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 없는 삶의 죽음

[S.02 - 4] 아티스트 '이희건' 인터뷰

by LLW

스스로의 부족함을 볼 줄 아는 용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꼭 필요한 삶의 요소죠. 존경과 존중의 기본 뿌리가 되는 겸손의 힘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사실 실천하기는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무의식에서 피어나는 자만을 잠재우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인터뷰였습니다. 자신의 기로에서 멀어지지 않되 그들의 삶을 귀담아들을 수 있는 힘이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감정의 결을 그리고 끝에서 끝으로 우울에서 행복으로 나아가는 작품을 그려내는 아티스트 이희건 님을 인터뷰했습니다.


Screen_Shot_2021-02-01_at_4.25.27_PM.png 3. Dead -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Q. 간단하게 자기소개 한 번 부탁드릴게요.

A. 이름은 이희건이라고 하고, 지금 대학에서 현대 미술학과를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순수미술, 회화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Q. 미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될까요?

A. 처음에는 만화가를 하려 했어요. 그런데 한 친구를 만나 과거에 알지 못했던 명화들에 대해서 알게 되고 매력을 느끼면서 저도 그런 작품들을 세상에 남겨보고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게 됐습니다.



Screen_Shot_2021-02-01_at_4.25.48_PM.png 습작 1 - 죽기 싫다


Q. 2020년부터 꽤나 뚜렷한 스타일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계신데, 어떻게 지금 스타일까지 오게 되었나요?

A. 저는 영감을 죽음에서 받아요. 개인적인 경험에서 죽음이란 주제에 대해서 가깝게 다루게 됐고, 그것들을 작품에 담아내면서 지금의 스타일이 생기게 됐어요.


Q. 작가님께 '죽음'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A. 음.. 두렵기도 한데, 어떻게 보면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자연으로 돌아가는 거니까.


Q. 그럼 본인이 맞이하고 싶은 죽음은 어떤 모습일까요?

A. 저는.. 죽기 전에 오른손을 자르고 방부제를 뿌려서 전시를 할 거예요. 그렇게 전시를 하고 죽겠습니다.


Q. 작년에 '죽음'이라는 키워드로 시리즈 작업을 하신 걸 봤어요. 전체적인 작가님의 작품에는 어떤 감정들을 담으려 했나요?

A. 솔직히 말해서 제가 우울증을 겪고 있어요. 그런 말이 있잖아요, 안 좋은 걸로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그래서 저는 작품들을 더 안 좋게, 더 자극적이게 만들어서 결과적으로는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게 하려는 뜻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어요.



Screen_Shot_2021-02-01_at_4.26.16_PM.png 습작 4 - 사랑과 죽음


Q. 그럼 어떤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요?

A. 저는 21세기 가장 최고의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어요. 가장 자극적인. 앞으로의 계획은.. 제가 최근에 처음으로 개인전을 해봤는데 확실히 이렇게 그리면 그림이 안 팔리는 구나를 느꼈어요. (웃음) 그래서 앞으로는 '그리움'이라는 키워드로 조금 다른 방향으로 작품을 제작해 보려고 하고 있어요.

보통 뮤지션들이 앨범을 낼 때 "정규 1집"이렇게 말들을 하잖아요. 저는 한 가지 주제로 연작을 하면서 그 작품들을 '정규 몇 집'이라고 불러요. 작년에 정규 1집을 냈으니까 이번 연도에도 10 작품 정도를 그려서 정규 2집을 완성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Q. 얼마 전까지 전시를 하셨던데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워요. 첫 개인전 어떠셨어요?

A. 사실 좀 많이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어요. 그림도 안 팔리고,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도 많이 안 오고, 저의 부족한 점들도 정말 많이 보이고. 그러다 보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Q. 본인의 예술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뭐라고 표현하시겠어요?

A. 자유? 자유로움.


Q. 개인적으로 예술시장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제가 이번에 개인전을 하면서 아직 미술에 대해 어렵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미술도 음악처럼 편하게 개인 개인이 생각하는 게 다른 걸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미술이라는 게 진입장벽이 높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제 꿈이기도 한데, 사람들이 예술작품들을 보고 "어, 예술이네? 재밌겠다." 할 수 있게,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게 바뀐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Screen_Shot_2021-02-01_at_4.26.27_PM.png 어떻게 보면 죽음은 아름답지 않은가?


Q. 저희도 열심히 더 노력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삶에 관련된 질문들을 드려볼게요. 본인은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A. 저는.. 음.. 예술을 하는 사람?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게 예술을 계속할 거기 때문에.


Q. 거기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는데, 작가님께 예술은 무엇인가요?

A. 모든 것? 네, 지다 가던 돌멩이도 예술이 될 수 있어요.


Q. 스스로가 생각하는 가치관? 뭐가 있을까요?

A. 절대 자만하지 말자. 자만은 절대 하지 말자는 생각이 있습니다. 자만하는 순간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까지인 사람이고. 저는 어떤 그림을 그려도 부족한 점이 보이고, 어떤 작품을 만들어도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해야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해요. 많이 봐왔어요 사람들을. 자만하는 순간 그림 실력도 거기서 거기인 것 같고, 더 올라갈 길이 없어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Q. 본인에게 행복이란 어떤 걸까요?

A. 그냥 자기가 원하는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그 순간이 행복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요.


Q. 마무리를 하면서, 오늘 하루는 어떻게 살아갈 예정이신지.

A. 오늘 하루도 알차게 예술을 하자. (웃음) 오늘은 스케치를 그릴 예정입니다. 정규 2집에 들어갈 작품의 스케치.



Screen_Shot_2021-02-01_at_4.26.08_PM.png 5. Dead - 자살


여러분은 '죽음'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감정을 느끼나요? 두려움, 아쉬움, 후회처럼 여러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생각들이 먼저 떠오르는 건 저뿐만이 아니겠죠? 그러나 자연으로부터 시작된 우리 삶이 본래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알게 된 순간 아쉬움보다는 더 큰 희망과 삶을 이어나가려는 용기가 생기기도 합니다. 오늘 자신의 앞 날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고 삶의 끝자락에서 내 과거를 행복한 미소로 바라볼 수 있게 살아가 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의 인터뷰 어떠셨나요? 다시 한번 이희건 님께 좋은 통찰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합니다!



아티스트 인스타그램 @gun__lh


LLW 인스타그램 @live.life_weirdos


예술가로 살아가는 나만의 인터뷰를 원한다면! 주저하지 말고 DM, 쪽지 주세요.


다음에 더 좋은 인터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LL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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