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의 음식은 한 편의 시와 같다

여행의 묘미와 보편성, 여행 에세이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

by 루비


책 표지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 -권호영 저




조지아? 미국 조지아를 말하는 건가? 사실, 난 조지아가 어떤 나라인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브런치 에린 작가님의 글에서 간간이 조지아 여행기를 보고'와, 멋진 곳인데?'라고 스쳐 지나가듯 생각만 했을 뿐. 그런데 책이 출판되고 내 손에 들어온 책을 읽게 되면서 정보를 찾아보니 흑해와 러시아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한때는 러시아 영토였던 곳으로 러시아에서 독립한 나라라고 했다. 약소국으로 많은 침략 당한 역사가 있는 곳이기도 한. 뭔가 가슴 한구석이 아려오면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조지아,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위치한 조지아, 대체 그 나라의 매력은 정말 무엇이기에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까지 나올 수 있게 되었을까 궁금해하며 첫 장을 펼쳤다.




스위스 사람들이 산을 감상하러 오고,
프랑스 사람들이 와인 마시러 오는 곳,
이탈리아 사람들이 음식을 맛보러 오고,
스페인 사람들이 춤을 보러 온다는 곳.


프롤로그부터 내 마음을 확 빼앗았다. 스페인을 제외한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를 여행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이 모든 나라를 합한 곳과 같은 곳이 조지아라는 나라라고 하니 한층 빠져들 수밖에. 코로나19만 아니라면, 시간적 여유가 넉넉히 주어진다면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은 책을 읽으면서 점차 굳어졌다.



'조지아의 음식은 한 편의 시와 같다'
본문 106쪽


여행자 에린 작가님과 함께 나도 지금 조지아를 여행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아무렇게나 돌아다니는 소, 말, 개, 고양이의 여유, 와인의 본고장에서 시음하는 오래 묵은 와인, 푸근한 조지아 사람들, 사진으로 보는, 스위스에서도 봤었던 것 같은 웅장한 산의 모습, 반짝이는 호수, 오래된 교회, 멋스러운 카페, 한 편의 시 같다는 조지아의 음식까지... 모든 것들이 생생하게 글자로 묘사돼 있어 더욱 실감 나게 읽을 수 있었다.지금, 여기, 내가 마치 조지아에 와있는 것처럼...


그리고 꼭 가보고 싶은 이유 하나로, 바로 '카즈벡 산'이 있다. 유럽 여행할 때도, 미술관, 박물관, 역사 유적지를 많이 돌아다녔던 나로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배경지라는데 안 끌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인간에게 불을 훔쳐준 죄로 제우스에게 날마다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벌을 받은 프로메테우스. 그 프로메테우스가 결박된 산이 바로 조지아의 '카즈벡 산'이라고 한다. 사진으로 보니 정말 내가 예전에 갔던 스위스의 융프라우 가는 길목과도 많이 닮았다고 느꼈다. 가히 올림푸스 신들이 드나들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백만송이 장미' 노래의 배경이 된 조지아의 작은 마을 시그나기도 꼭 가보고 싶다. 이 책을 읽다 말고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 노래를 흥얼거려 보기도 했다.



아무것도 아닌 흔한 창밖 풍경들도 여행 첫날 아침에는 이국적으로 다가온다.
본문 18쪽


여행의 묘미는 바로 이 이국적으로 느껴지는 모든 것이 아닐까 싶다. 여행지 숙소에서 보는 다른 플러그 소켓, 이정표, 좌우가 뒤바뀐 운전석 등 이 모든 것들이 새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하물며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숙소의 색다름, 아름다운 대자연들은 또 어떻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여행기를 보면서, 여행이란 결국 다름 사이에서 보편적 공통성을 발견하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생김새도, 주변 환경도, 문화도, 생활방식도 다르지만, 그 안에는 은밀하게 숨어있는 인류 보편적인 공통성이 있다. 로마 스페인 계단 앞에서 만난 꽃을 주고 흥정하는 아저씨와 정확히 오버랩되는, 노래 아저씨 이야기를 보면서도 느꼈고, 여행 중 버스나 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에서도 그렇게 느꼈다. 비록 버스나 열차 상태는 다를지 모르지만... 플리마켓에서 손수 제작한 팔찌나 반지, 그림 따위를 파는 예술가들 또한 어느 여행지에서나 마주칠 수 있는 정겨운 사람들이다.


작가님은 여행 갈 때마다 그 나라의 언어로 된 <어린왕자> 책을 구입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나는 어린왕자의 본 고장 프랑스에 갔을 때도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전 세계의 여러 언어로 번역된 <어린왕자>를 조지아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 또한 바로 여행의 보편적 공통성 아닐까? 조지아 여행기는, 이국적이면서도 보편적으로 다가오는, 인류 역사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는 조지아 사람들의 그 여유로움을 꼭 만나고 싶다. 각박한 도시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최고의 매력을 선사해 줄 조지아. 조지아만이 줄 수 있는 여행의 아름다움, 편안함... 호텔 창문 너머로 보이는 위대하고도 청아한 풍광, 와인, 조지아식 만두, 샐러드, 피자 등등. 한국의 BTS를 좋아한다는 어린 소녀까지...


에린 작가님,감사합니다.(마들로바 გმადლო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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