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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쌍디귿 Mar 13. 2020

스스로를 개똥 취급하는 너에게

강아지똥에서 보는 가치의 기준


‘난 역시 아무 데도 쓸 수 없는 찌꺼기인가 봐.. 하나님은 왜 하필이면 똥으로 날 만드셨을까

‘영원히 꺼지지 않는 아름다운 별님 전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별똥별이 하늘에서 떨어지며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땅에서 민들레 싹이 피어난다.

“넌 도대체 누구니?”

“안녕, 난 민들레야. 나중에 예쁜 꽃을 피우지.”

“예쁜 꽃이라고? 그럼 하늘의 별만큼 고우니?”

“그럼, 세상의 어떤 꽃보다도 곱지.”

“반짝반짝 빛이 나니?”

“응. 샛노랗게 빛이 나.”.

“혹시 별님이 싹을 틔운 걸까. 네가 어떻게 그런 꽃을 피울 수 있니?”

“그건 하나님이 이렇게 비도 내려주시고 따뜻한 햇볕도 주시기 때문이야.”

“넌 정말 좋겠다. 그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어서...”

“그리고 또 한 가지 꼭 필요한 게 있어.”

“뭔데?”

“너의 도움이 필요해.”

“뭐라고? 그럴 리가. 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았는데. 나 같이 쓸모없는 똥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거야?”

“응. 꼭 필요해. 네가 나의 거름이 되어줘야 돼.”

“거름이 된다고? 내가 거름이 된다니, 그것도 예쁜 꽃을 피우기 위해 거름이 된다고.”

“너의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속으로 들어와야 해. 그래서 예쁜 꽃을 피게 하는 것은 바로 네가 하는 거야.”

“어머나! 그러니? 정말 그러니? 정말 내가 꽃이 된다고, 그럼 내가 별처럼 예쁜 꽃이 되는 거야. 그럼 내가 너의 살이 되어줄게.”

강아지똥은 얼마나 기뻤던지 민들레 싹을 힘껏 껴안아 버렸어요.

- 권정생 <강아지똥> 일부 -

강아지똥과 민들레 싹


혹시 그런 적 없으셨나요?

하는 일이 잘 안 되고 너무 낙심하고 무기력해져서

정말 난 쓸모없어.

난 정말 뭘 잘할까.

난 왜 이 모양일까.

권정생 작가의 강아지똥처럼.


똥을 보며 사람들은 이렇게 말해요.  

그래 넌 쓸모없어.

그래 넌 아무것도 못해.

그래 넌 그 모양 그 꼴이야.


그런데 말이에요.

지나가는 사람에게 밟혀 수치받는 개똥이 될지

아름다운 꽃의 거름이 되는 강아지똥이 될지는 아무도 몰라요. 스스로를 개똥 취급하지마요.

꽃이 되려는 싹들은 당신을 기다리며 편지를 써요.


정말 난 쓸모없어.

그렇게 말하지 마. 강아지똥도 거름이 돼.

꽃은 너의 도움이 필요해.

너의 도움 없이는 꽃피우지 못해.

무기력해지지 마.

소중한 네게 같잩은 위로도, 빈 말은 하기 싫어.

다만, 무엇보다 값진 네가 개똥 취급당하는 게 속상하고 스스로를 개똥 취급하는 게 마음 아파.


절대 넌 그렇지 않아.

난 너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

네가 있어야만 할 수 있어.

그러니 포기하지 마.

사람들에게 짓밟히는 개똥으로 사라지지 마.

우리 함께 꽃이 되자.


너와 함께 꽃 피우고 싶은 많은 싹을 대신하여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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