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03 - 1] 아티스트 '남유연' 인터뷰
우리가 겪는 대부분의 경험들은 사람, 그러니까 사회적인 영역에서 발생합니다. 또한 이러한 어려움 중 정말 많은 경우가 상대방과 나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거나 존중하지 못해서 발생하기도 하고요. 최근에 서로 다른 삶의 가치관 때문에 기뻤거나 슬펐던 경험을 한 적이 있으신가요? 오늘은 개인의 개성과 다름을 평등을 기반으로 존중하고 서로 다른 삶이 동등하게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그리는 아티스트 남유연 님을 인터뷰했습니다!
Q. 우선 간단하게 자기소개 한 번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남유연이라고 하고요. 현재 미술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인데, 저는 경영 공부를 했었고 항상 공부만 했던 사람이었어요. 어떤 계기로 결심을 하게 됐는지는 정말 모르겠는데 항상 하고 싶었던 일이었던 거 같고 그래서 어느 순간 미술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 어릴 때부터 뭘 하고 싶냐고 물어보면 그림 그리는 게 가장 하고 싶다고 말했었고, 따라 그리는 걸 많이 했었어요. 그렇게 그림을 그리다가 눈에 보이는 거 이외의 것들도 그림으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그림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됐고요.
Q. 어떤 예술을 하고 계신가요?
A. 그걸 설명을 하자면 우선 제가 세계를 받아들이는 관점을 말씀드려야 하는데, 저는 어떻게 보면 지금 이 세상 자체가 여러 겹의 층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을 하고 그 층들을 얼기설기 섞고 조합을 해서 단면들을 보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쉬운 예로 설명을 하자면, 저희가 개기일식을 볼 때 셀로판지 여러 겹 겹쳐서 태양을 보잖아요? 그런 것처럼, 어떤 사물을 보고 싶은데 사실 아주 객관적으로 그걸 보기는 힘들다고 생각해요. 이 물컵을 보는 사람에 따라서 아주 많이 바뀔 수 있는 것처럼요. 그래서 그런 여러 층들을 겹쳐서 상황이나 사물을 우회해서 객관적으로 보려는 시도를 한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어요. 어떠한 대상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겠지만 그걸 탐구하는 자세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최근에는 제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패턴들, 어떤 사물이 만들어내는 패턴들, 제가 본 것들을 한 캔버스에 담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 사전 인터뷰를 통해 셀 수 없이 많은 요소들에 의해 그림이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유연님이 특히 신경 쓰거나 집중하는 요소들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A. 한 단어로 표현하기는 좀 그렇지만, 확정된 게 없다는 것? 확정된 게 없다는 건 어떻게 보면 유화랑도 관련이 있는 거 같은데, 저는 하다가 마음에 안 들면 덮는 경우도 많아요. 그런 것처럼 계속해서 무언가가 흔들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현대 사회에서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것과 연결돼요.
Q. 또 사람마다 저마다의 진실이 있다고도 말씀해주셨는데 유연님 본인이 생각하는 진실이란 무엇일까요?
A. 방금 말씀드렸던 것과 같은 답인 거 같습니다. 확정된 건 없다.
Q. 작업을 할 때 외에도 여러 관점을 보는 것에 집중을 하는 스타일이신가요?
A. 네. 공부를 좋아하기도 해서 여러 관점들에 대해서 공부를 하기도 하고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 중 하나는 ‘불안의 서’라는 책인데, 그 책이 평가를 받기를 포스트모던 이전에는 모두가 함께 동의하는 어떤 세상이 있었다고 생각이 되는데 현대 사회로 넘어오면서 너무나 다양한 것들이 생겨나고, 개인 또한 그러한 다양성 속에서 어떤 게 맞는지 흔들리게 된다고 해요. 저는 이런 것들을 좋아해서 관련 서적들을 많이 읽고, 그림을 그릴 때 이외에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유연님은 어떤 기준으로 자신만의 진실을 세우시나요?
이건 사실 제 안에 두 사람이 싸우는 것과 같은 과정을 거치는데, 이성적으로 팩트를 체크하려고 하면서 동시에 감정적인 측면에서도 생각을 하는? 그렇지만 실제 그 상황에 처해보지 않는 이상 저는 절대 알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국 ‘알 수 없다’ 이 말이 가장 맞는 거 같아요. 그렇기에 단언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Q. 가장 마음을 써서 작업을 했던 작품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A. 저희 집에 옛날에 걸어가다가 예뻐 보여서 샀던 꽃이 있는데요. 그 꽃이 시들어가는 과정을 담은 그림이 있는데 그 그림을 지금까지는 가장 좋아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또 안 좋아하게 될 수도 있겠죠.
