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활공작소 Apr 09. 2020

경영지원부서에 있는 투머치 토커에 대하여

아, 이것은 생활공작소에 국한된 이야기다. (feat. 입사 꿀팁)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하는 노래를 아는가. (제발, 난 그렇게 나이가 많지 않다) 각 부서마다 어려움이 있을 때 발 벗고 도와주는 부서가 있다면 바로 경영지원 부서가 아닐까. 뭐,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보통은 그럴 거다. 생활공작소에서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찾는 사람이 있다. 바로 경영지원부서 이광민 사원.

 

경영지원 부서는 보통 뭐 해요?라는 질문에 이광민 사원은 “다 해요-“한다. 아니, 다- 한다 그러면 내가 어떻게 알아? 싶은데 가만 보니 사내 복지인 간식 주문, 영수증 확인, 문화데이 기획, 신규 입사자 OT, 면접 일정 조율, 비품 및 소모품 구매, 외주 업체 관리…. 등 근무 환경을 보다 좋게 만드는 일이라면 정말 다 하더라.


사실, 이광민 사원은 사내에서 알아주는 TMT(Too much talker)다. 주변 동료들에게 이광민 사원에 대해 묻자 처음 듣는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이전에 국회에서 일했다더라, 과일을 팔았다더라, 아버지와 사업을 했다더라 등. 누군가는 이광민 사원이 입사 전 어깨 탈골한 이야기까지 알더라니까. 





“정말, 남 밑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이광민 사원은 남 밑에서 일하는 게 좋다고 했다. 요즘 내 것, 나의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이게 무슨 배가 부르고도 남을 소리인가 싶겠지만 주로 아버지와, 혹은 지인들과 함께 일을 해온 그의 지난 이야기를 들으면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진다. 


“보통 아버지와 함께 일을 했어요. 아니면 지인들 회사.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곳이었죠. 그래서 좋은 것도 있었지만 사실 불편했어요. “


그렇게 일하다가 생활공작소 오기 전에 일했던 곳이 국회 비서직이었다고. 원래도 남을 챙기고, 이해시키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일을 하다가 적성에 맞다고 느꼈단다. 비슷한 일을 하는 선배들은 입버릇처럼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며, 반복된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성실한 사람도 힘이 든다, 멘탈을 잘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본인은 딱히 멘탈을 잡을 만큼 힘들지 않았다고.


생활공작소에 입사할 수 있었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 묻자 “직무 특성상 문서를 잘 작성할 뿐 아니라 잘 이해해야 해요. 아마도 국회에서 일한 경험이 공문서 작성이나 서류 작성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가 아닐까요.” 글쎄. 과연? 그 진실은 아래에서 확인해보자. 



경영지원부서의 또 다른 이름
저는 마지막 회사를 찾고 있어요.


면접관들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했을 때 이광민 사원이 입을 떼면서 한 말이었다. 당시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취업을 했어야 하는 상황이었고, 누구나 그렇듯 절실했다. 


“생활공작소를 자세히는 몰랐지만 알고 있는 브랜드였거든요. 그리고 솔직하게 말했어요. 막 덧붙이는 것보단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할 말 있으면 하라고 했을 때, 제가 정말 절실한데, 절실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열심히 하겠다 말했어요”


면접을 보러 회사에 왔는데 회사가 너무 예뻐 마음에 들었단다. 인테리어가 예쁘기도 했지만 일하는 직원들이 모두 밝게 인사준게 생활공작소의 첫 인상이었다고. "그때 여기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여자 친구 회사와 굉장히 가까웠어요(웃음).”


이, 희대의 사랑꾼. 여하튼, 면접 당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입사 이유가 궁금해졌다. 당시, 면접을 본 과장님을 만나 물었다. 과장님은 뭘 그런 걸 묻냐는 표정으로 “잘 생겼잖아-.”라고 하더라. 아니, 이거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그렇게 대답하면 안 된다고 귀찮게 굴었더니 알려주더라.


면접을 진행한 인사팀 과장님

“이전 직장이 다양했던 만큼 경험도 많았지만, 특히 고생을 많이 했더라고요. 식상한 질문 있잖아요. 역경을 어떻게 극복했냐 물었는데, 자세히 이야기하더라고요. 무엇보다 멘탈 관리 어떻게 하냐 물었는데, 따로 관리해 본 적이 없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어요.”


이광민 사원도 본인 멘탈이 꽤 강한 편이라고 자부했다. 그나저나 멘탈 관리를 안 하냐 물어봤더니 “몰라요, 멘탈이 나간 적이 없어서.”라고 한다. 와. 그렇구나… 멘탈이 나가 본 적이 없는 사람은 멘탈 관리법을 모르는구나. 나도 처음 알았다. 그렇다면 현재 뽑고 있는 총무팀도 강한 멘탈을 가져야 하나 물었다.


“사실 총무는 전공이 무관 하다 보니 지원자들이 많아요. 딱히 어떤 능력이나 점수, 증명서나 자격증을 요구하기보단 이 회사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업무와 관련해서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를 눈여겨보고 있어요. 지원자가 많아도 일일이 다 읽거든요.”


