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벌어진 유동성 파티와 미국과 일본의 경기 호황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의 증시를 끌어올렸습니다. 작년까지 일본과 미국의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정말로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펀드 투자를 고려하는 잠재적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 증시에 있어 공포의 시기였습니다. 작년 말부터 미국, 한국, 일본 증시는 그림과 같이 폭락했습니다. 이때 주식 혹은 펀드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불에 뛰어드는 나방 꼴이 된 것입니다.
사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미국의 경기 고점에 대한 논란은 작년부터 끊임없이 있어 왔습니다. 또한, 미국의 자산 가격이 버블 수준으로 올랐다는 옐런 미연준 전 의장의 경고와, 미연준의 통화정책은 자산 가격 관리에도 신경을 쓸 필요도 있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어왔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작년 하반기부터 대세적인 하락장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몇 명이나 있을까요?
위 그래프에서 자산 가격의 변화가 1번 2번 혹은 3번 형태로 이루어진다고 가정해 봅시다. 어느 경우에 적립식 투자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요?
바로 3번입니다.
적립식 투자방법은 효과적인 위험관리 방법입니다. 단순히 일시금이 없어서 분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관리를 위해서라도 분할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개별종목의 위험은 분산투자인 ‘펀드’의 형태로 관리할 수 있다면, 전체적인 시장 변동을 의미하는 시장위험은 ‘적립식’의 형태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예측성이 떨어지고 변동성이 큰 자산일수록 적립식은 효과적인 투자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 어느 시기에 적립식 펀드가 효과적인지는 명확합니다. 바로 하락장이 마무리될 조짐이 보일 때입니다. 물론 어느 수준이 하락장의 마무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신문기사에서 연초 대비 증시가 ~% 빠졌다는 둥 온갖 공포가 신문을 도배할 때가 확률상으로 적립식 펀드의 가입 적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단순히 최근 수익률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주식형 펀드에 거치식으로 가입하는 것은 위험한 접근법입니다. 향후 투자자산에 대한 확신 있으면 모르겠지만, 모든지 변동성이 존재하는 자산에 대해서는 적립식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채권형, 부동산형의 상품처럼 인컴(배당과 이자)에 초점을 맞춘 투자 아닌 주식형 펀드처럼 자본차익을 추구하는 투자일수록 향후 전망에 대한 분석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하지만, 펀드 정보 사이트에서는 수익률 상위 펀드만을 제시하고 있고, 향후 전망에 대한 자료는 언급되어 있지 않은 것이 보통입니다. 수익률은 객관적인 정보이고, 전망과 관련된 주관적인 정보는 제한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경우에 따라 추후에 문제의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향후 전망에 대한 판단은 투자자 본인에게 달려 있는 것입니다.
위험은 계획(통제)되고, 수익은 기대되는 것이다
–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박경철 저) 中 에서…
한 때 ELS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특정 종목 혹은 지수가 일정 비율만큼만 떨어지지 않으면 은행에서는 맛볼 수 없는 확정 고금리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ELS 조기상환(혹은 만기상환)을 통해 달콤한 배당수익을 맛보신 분도 계시지만, 지수의 급락으로 낙인(손실 조건) 구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신 경험을 하신 분도 많으실 겁니다.
현재 발행되고 있는 ELS(혹은 ELB) 상품의 경우 대부분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스텝다운 형이 대부분입니다. 여기서 스텝다운 형이란 기초지수가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일정 % 이하로 하락하지만 않으면 확정수익을 주는 ELS 상품의 유형을 의미합니다. 보통 6개월 단위로 평가 기준이 더 낮아집니다. 비교적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인 상품이다 보니 여타 ELS 상품에 비해 인기가 높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처음 1년간은 기준지수 대비 80% 이하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되고 이후 2년 째부터는 75%, 이후 3년 째부터는 70% 이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되는 것입니다.
이때 “3년 새 주가지수가 30%나 빠지겠어?”라는 생각이 ELS를 가입하는 동기가 됩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속성은 그렇지 않습니다. 종합주가지수가 내일 당장 10% 급락을 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특히, 금융지식이 적은 일반투자자들의 경우 ELS를 가입하는 레퍼토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주식시장의 상승추세로 인해 ELS 조기상환 증가
2. ELS 조기상환을 통해 고수익을 얻었다는 뉴스의 도배
3. 예금만 하던 보수적 투자자는 ELS에 대해 호기심을 느낌
4. ELS의 상품구조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은행 혹은 증권사 직원 말만 듣고 ELS 가입
5. 주식시장의 상승추세 이후 하락장의 시작으로 낙인(손실구간) 조건 진입 (원금손실)
위의 시나리오는 비록 가상의 상황에 불과하지만, ELS를 가입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잘 담아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타 변수를 제외하고 주식시장의 변동성만을 고려해 보았을 때, 상승장 이후에는 확률적으로 하락장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한창 ELS의 조기상환이 뉴스에 도배될 때 ELS 상품에 가입했던 투자자의 경우 확률적으로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만약, ELS 투자에 대한 위험을 관리하고 싶다면 분할 방식(적립식)으로 ELS를 매수하는 방법을 권유해 드리고 싶습니다.
반면, ELS 투자가 적합한 시기는 적립식 펀드와 마찬가지로 주식시장의 조정장이 마무리되는 국면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하락장 이후에 또 다시 큰 하락장이 오기에는 확률적으로 낮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코스피지수가 최근 고점인 2500 정도에서 2000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과 2000 수준에서 1600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을 비교해 보았을 때 (똑같이 20% 하락), 후자의 경우가 확률적으로 더 발생하기 힘들고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적 저항도 더 큽니다.
두 번째는 이유는 수익률 측면의 이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ELS의 수익률은 과거 기초자산의 변동성에 연동되어 있습니다. 즉, 과거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클수록 수익률이 커집니다. 따라서, 보통 급락장(기초자산의 변동성 증가) 이후 발행되는 ELS의 수익률은 이전보다 높아집니다.
위대한 투자자들의 공통점은 일정한 프레임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점입니다. 이 말의 의미는 경기국면을 이해하고 적절한 자산군을 선정한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워런 버핏입니다.
워런 버핏은 경기를 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 리세션, 골디락스 총 4가지 국면으로 구분하여 비싸게 팔 수 있는 자산은 매도하고 싸게 살 수 있는 자산을 매수하여 수익을 높입니다. 즉, 리세션에 채권을 팔고, 부동산과 주식을 사고 골디락스에서 부동산을 팔아 주식에 투자하고, 인플레이션 이전에 주식을 팔아 예금과 원자재를 확보하고 스태그플레이션에는 예금/원자재를 팔고 채권을 삽니다.
다만, 실제로 현재 경기가 4 사분면 중 어디에 속하는지 분간하기 힘든 경우가 많고, 경기의 모든 국면을 저 프레임 안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는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개별 이슈보다는 나름대로의 프레임을 두고 경기를 이해하면 새로운 기회를 찾기 더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KOSPI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TF와 국고채 10년 물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의 1년간 그래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그래프가 반대로 가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위기가 채권시장에서는 기회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자본시장에는 항상 기회가 있다는 믿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단, 그 기회는 보이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것일 뿐..
*본 내용은 작성자의 사적인 견해로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경우에도 본 내용을 바탕으로 한 행동의 결과에 책임지지 않습니다.
**같이 참고하면 좋은 글
펀드 투자, 적립식VS거치식VS순환적립식
***다음과 같은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나는 디벨로퍼다 - 여의도 김박사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