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먹으며 다이어트
조용해서 책 읽기 좋았던 단골 카페가 아쉽게도 사라지고 같은 자리에 다른 카페가 들어왔다. 궁금해서 가봤는데, 하필이면 베이커리 카페로 바뀌었다. 가오픈인데 사람도 많고 빵도 많았다.
아, 빵을 먹고 짜증이 났다.
너무 맛있어서 큰일이다. 앞으로 이 길 말고 다른 길로 다녀야지
며칠 후 다른 길로 다니다가, 새로 오픈한 투썸을 발견했다.
오픈 행사로 럭키박스 이벤트를 진행한단다. 초등학교 때 동전 넣고 뽑기 돌리던 거 이후로 이런 건 한번도 해본 적 없는데, 오랜만에 설렘을 느껴보고 싶다는 핑계로 줄까지 섰다.
맛집 줄도 안 서면서, 나 왜이러고 있지? 현타옴
만 원을 내고, 뭐가 들어 있는지 모르는 미스터리 박스를 구매했다. 단순한 건지 욕심이 많은 건지 묵직한 걸로 고르고 왠지 흐뭇했는데 뜯으면서 기분이 쎄하다.손 소독제, 머그잔 디저트를 사야 공짜로 음료를 주는 쿠폰, 엄청 무거운 써머매트 물놀이용 돗자리, 써머매트 가방이라는 에코백 만원으로 불필요한 쓰레기를 얻은 느낌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모닝세트도 먹어봤다.
비주얼도 이름도 화려해서 골라본 에그 베이컨 브리오슈. 두툼한 계란 오믈렛이 특징인데, 막상 먹어보니 내 입맛에는 좀 기름지고 짰다. 베이컨을 다 빼고 먹어도 여전히 짜서 아메리카노가 쭉쭉 들어갔다. 다음에는 사 먹지 않을 것 같다.
돌아가는 무거운 발걸음.
이번 주 이래저래 밀가루 섭취가 많아서, 주말에 클린식으로 새우샐러드를 만들어 먹었다.
드레싱은 트러플 발사믹 식초, 바질 가루 솔솔, 구운 새우가 올려진 다채로운 샐러드, 요즘 푹 빠진 팥두유, 달지 않고 담백, 나 같은 할매 입맛에 딱~
드레싱은 올리브오일에 트러플 발사믹식초를 섞었다. 정말 맛있는데, 용량대비 가격이 좀 비싸다. 내 몸을 위한 스몰럭셔리라고 해두자.
역시 소비는 또 다른 소비를 부른다. 과소비와 과식하기 딱 좋은 세상에 살고 있으니 정신을 잘 붙들어야 한다. 빵은 정말 맛있고, 입이 즐겁지만 먹은 후에 컨디션이 떨어지거나 몸이 좀 부을 때가 있다. 그리고 먹을수록 또 먹고 싶은 중독성을 인지하고 적당한 양으로 가끔 먹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오색 빛깔 샐러드를 챙겨 먹을 때마다 대접받는 느낌처럼 기분이 참 좋다. 예쁘고 맛있는 것들을 만들어 놓은 자연에 참 감사하다. 빵도 맛있지만, 샐러드도 진짜 진짜 맛있다. 다 잘 먹는 나도 참 감사하다. 가끔 샐러드를 와구와구 먹는 내가 풀 뜯어 먹는 토끼?? 아니 코끼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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