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zzie Jun 20. 2018

엄마와 모모의 일과

하루 종일 둘이 집에서 뭐할까?

엄마랑 아침에 방에 누워서 얘기하는데 모모가 거실에서 사료 먹는 소리가 들리고 엄마 왈 혼밥하네 하신다. 맨날 남친 만들어줘야 한다고 하시는데 엄마 모모 중성화 수술했어... 요새는 모모한테 자꾸 제 이름을 부르신다고... 보고 있으면 정말 막내딸 같은 모모. 이름 뺏겨도 할 말 없다.

엄마와 누워있는 모모

모모는 엄마랑 같이 자고 아침에 혼밥하고 다시 엄마 옆으로 가서 잔다. 엄마가 거실에서 자면 거실로 안방으로 오면 안방으로 계속 따라다닌다. 강아지 같다. 잘 때도, 밥 먹을 때도, 화장실 갈 때도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 모모.

분갈이하는 엄마와 꽃 좋아하는 모모

둘을 보고 있으면 마치 빨간 실로 연결되어있는 것 같다. 인연인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엄마랑 모모도 묘연이 있는 거 같다. 엄마는 모모가 없었으면 우울증에 걸렸을 것 같다고 하셨는데 모모도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이곳저곳 울며 돌아다닌다. 둘은 대체 무슨 사이가 된 걸까?

가끔 이런 사고도 친다

화장실 갈 때도 절대 못 떨어진다는 모모. 문을 닫고 일을 보려고 하시면 문밖에서 하도 대성통곡을 하고 울어서 문을 열어주면 저렇게 정면으로 쳐다보고 있는다고 보내주신 사진. 엄마가 저 눈빛에 변비가 걸리셨다고...

화장실에서도 엄마를 포기 못하는 모모

나를 제일 잘 따르던 모모도, 고양이 싫다던 엄마도 서로가 없으면 난리 나는 사이가 되었다. 우리 가족의 추측으로는 나는 모모가 싫어하는 모모 손톱을 깎아주고, 아빠는 모모가 무서워하는 청소기를 돌리시고, 언니는 집에 잘 없어서 엄마랑 친해진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집사 간택 못 받았지만 정신승리)

거실에서 함께 낮잠자기
엄마의 짧은 외출후 모모의 애정표현

둘의 하루는 별거 없지만 매일매일 엄마가 기록해둔 모모 사진을 보면 따뜻하고 흐뭇하다. 자러 가자고 하는 엄마를 졸졸 쫓아 들어가는 모모가 너무 귀엽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둘이 너무 잘 지내줘서 행복하다 :)

팩하는 엄마와 잠든 모모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 단짝 모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