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한 번쯤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셨을 겁니다. 그 도전이 유학, 세계여행, 익스트림 스포츠처럼 거대한 계획일 수도 있고 기타 배우기나 꾸준한 독서처럼 일상생활에서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만 하는 것과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생각의 단계에서 머무르는 반면, 다른 누군가는 행동으로 옮기죠.
‘생각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개인적인 동기부여가 있는지 없는지에 있습니다. 인간은 생각만 할 때는 무언가 ‘목적’만 알아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목적’만 안다고 해서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꾸준한 독서가 삶을 윤택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독서의 목적’입니다. 하지만, 실천을 이끄는 것은 강력한 동기부여(행동의 이유, motivation)입니다. 독서의 이유를 아는 사람이 독서를 실천합니다. 즉, 사람의 행동을 유발하는 것은 목적이 아니라 이유입니다. 그리고 인간은 ‘왜?’라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알고 있어야 비로소 행동으로 옮깁니다.
펀드 투자의 경우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펀드 투자의 목적은 저금리 시대에 효율적으로 자산증식을 이루고자 함이지만, 목적만 안다고 해서 실제로 실천까지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린 ‘왜?’ 펀드 투자를 하는 것일까요?
금융감독원 금융상품공시 기준 세전 최고이자율은 2.9% 단리로 판매 중인 수협은행 상품이었습니다(우대금리 제외, 2018/09/28 기준, 복리의 경우 이자율이 너무 낮아 비교하지 않았습니다). 이 상품을 H자산운용사의 절대수익형 주식채권혼합 펀드와 비교해 보았습니다. 매월 50만 원씩 납입한다고 가정하고 3년 후 결과입니다.
위 결과에서 알 수 있듯 좋은 펀드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효율적인 자산관리의 방법 중 하나입니다. 만약 3년이 아닌 10년, 20년을 가정한다면 자산증식의 차이는 더욱 커지게 될 것입니다. 즉, 투자의 수익금을 재투자 함으로써 나타나는 복리효과의 차이는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펀드는 적금상품과 달리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 실적배당형 상품이기 때문에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은행의 적금상품 금리 수준은 턱없이 낮기 때문에 세금(이자소득세 15.4%,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별도)을 제외하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화폐가치 하락을 방어하는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만약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적금상품에 가입하신다면 옳은 방법이지만 적금상품 자체를 자산관리라 보기 힘들다 하겠습니다.
만약 본인이 원금손실 가능성 자체를 극도로 꺼리고, 복잡한 재테크를 공부하는 것보다 내 현업에 집중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적금상품만 고집하는 것에 대한 적절한 이유가 되겠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에서 자본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익힘으로써 효율적으로 자산증식을 이루고 싶으시다면 펀드 투자는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위와 같은 이야기는 투자한 펀드가 수익을 기록할 때나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좋은 펀드상품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실 좋은 펀드상품이라는 것은 매우 주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펀드의 세계가 워낙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하나씩 설명해 나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최대한 초보자 입장에서 꼭 필요한 정보 위주로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사람들이 인생을 잘 살아가듯,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펀드 투자도 잘할 수 있습니다. 먼저, 자신의 성향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인내심이 없는 편이라면 주식형보다는 절대수익형 펀드나 채권혼합 펀드가 적합합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주식형의 경우 단기간 손실을 보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만약 인내심이 부족할 경우 단기적인 손실에 너무 민감하거나 장기간에 걸친 배당수익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익을 보기도 전에 환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인내심이 있는 편이라면 부동산(인프라) 펀드나 인컴형 펀드를 통해 꾸준한 배당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 적절할 수 있습니다. 