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1학기: 경영전략

by 라이블리데이즈

수업은 전반부에 전통 경영전략을, 후반부에 디지털 맥락의 신(新) 경영전략을 다뤘다. 전통 경영전략은 이론이 단단히 정리되어 있어 흐름이 깔끔했고 이해도 쉬웠다. 반면 신 경영전략은 아직 정설이 없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 중심으로 사례와 논의를 전개했기 때문에, 수업만 들을 때는 핵심이 흩어져 보였다. 팀 프로젝트에서 배운 프레임을 실제 문제에 대입하자 후반부 내용이 하나로 묶였다.


개념 1: 기업전략과 재편 방법

여러 사업을 한 지붕 아래 묶는 복합기업(conglomerate)은 겉으로는 외연이 커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지속 성장이 어렵다. 각 산업의 강자가 효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동안 새로 진입한 사업은 즉시 경쟁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그룹 시너지(corporate advantage)를 노리는 본사의 의도와 각 사업부의 이익 극대화는 자주 충돌하고, 이 과정에서 본사 운영·조정 비용(corporate cost)이 커진다. 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면 회사를 쪼개는 선택이 경제적으로 더 나을 수 있다. 이 점을 통해 초기와 성장기에는 외형 확장보다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편이 생존에 유리하다는 원칙을 갖게 됐다.

기업 구조를 재편(Restructuring)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다운사이징(Downsizing)은 인력을 줄여 당장의 비용을 낮추지만 장기 역량을 함께 줄일 위험이 있다. 다운스코핑(Downscoping)은 성과가 낮거나 전략과 맞지 않는 사업을 정리해 포트폴리오를 가볍게 만든다.


내가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는 물류(배송·화물주선·풀필먼트), 식자재 유통, 식자재 제조, 프랜차이즈, 주류 제조 및 유통, 플랫폼 등 여러 사업을 동시에 진행했다.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인사·재무·IT 등 본사 비용(corporate cost)이 커졌고,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더해 투자금 유치도 지연되면서 결국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각 팀별 최소 1인 이상 감원(다운사이징)을 결정했고, 그 결과 좋은 인재들의 대량 이탈이라는 부정적 효과로 이어졌다. 이번 개념을 배우면서 당시 회사에서 ‘다운사이징’이 아니라 다운스코핑으로 사업을 재편했다면 어땠을까, 각 사업을 하나의 본사 아래 묶기보다 자회사 구조로 분리해 사업별 자율과 책임을 보장하고 본사 비용을 낮게 유지했다면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다보니 '기업 전략과 재편 방법' 개념이 기억에 더 오래 남게 되었다.


개념 2: 디지털 가치공식, CF = N × E × M - 비용

신 경영전략에서는 매출을 기존의 P(판매 가격) X Q(판매량)가 아닌 N(고객 수) × E(관여도·체류시간) × M(과금)으로 쪼갠다. 이 공식은 무엇을 먼저 키울지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B2C 모델은 보통 N(규모) 확대가 핵심이 되고, B2B·B2G는 구조적으로 N을 크게 늘리기 어려워 E(관여도) 강화가 우선이 된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업에서 N·E·M 가운데 어떤 항을 먼저 키울지 선명하게 정하고, 그 결정에 맞춰 KPI와 자원을 배분하는 일이다.


개념 3: JTBD와 I–D–E–A, ‘필요’가 아니라 ‘일’에 맞춘다

Jobs To Be Done(JTBD)의 출발점은 고객이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왜 해결하려 하는가”이다. 여기서 Job은 단순한 욕구(Needs)가 아니라 특정 맥락에서 꼭 해결해야 하는 과업을 뜻한다. 예를 들어 '새 정보를 얻고 싶다'는 니즈이고, '긴 줄에서 오는 무료함을 없애고 싶다'가 고객의 Job이다. 이 관점으로 보면 뉴욕타임스의 경쟁자는 다른 신문사만이 아니라 유튜브·스포티파이가 된다. 고객은 신문을 사는 게 아니라 무료함을 없애는 방법을 고용(hire)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JTBD로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가'를 확인했다면, I–D–E–A로 '어떻게 바꾸게 만들 것인가'를 설계한다. I–D–E–A 모델은 고객이 기존 해법을 ‘해고(Fire)’하고 새 해법을 ‘채용(Hire)’할지를 결정하는 네 힘을 설명한다. I(Inertia)는 익숙함에서 오는 관성, D(Discontent)는 현재 해결 방식에 대한 불만, E(Expectancy)는 새 해법이 더 나은 결과를 줄 것이라는 기대, A(Anxiety)는 전환의 비용이나 실패에 대한 불안이다. 전환은 D > I, E > A, 그리고 E−A > I−D일 때 발생한다. 따라서 실무에서는 전환을 위해 D를 수치·사례로 분명히 드러내고, E를 구체적 사용 장면으로 보여 주며, I를 낮추는 이관·호환 기능과 A를 낮추는 보증·환불·가이드로 장벽을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프로젝트: HYBE, 팬 경험 단절을 전략으로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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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프로젝트는 2024년 하이브(HYBE)가 레이블 중심 구조에서 음악·플랫폼·테크의 세 축으로 디지털 전환을 선언했지만 실제 실행단계에서 팬 경험, 조직 체계, 수익 구조 간의 정렬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전략적 병목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프로젝트에서는 먼저 문제를 두 가지로 명확히 규정했다. 첫째, 전략과 실행 체계에서 팬의 JTBD가 반영되지 않아 팬 경험이 끊겼다. 둘째, 디지털 전략이 조직 전략과 운영 프로세스까지 이어지지 않아 일관된 실행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해결 방향을 팬의 JTBD 중심으로 디지털 전략을 재설계하고, 재설계된 전략이 실제로 돌아가도록 조직 전체를 실행 가능한 구조로 정렬하는 것으로 잡았다.


구체적으로 고객 가치 제안(CVP)은 팬을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공동 창작자이자 브랜드 빌더로 정의했다. 팬아트·번역·영상 등 팬 창작물의 공식 가치화를 제도화해 참여 동기와 자긍심을 높이도록 설계했다. 수익 공식은 N×E×M으로 재구성했다. N(고객의 수), E(관여도, 체류시간), M(과금)을 팬의 단계별로 나눠 각 세그먼트에 맞는 몰입 전략과 리워드를 배치하고, 장기 충성도로 연결하도록 했다. 조직과 자원 측면에서는 AI Factory + Platform HQ를 두어 팬 데이터의 수집–분석–활용을 통합했다. 본사는 데이터·플랫폼 표준을 담당하고, 레이블은 콘텐츠 자율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분리해 조정 비용을 낮추는 구조로 맞췄다. 실행 프로세스는 유입 → 참여 → 기여 → 커머스 전환 → 재참여로 표준화하고, HQ의 데이터 기반 자동화 의사결정으로 속도와 일관성을 확보하도록 정리했다.


이 전략의 목표는 위버스를 단순 소통 채널이 아니라 참여–창작–보상이 선순환하는 글로벌 팬덤 허브로 진화시키는 것이다. 동시에 팬 경험의 단절을 해소하고, 수익 다변화와 브랜드 신뢰 회복을 달성하는 것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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