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워졌다

[S.03 - 2] 아티스트 'Incom' 인터뷰

by LLW

살아가면서 잘 치유되지 않고, 되돌아오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스스로가 어떤 상태에 처해있는지 모르고 점점 비어 가고 있을 수도 있죠. 자신조차 비어가는지 모르는 세상에서 나 이외 타인에게 무언가 채워준다는 것은 정말 힘들지만 이런 아름다움들이 만나 새로운 가치들을 피워내기도 합니다.


오늘은 세상 속에서 이해를 추구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채워졌다'는 감정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Incom님을 인터뷰했습니다.



습작 36 - Incom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A. 디자이너로 활동을 하고 있고, 나이는 25살이고 인스타에서 Incom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라고 소개를 할 수 있겠네요. 포토샵 아트워크를 주로 진행하고 있고요.



Q. 저만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하면서 사람들에 대한 감정을 적어 내려가고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감정들을 그려내시나요?


A. 사람들은 내면이 꽉 채워진 것으로만 생각하잖아요. 감정이라 하면 오히려 저는 반대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고, 사람들은 긍정적인 것을 얘기할 때 저는 부정적인 부분에 공감하고 더 채워나가려는 거 같아요. 빈 상태에서 채워지는 상태로 가는 것과 같이. 사람들이 '공허하다'라고 하면 그걸 반대에서부터 채워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 이야기로 인해서 사람들이 더 생각을 더 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제 작업의 가장 큰 모티브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공허'라는 게 있다면 작업할 때 반대의 개념으로 가는 거죠. 공허하다는 것은 비어있는 건데 비어있다는 것을 긍정에서 부정으로 보는 것과 부정에서 긍정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거 같아요. 저는 이때 부정에서 긍정으로 끌어올려 주는 거고. 강조하는 거죠. 대비적인 부분들을. 부정에서 긍정으로 감정을 끌어올리기엔 시간이 많이 걸려요. 그걸 조금이라도 도와주기 위해서 하는 거 같아요.



Q. 단어와 노래를 시각화하고 계시다 했는데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A. 단어는 굉장히 심플하지만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잖아요. 단어 하나로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아낼 수 있다 보니까 한 가지 단어로 다양하게 나타내는 작업을 해온 거 같고, 노래는.. 제가 노래를 좋아해요. 노래를 들으면서 위로를 많이 받잖아요? 그래서 그걸 시각화해보면 어떨까 생각을 해요. 시각화를 해보자란 생각으로 앨범 커버 디자인도 해보고 하게 된 거 같아요.



Q. 어떤 음악 좋아하시나요?


A. 저는 인디 음악 노래 좋아해요. 가수분들이라 하면 혁오, 카 더 가든, 검정치마, 최근엔 싱어게인에 나온 너드커넥션 노래 좋아해요.



Q. 왜 자신을 '단순한 일반인'이라고 표현하셨나요?


A. 저는 절대적으로 저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사람이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다 보면 자만, 오만심이 조금씩 생긴다고 생각해요. 실제 저도 그렇게 되더라고요. 일단 제가 하는 것은 남들이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특별하다’ 보다는 ‘조금 더 잘한다’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저 자신을 조금 더 잘하는 일반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Q. 특별하게 되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A. 현재로서는 아직 없는 거 같아요. 최근에는 특별하면 뭐든지 잘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면서 완벽주의자 기질이 생기는 거 같아요. 하나를 잘하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그거 하나로만 기억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잘해야 된다는 압박도 생기고요. 그래서 '평범한 게 제일 좋다'라고 생각을 해요. (웃음)



습작 41 - Incom


Q. 살아오면서 자신이 빛났던 순간이 있나요?


A. 처음으로 빛났던 순간이 첫 전시일 거 같아요. 2017년도니까 4년 전인데, 대전에 한 카페에서 진행했어요. 처음으로 사람들에게 저의 작품을 오프라인으로 보여줄 수 있었는데, 그때가 제가 가장 빛났던 순간이었던 거 같아요.



Q. 자신의 내면을 공유해 주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내면의 감정 중에 어떤 감정이 주(柱)가 되나요?


A. 공허가 가장 클 거 같아요.



Q. 말씀해주신 내면의 공유는 어떤 의미를 갖나요?


A. 한 편의 일기장을 쓰는 느낌이죠. 제가 글재주가 없어서 습관처럼 저를 되돌아보는 식의 작업을 하니까 일기 쓰는 느낌인 거 같아요. 한 편의 일기로 생각하는 게 제일 큰 거 같습니다.



Q. 사람들이 작품을 통해 알아줬으면 하는 감정이나 나의 모습이 있을까요?


A. 제가 생각하기에 사람들은 자기 내면이 공허한지 잘 모르거든요. 자각을 못한다고 생각을 해요. 알면서 모른 척하는 경향이 있어 보이기도 하고요. 그런 부분들을 조금 더 이야기하고, 일깨워 주고 싶어서 그런 의도의 메시지를 담으면서 작업을 하는 거 같아요.



Q.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 세상이 있나요?