현재 여기에서 공고 중이니 관심 있다면 한 번 봐도 좋겠다. 경영지원부서뿐 아니라 CS와 디자이너도 함께 뽑고 있거든! 


흑흑, 늘 바쁜 이광민 사원의 책상 위
네! 라는 말은 그냥 습관이에요.

적어도 내가 아는 이광민 사원은 예스맨이다. 한 번도 안된다고 하는 걸 본 적이 없다. 무언가 요청하면 ‘해볼게요’, ‘알아볼게요.’ 하는데, 참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느꼈다. 


“성격상 거절을 잘 못해요. 누가 뭘 요청하면 일단은 다 된다고 말해줘요. ‘우선 해볼게요.’ ‘알아볼게요.’하는데, 사실 처음부터 안 되는 거 알고 있으면서 해본다고 할 때도 있어요. 이게 꼭 배려라기 보단 일단 네.라는 말이 나와요. 물론 큰 금액의 돈을 꿔달라는 말에는 거절해요.(웃음)"


이제와 생각해보면 그랬구나 싶다. 처음부터 거절이 어려워, 다음에 다시 말하기는 또 얼마나 귀찮을까 싶기도 하고. 이렇게 하면 스트레스가 만만찮을 텐데 했더니, 보통 술을 마신단다. 이런 알코올러.


“술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 술을 마시면 말하기가 편해져요. 욕하는 건 아니고요(웃음). 말하기를 좋아하지만 힘든 걸 이야기하고 다니는 편은 아니거든요. 일 하면서 안 힘든 사람 없다 생각해서 그래요. 그런데 술을 마시면 무방비한 상태가 되잖아요. 그 상태로 이야기를 하는 거죠.”


엄연히 따지면 술을 마시며 해소하기보단, 술의 힘을 빌려서 속에 있는 힘든 말을 하는 타입 되시겠다. 자, 이광민 사원이 힘들어 보인다 싶으면 모두 술을 사주자. 


이광민 사원이  좋아해! 하는 우리 회사
아마 회사 만족도는 제가 제일 높을걸요?


이광민 사원은 이런 상상을 종종 한단다. 회사에서 만족도 조사를 하면 본인이 제일 높게 나올 거라는 상상. 항간에 들리는 소문엔 목걸이 사원증이 나왔을 땐 사원증을 목에 걸고 집까지 갔다는 이야기가 있으니까.


“회사를 정말 좋아해요. 제 스스로도 애사심이 크다고 생각해요. 사람들도 호의 적이고, 회사도 예쁘고, 집도 가깝고요. 일하다 불편할 순 있지만 그건 크지 않아요. 특별히 힘든 일은, 관리하는 사무 용품의 수명이 빨리 닳았을 때(웃음)! 그런 걸 보면 힘들고 속상하죠.“


사실, 이건 여러분과 비밀인데 이광민 사원은 꿈도 회사 꿈을 꾼단다. 꿈속에서 피드백도 받고, 실행도 하고, 칭찬도 받는다고. 아니, 그럼 여기서 퀴즈- 이광민 사원의 퇴근은 언제일까?


이광민 사원이 회사 내에서도 가장 애정 하는 장소, 간식실! 동료들이 잘 먹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마지막으로 나에게 생활공작소란? 질문을 할까 말까 조금 고민했다. 이광민 사원은 회사 로고가 붙어있는 것들이 그렇게 좋단다. 본인처럼 애사심 강한 사람들은 회사 로고 붙어 있는 물건에 열광한다나. 나원 참, 이렇게 회사를 좋아해서야. 그래서 앞으로 나올 웰컴 키트도 정말 기대된다고 하더라. 생활공작소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회사여서 좋아요. 저희 제품도 그렇잖아요. 나중에 은퇴를 하고 나서도 생활공작소 다녔어!라고 말하고 싶어요”


회사에서 알아주는 TMT! 경지부의 히스토리 맨, 실은 이광민 사원과 인터뷰를 한다고 했을 때, 우리 부서에서 많은 염려가 있었다. 혹시 2박 3일 인터뷰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인터뷰가 아니라 자서전 나오는 것 아니냐 등. 이런 이야기를 전했더니 이광민 사원은 이렇게 말했다. “전 이야기하는 걸 좋아해요. 만약에 누군가 부탁을 해서 제가 어딘가 다녀왔다면 저는 뭘 타고 갔는지부터 말해요. 원래 이야기는 서론, 보오오오오오오오오론 결! 론! 이거잖아요!(웃음)”




사실 그렇다. 어딜 가든 불평하고 불만이 가득한 사람과 함께 하기보단 힘든 일이 있어도 긍정적이고, 밝고, 자신의 일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일 하는 것은 '맛'이 난다. 일 할 '맛'. 조금 부족할지언정 자신의 일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 사람은 알 테지. 이런 동료와 함께 한다는 게 새삼 뭐랄까. 의욕이 타오른다고 해야 하나. 신이 난다고 해야 하나.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이광민 사원이 은퇴하는 날, 생활공작소에서 함께해 행복했다고 말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체대 출신인 그녀가 영상 기획자가 된 이유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