 보면 기존의 우아함, 세련됨과 결이 달라서 받아들이기가 어렵죠.
A. 사실 저는 A, B로 나누는 게 우열을 가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386, 486을 A라고 가정하면, 청년들인 MZ세대의 새로운 문화는 B인 거죠. 서로 상대적인 거죠. A가 위이고 B가 밑이라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그래서 이번 영상들은 단지 조금 젊은 취향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좋을 거 같아요.
우선, 제가 즐겁고 저의 팀원들이 좋아해서 그 정도면 됐다고 생각했어요.
A. 인생은 아와 비아의 투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우선, 제가 즐겁고 저의 팀원들이 좋아해서 그 정도면 됐다고 생각했어요. 또 저희 타겟은 MZ세대, 2030대 여성이기 때문에 타겟층 이외의 이야기는 흘려들어야죠. 물론, 공익적인 영상이기 때문에 좋건 나쁘건 많은 이야기를 듣고 참조하려고 해요.
이번 '필더리듬오브코리아' 시리즈 중 서산과 순천 영상에 대해 일부에선, "관광 홍보영상인데, 왜 관광지가 없느냐?", "너무 뮤직비디오 같다"라는 우려가 많았는데요. 사실, 저는 서울이나 부산과 달리, 서산과 순천은 인지도가 낮아 단순 지역 내 관광지만 나열해 보여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필더리듬오브코리아' 영상 시리즈에서 도시 브랜딩을 위해 '~답다', '~스럽다'라는 한 가지가 기억될 수 있는 로컬(지역) 브랜딩을 강조했죠.
A. 시즌 1에서는 서울이에요. 원래 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님의 창의성이 떨어질 수 있어서 제안은 하지만 강요는 안 해요. 그런데 일상 속의 비일상이라는 서울 영상 컨셉에 맞았는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님께서 제가 제안한 걸 많이 반영해주시더라고요.
예를 들면, 평소 청와대에서 경비병이 근무하는 모습은 엄숙하지만, 영상 속의 춤은 가볍거든요. 이와 같이 일상에서 벗어난 비일상적인 요소들이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음원과도 잘 어울렸던 거 같아요.
시즌 2에서는 경주&안동 편이에요. 우원재 씨의 카리스마 있는 랩, 소금 씨의 피처링, 그리고 무형문화재 할머님들이 강강술래를 하는 장면, 이 세 가지 요소가 잘 맞은 거 같아요. 또 힙합 광고 영상은 90초이지만 실제 음원은 3분인데요. 영상에 쓰인 8곡들이 너무 좋아서 4개월간 아침저녁으로 들었죠.
한국관광공사 오충섭 팀장 PICK '필더리듬오브코리아' 영상
- 필더리듬오브코리아 시즌 1 서울 편 [바로 가기]
- 필더리듬오브코리아 시즌 2 경주&안동 편 [바로 가기]
A. 저희는 브랜딩팀이니까 로컬 브랜딩을 통해 사람들이 그 지역에 관한 한 가지만 기억하길 바랐어요. 관광지를 단순히 많이 보여준다고 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건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 서산의 경우에는 머드 맥스라는 컨셉으로 브랜딩이 되어 있으니깐 사람들이 이 영상을 보고 인터넷에서 서산을 검색하는 행동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거죠. 그래서 관광공사의 역할은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영상을 만드는 것이고, 그 외 세부적인 전략들은 각 지자체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A. 제 삶의 리추얼, 규칙적으로 하는 게 책을 빌리는 행위인데요. 거의 한 15년 정도 하고 있어요. 보통 도서관 4~5곳을 가서 20~30권 책을 동시에 빌려 잡지처럼 읽어요. 예전에 밤 10시까지 도서관이 열면 저녁에 밥 먹고 8시, 9시라도 걸어가서 책 빌려오고 반납하고 했었는데요. 빌리는 행동이 리추얼이지 읽는 건 아니에요. 만약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이나 부담감이 있었으면 15년 동안 못 했죠. 그래서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지 말라고 해요.
반면, 최근 5년 동안은 관심사와 관련 있는 책을 빌리면서 목적을 가지고 읽게 되었는데요. 카피, 디지털, 브랜드, 광고 등과 관련된 책은 거의 빌린 거 같아요.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을 광고에 적용해보니까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A. Stay Fun and Aim High. 이게 저의 좌우명인데요. 과정은 즐겁게, 목표는 방향성만 세우고 일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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