물론, 더 높은 위험을 추구하면서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경우나 높은 수익률보다는 원금보존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도 개인의 성향 차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으로, 자신의 재무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확히 여유자금이 얼마가 되고, 투자의 목적이 단기적인 이익 추구인지 목돈마련이나 노후자금 마련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에 언급된 사항은 일반적인 사항을 단순 구분해 놓은 것으로,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니 자신의 상황에 맞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펀드에 활용되는 지표에는 우리들이 흔히 아는 수익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펀드매니저의 운용 성과를 가늠해 보기 위해 벤치마크지수라는 것을 사용합니다. 보통 벤치마킹이라고 하면 무언가를 따라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기서 벤치마크지수 또한 운용하는 자산의 기준이 되는 지수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주식형 펀드의 경우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를 가장 많이 활용합니다. 벤치마크지수인 코스피지수보다 펀드 수익률이 우수하면 운용성과가 좋다고 할 수 있으며, 코스피지수보다 낮다고 하면 운용성과가 좋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인데, 단순히 코스피 지수가 하락해 펀드 수익률이 좋지 않은 것이라면 펀드매니저의 운용성과가 좋지 않다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펀드의 운용성과를 평가할 때는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을 실현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수익성 지표와 더불어 위험성 지표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의 특성상 위험과 수익은 정비례하기 때문입니다. 펀드에 있어 위험성 지표는 크게 변동성 지표과 위험조정성과지표로 구분해 볼 수 있으며 계량적으로 측정된 지표입니다. 변동성 지표란 말 그대로 펀드의 투자자산의 가치가 얼마나 변동했는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단순히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승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지표입니다. 반면, 위험조정성과지표는 투자자산의 위험 대비 초과수익을 얼마나 실현했는가를 의미합니다. 위험성 지표는 표로 정리해 보았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표준편차: 표준편차는 자산 가격의 변동성을 의미합니다. 자산 가격의 상승과 하락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표준표차가 높다고 해서 좋은 지표, 나쁜 지표라고 말하기 힘듭니다. 다만, 표준편차가 작을수록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으며 표준편차가 작을수록 장기투자에 적합합니다.
BM민감도(베타): 베타는 펀드 수익률이 비교지수에 변동에 대해 어느 정도 민감하게 움직이는지를 의미합니다. 베타가 높을수록 비교지수가 하락할 때 더 크게 하락하고, 비교지수가 상승할 때 더 크게 상승합니다. 만약, 베타가 높은 성장주 펀드에 투자하면 전체적인 증시가 상승할 때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트레킹에러: 트레킹에러는 펀드가 비교지수를 얼마나 잘 추종하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보통 인덱스펀드의 경우 비교지수를 기반으로 한 펀드기 때문에 낮은 트레킹에러를 추구합니다. 반면, 액티브펀드의 경우 시장초과수익률을 추구하므로 트레킹에러가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샤프지수: 샤프지수는 1이라는 위험을 부담하는 대신 얻는 초과 수익이 얼마인지를 의미하고, 이 값이 클수록 좋습니다. 샤프지수는 절대적인 지표보단 다른 펀드와 비교해서 높은지, 낮은 지를 확인하는 상대적인 지표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젠센알파: 젠센알파는 펀드의 실제 수익률이 시장의 균형 상황에서 기대수익률을 얼마나 초과했는지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젠센알파가 0보다 크다는 것은 펀드의 기대수익률보다 실제 수익률이 더 높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펀드매니저의 운용성과를 나타내며 이 값이 클수록 좋습니다.
정보비율: 정보비율은 1 이라는 위험을 감수하는데 대해 보상받는 포트폴리오의 초과수익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 지표 또한 펀드매니저의 운용성과를 나타내며 이 값이 클수록 좋습니다. 보통 0.5 이상이면 양호하다고 판단합니다.