A. 솔직히 말하면 없는 거 같아요. 저는 되게 현실주의자라서. 이상적 세계는 모순된 것 같아요. 어느 한쪽 방면이 좋아지면 한쪽은 안 좋아지는 상황도 많고.. 만약 있다면 모순적 세상일 거 같아요.




Q. 자신이 하는 작품으로 보는 이에게 이상적 세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요?


A. 저는 우울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 가장 원하는 것은 쓸모없는 위로가 아니라 단순한 공감이라고 생각해요. 직접적으로 경험을 해본 것이기 때문에 알 수 있어요. 어떤 사람들에게 위로는 큰 힘이 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비참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의도는 좋더라도 한편으로는 '그 사람을 힘들게 하는 요소가 되지 않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제 작품들을 감정을 쏟아내는 곳, 공감을 해주는 곳이라고 생각을 해요.



Q. 행복을 잘 모른다 했는데, 왜 그렇게 표현하셨나요?


A. 행복이라는 거 자체의 범위가 방대하더라고요. 그래서 모른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고요. 커다란 것도 그렇고, 작은 것도 그렇고, 모든 것이 행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기준을 잘 모르겠어서 그렇게 표현한 거 같아요.



Q. 사람들이 이해를 해야 세상이 잘 돌아간다라고 하셨는데, 왜 ‘이해’ 인가요?


A. 저에게는 존중, 즉 이해가 가장 큰 거 같아요. 존중 자체가 상대방을 이해하는 거잖아요?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야'하고 이해를 해주는 거니까. 어떤 것에서든 존중이 필요한데 지금 보면 개인주의가 가장 큰 것도 없지 않아 있는 거 같아요. 사람들이 자기만 생각하는 게 보이기도 하는 거 같고. 뉴스만 봐도 많이 느껴요. 예를 들면, 18년도쯤이었는데 페미니즘 관련해서 사람들이 엄청난 대립과 분발이 생겼었잖아요? 이런 부분에서 조금의 이해가 있으면 싸우지 않아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습작 25 - Incom


Q. 본인을 설명한 5개 단어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을까요?


A. '완벽주의'는 작업에 대한 완벽주의가 가장 큰 거 같아요. 디자이너의 습관인 거 같아요. '1픽셀도 놓치지 않겠다'라는 마인드로 작업을 해서. 전체적인 부분을 가장 많이 따지고 그런 부분을 가장 많이 나타내려고 하기 때문에 완벽주의라고 표현했습니다. '감정'은 제가 작업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매개체이기 때문이고, '우울'은 저의 과거 시절로 인해서 생긴 것들로 인해 나온 단어입니다. '모순'은 제가 이번에 전시회 주제를 모순으로 잡았는데 스스로가 ‘한결같다’라고 하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저도 되게 모순적인 사람이더라고요. 그래서 쓰게 되었습니다. 겉으론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저의 마음속에서는 '아, 이거 할 수 있나..?'라고 생각을 하는 면이 있어서 쓰게 되었어요. 마지막으로 '긍정'은 제가 무언가 할 때 추진력이 되게 높은데, 뭘 하든.. '괜찮아, 할 수 있어, 하면 돼, 할 수 있어'라는 마인드를 자주 갖기 때문에 긍정이란 단어를 쓰게 되었습니다.



Q. '내 인생을 완벽하지 않다'라고 표현했는데 왜 그렇게 표현하셨나요?


A. 뭐든 완벽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 거 같아요. 예를 들자면 패션 트렌드가 있을 거 같아요. 이전 유행, 트렌드가 지나간 유행이 다시 왔다는 것은 그게 완벽하다는 것보다는 순환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결점이 있기 때문에 다른 유행이 나타나고 다른 트렌드가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와 같이 사람도 그렇고 결점이 하나씩은 있는 거 같아요. 저조차도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결점이 있다고 항상 인지하고 있어서 그런 문장을 쓰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Q. 작업에 너무 빠져있다고 쓰셨는데 어느 정도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A. 제가 회사를 다녀와서도 집에서 작업을 하는 습관이 있거든요.. 전시하겠다고 몇 개월 동안 스케줄을 만들어놓고 계속했던 적도 있고, 한 달 동안 아트웍을 30개 만들어 본 적도 있으니까.. 이런 부분 때문에 그런 거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어떤 색 가장 좋아하시나요?


A. 노란색, 검은색, 초록색을 가장 좋아해요. 제가 반 고흐의 굉장한 팬인데 그분이 노란색을 굉장히 많이 써요. 그래서 좋아하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녹색은 예전부터 많이 좋아했던 색이고, 검은색은 모든 것의 무게를 잡아준다고 생각해서 좋아합니다.



Q. 정말 좋은 답변들 감사합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 네 감사합니다.





이 인터뷰를 보고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른다는 말이 저는 참 공감이 되었습니다. "안다 해도 그저 아는 척하는 것일 뿐이지 실제로 아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듣고 고개가 끄덕거려졌습니다. 스스로가 어떤 상태인지 모르면서 그저 '괜찮다, 안다' 생각하고 넘어갔던 과거의 경험들이 스쳐가며 앞으로의 제 모습에 대해서 상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이 여러분에게도 자신이 생각하는 본인의 상태를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어떻게 보면 ‘진단’을 목적으로 하는 Incom님의 그림은 저의 상태를 보기에 충분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Incom 님의 작품들이 여러분이 솔직함에 다가가는 길에 함께 했으면 합니다.


오늘의 인터뷰 어떠셨나요? 다시 한번 Incom 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합니다!


아티스트 인스타그램 @incom_00


LLW 인스타그램 @live.life_weirdos


예술가로 살아가는 나만의 인터뷰를 원한다면! 주저하지 말고 DM, 쪽지 주세요.


다음에 더 좋은 인터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LL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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