Q. 앞서 개개인이 서로 다른 진실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해주신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저희는 그런 차이들 때문에 여러 갈등을 겪기도 하잖아요? 때때로 자신만의 진실에 사로잡혀 상대의 상황이 말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생기고요. 그럼 저희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A. 전체적인 측면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게 저는 오프라인이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요. 제 의견과 정말 다르게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소통이 주가 되었잖아요. 특정 플랫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오프라인으로 대화를 할 때에는 기본적으로 이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을 하게 되는데 온라인에서는 사실 한 번 댓글 남기고 평생 안 봐도 상관없는 상황들 때문에 여러 이슈들이 발생하는 거 같아 저는 오프라인적인 측면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공통의 기반을 키우는 게 중요해요.
Q. 공부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최근엔 어떤 걸 공부하고 계신가요?
A. 하나에 꽂혔다기보다는 공부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공부하다가 한 인문학 단체의 강의를 찾아서 현재 거기서 철학, 예술 철학, 뇌과학 수업을 동시에 듣고 있습니다.
Q. 다양성에 대한 존중, 개인에 대한 존중에 대해서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이런 측면에서의 생각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신 이유들이 있을까요?
A. 어릴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다들 그렇게 말하니까 그냥 했던 말이 조금 커서 보니까 ‘누군가에게는 정말 나쁜 말이었을 수 있겠다' 생각하게 됐고 그게 가장 크게 작용했어요. 근 10년간 굉장히 사회적인 이슈들에 대한 논의가 커졌잖아요. 다문화가정이나 인권처럼요. 요즘은 티비에 뭐만 나와도 난리가 나는데 이처럼 급격하게 발전되어 오면서 저도 급격하게 새로운 것들에 대해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과거 제 모습에서 좋지 못한 점을 발견하면서 크게 충격을 받았고요. ‘정말 친한 사람도 그런 경험들을 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또한 그들의 고통을 헤아리기 위해 저의 경험을 꺼내어 보았을 때 ‘정말 고통스럽겠다’ 생각하게 되어서 변화하기 시작했어요.
Q. "어떤 의견이나 예술처럼 보이지만 의견이나 예술이라고 부를 수 없는 폭력적인 것들은 타인을 혐오하거나 비하하기도 하거든요. 그런 것을 받아들인다면, 그건 다양성 존중이라기보다 혐오를 용인하는 것이겠죠.”라고 사전 인터뷰에 적어주셨는데 궁금한 건, 개개인의 생각이 평등을 기반으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유연님의 생각에서는 어디까지가 혐오이고 어디까지가 존중되어야 하는 개성일까요?
A. 가장 기본적으로 ‘타인에게 상처가 되느냐?’에요. 상처를 받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처를 주려는 의도가 있든 없든 간에.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실까요?
A. 저는 일단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학교 수업들은 다 끝내고 싶어요. 그 이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투잡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투잡을 하면서 평생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워라밸이 보장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소박한 거 같지만 저는 굉장히 힘들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림을 그리는 나를 또 다른 나가 경제적으로 서포트를 한다는 거. 유명해지고 싶다거나 하는 욕망은 거의 없는 상태고요. 저는 그림을 그리는 순간의 순수한 집중이 좋아서 그리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Q. 새롭게 예술을 시작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께 한 말씀해주실 수 있다면요?
A. 저도 제가 맞는 길을 온 것인지 아닌지 정말 헷갈리지만, 누군가가 죽기 직전에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딱 생각을 해봤을 때 '이것을 안 해 봤으면 후회했겠다', ‘이걸 해봤다면 내 인생이 정말 재밌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걸 꼭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해요.
오늘의 인터뷰 어떠셨나요? 다시 한번 유연 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합니다!
아티스트 인스타그램 @yooyeon_nam
LLW 인스타그램 @live.life_weirdos
예술가로 살아가는 나만의 인터뷰를 원한다면! 주저하지 말고 DM, 쪽지 주세요.
다음에 더 좋은 인터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LL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