펀드 투자의 경우 비교적 장기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펀드 운용의 안정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펀드 운용의 안정성이란 자산규모와 운용인력의 운용리스크를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펀드의 자산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각 자산운용사에서 보다 정성껏 관리할 가능성이 높고, 무엇보다 자산규모가 너무 적으면 펀드가 사라질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장기투자를 원하는 펀드 초보자라면 중형급(운용규모 1700억~7000억) 이상으로 투자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운용인력의 운용리스크는 펀드매니저가 바뀌거나 시장의 변화로 인해 기존 운용전략의 유효성이 감소하는 경우입니다. 따라서, 펀드 가입 후 주기적으로 수령받는 자산운용보고서를 통해 이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들이 너무나 복잡하시다면 참고할 만한 좋은 지표로 펀드평가등급이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종합해서 국내 펀드평가사들이 펀드평가등급을 부여합니다. 국내 펀드평가사로는 모닝스타코리아, 제로인, 한국펀드평가, 애프앤가이드가 있고, 이 네 개 회사마다 독자적인 평가모델이 있기 때문에 위 회사들의 펀드평가등급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펀드 투자 초보자라면 펀드등급 1~2등급 위주의 상품을 선택하시는 게 좋습니다.
펀드도 일종의 상품이기 때문에 수수료라는 비용을 지불하게 됩니다. 이때 수수료 납입 구조는 클래스 분류에 따라 구분됩니다. 같은 펀드에 가입하더라도 클래스에 따라 수수료 체계가 달라집니다.
펀드에 가입하게 되면 주로 A클래스와 C클래스이기에, 이 두 가지 클래스에 대해 설명해보겠습니다. A클래스의 경우 처음 납입금에서 수수료를 차감 후 펀드에 자금이 납입되는 구조이고, C클래스는 자금이 납입된 후 운용자금의 평잔에 대해 수수료를 차감하는 구조입니다. 둘 중 어느 것이 나은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장기투자를 할 때는 나중에 자금 규모가 커진 후에 수수료를 지불하게는 C클래스보다 A클래스가 좋습니다. 반면, 초기에 수수료가 차감된 자금이 납입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느껴지거나 단기투자를 하고자 한다면 C클래스가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위의 첫 번째 그래프는 브라질 증권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 두 번째 그래프는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가치투자형 펀드의 수익률입니다. 그래프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듯, 어느 펀드이건 투자하는 자산이 동일하다면 거의 비슷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펀드의 경우 회복하고 있는 브라질 경제와 대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익률이 상승추세에 있습니다. 반면, 가치투자형 펀드는 최근 국내 증시의 하락세로 인해 수익률이 감소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를 통해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펀드 투자의 핵심은 투자자산의 선택에 있다는 것입니다. 포트폴리오 성과의 90% 이상이 자산배분전략에 달려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투자자산과 투자비율을 선택한 후 적합한 펀드를 고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펀드 투자의 성공은 누가 보다 큰 그림을 잘 그리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돈의 흐름도 일정한 원리와 논리에 따라 흐르기 마련입니다. 세계경제의 총 부(富, wealth)가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 돈의 흐름은 가치가 하락하는 자산에서 가치가 상승하는 자산으로 흐릅니다. 투자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큰 그림을 잘 그리는 것 같습니다. 이때 투자의 큰 그림을 ‘자산배분’이라고 표현하며, 자산배분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에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펀드 투자에 대한 이론적인 내용은 이번에 다룬 이야기로 충분합니다. 이제는 다양한 예시를 통해 실제로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본 내용은 작성자의 사적인 견해로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경우에도 본 내용을 바탕으로 한 행동의 결과에 책임지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좋은펀드 나쁜펀드 -신관수 저
왜 주식인가? – 존리 저
***작가의 말: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이 있습니다. 그리고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옷들도 다르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산(Asset)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에게 어울리면서 시대변화에 맞는 자산 설계(Design)가 삶을 풍요롭게 해 줍니다. 자신의 삶을 설계해 나가는 사람이 좋은 인생을 살 수 있듯, 이제 자신의 자산을 설계해 나가야만 안정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습니다. 저의 생각과 분석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글을 읽는 구독자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 글이 독자분들의 정신적∙물질적 풍요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