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의 나이는 몇 살일까? 김미경 강사님은 <김미경의 성공 습관 따라 하기> 17주 차에서 강의에서 만나도 배울 점이 하나도 없는 사람을 예로 든다. 연예인 가십이나 험담하는 내용이 대화의 주를 이루는 사람, 기운이 빠지게 하는 이야기, 좌절감만 안겨주는 대화로 가득한 사람을 바로 그런 사람들로 뽑는다. 고개가 끄덕끄덕 해지는 내용이다. 남을 공격하거나 지적하고 끌어내리려고 애쓰는 사람들을 보면서 크랩 멘탈리티라는 용어도 알게 됐다. 어부가 게를 양동이에 잡아들이고 뚜껑을 덮지 않더라도 서로 탈출 못하게 잡아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 사회분위기가 그런 것 같다. 학교폭력이나 여러 가지 불법을 저질러서 정정당당하게 심판받는 사람들도 있지만(하지만 오히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뒤집어씌우는 경우도 허다하다), 억울하게 맹목적인 비난을 받거나 인신공격을 받아서 매장당하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목격된다.
이렇게 악의적으로 사람을 욕하는 사람들은 꿈도 없이 하루하루 근근이 살기에도 힘에 부치기 때문이 아닐까? 천성이 못된 것도 한 몫하고. 나는 20대 시절, 시기질투로 비난하고 노려보고 괴롭히는 사람들 때문에 힘들 때, ‘50%만 나를 좋아해도 잘하고 있는 것이다’, ‘죽은 개는 아무도 걷어차지 않는다.’라는 류의 문장을 읽으면서 힘을 냈다. 그와 동시에 계속해서 나의 꿈을 향해 나아갔다. 감성적이고 문학적이고 예술적인 나는 뮤지컬을 찾아보는 것을 좋아해서 웨스트엔드 가서도 관람했고, 문학책은 언제나 손에서 놓지 않았으며, 피아노 레슨도 꾸준히 받아왔다. 그리고 대학원에 진학해 아동문학을 전공하고 오디오북 동화도 5권이나 출간했다. 어릴 적 피아니스트나 작곡가를 꿈꾸기도 하고 초등학교선생님이 되고 싶기도 했었는데 100% 꿈을 이룬 것은 아니지만, 근접해가고 있는 게 신기하다. 그러므로 내 꿈의 나이는 내가 살아온 나이만큼 계속 함께 자라온 것 같다. 나무의 나이테가 있다면 내 몸에는 내 꿈의 나이테가 숨겨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 작가라는 꿈을 가져보진 않았지만, 혼자서 몰래 시를 쓰고, 만화를 그리기도 하고 이야기를 지으면서 놀았던 걸 생각하면,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생각이 닫혀있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지금은 작가로서의 꿈도 예전보다 훨씬 많이 커졌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황선미 동화작가님, <인연>의 피천득 수필가님, <풀꽃>의 나태주 시인님, <나목>의 박완서 작가님 같은. 동화, 수필, 시, 소설을 넘나드는 작가가 되고 싶다. 글을 쓰는 것은 나를 살아있게 하고 나를 치유해 주고 행복감을 선사해 주고 꿈꾸게 만들어주니깐.
나에게 욕심이 많다고 한 사람들이 있었다. 난 그 말이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나고 서러웠었다. 어려서부터 선생님께 칭찬받고 사랑받으며 모범생으로 살아온 내가 다채로운 경험을 많이 하고 꿈이 많고 생각이 깊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고 그 모든 것들이 욕심이라고 비난받고 괴롭힘을 당해서 무섭고 세상이 끔찍하고 절망적이었다. 그만큼 사람들은 살기가 힘든 게 아닐까? 마음이 가난한 게 아닐까? 생각하며 그들을 이해해 보려는 마음을 가졌다. 그런 생각을 가지면서 열심히 글을 쓰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들을 찾아보려고 노력했고 기부도 하고 간간이 산타 봉사나 휴먼북 활동도 해오면서 살아왔다.
이제 정말 조금씩 내 꿈의 씨앗이 쑥쑥 자라는 게 느껴진다. 성공만 이어지는 탄탄대로라면 사람은 안하무인이 되고 오만한 사람이 될 것이다. 하지만 때론 실패도 하고 좌절도 겪으면서 다양한 인생의 계절을 겪어봤기에 더 알차고 탐스러운 꿈의 과실을 키울 수 있는 것 같다. 내 나이와 함께 자라온 내 꿈의 나이를 기억하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의 소중한 꿈을 키워가며 언젠가 그곳에 도달해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