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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반창고

세 잎 클로버의 행복

소확행

by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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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에 당첨됐다. 사실 나는 기프티콘에 당첨된 경험은 많다. 이벤트에 응모하는 횟수가 많다 보니 자동적으로 당첨되는 확률도 올라간 것 같다. 그래서 당첨됐더라도 그냥 무덤덤했던 것 같다. 그런데 문득 내가 소확행을 무시한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에 라디오 프로그램인 <정지영의 스위트 뮤직박스>에 사연이 두 번이나 채택된 적도 있다. 한 번은 편의점 알바를 하고 돌아와 라디오를 켰는데 그때 내가 신청한 생일축하곡이 나오기도 했다. 네이트온 메신저 대화명을 ‘라디오 사연 당첨’으로 바꾸자, 주변에서 쪽지가 날아오기도 했다. 여행 사진을 주제로 한 사연 응모에는 내 마카오 여행 사진이 소개되기도 했다.


대학생 때 수강 신청할 때도 원하는 과목을 놓친 적이 없다. 이건 너무 당연한 게 아닌가 싶어 이야기했다가 볼멘소리를 듣기도 했다. 한국사 검정 자격증 3급을 땄을 때도 별거 아닌 것 같아 뭐 이런 게 대단한가라는 생각에 움츠러들며 이야기해서 오해를 산 것 같다. 나는 이상한 완벽주의가 있는 것 같다.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서 학예회를 할 때는 첫 번째 순서와 마지막 순서는 꼭 우리 반이 하게 되어서 좋지만 한 편으로는 속상한 기분도 들었다. 부담이 되어서 말이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잘할 수 있으니깐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고 생각해야겠다.

너무 속상하고 슬픈 마음이 들었다. 나는 살면서 힘든 일이 많았다. 그게 큰 상처로 남았다. 치료를 받고 있지만 계속해서 부정적인 생각이 남아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좋은 생각을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친구가 SNS에 따스하게 댓글을 달아주거나 제자가 소소한 주전부리나 스티커를 선물로 줄 때 마음이 따뜻해진다.

<소공녀>의 세라는 부잣집 공주에서 한순간에 빈털터리 하녀로 전락해 불운한 시기를 보냈지만, 이야기와 상상의 힘으로 극복해 냈고 결국 행복을 되찾았다. 나는 소설에 비하면 훨씬 오랜 시간 동안 힘들었지만, 나에게도 이야기와 상상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내가 쓴 오디오북 동화가 5편이나 된다는 사실이 아직도 신기하기만 하다. 더 다듬고 발전시켜서 종이책 출간도 하고 싶다.


천만 관객 영화인 <7번 방의 선물>은 불행하게 죽은 주인공이 나온다고 해서 보지는 않았다. 내 인생을 그런 불행한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 찾기 어려운 네 잎클로버의 행운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세 잎 클로버의 행복을 더 많이 가까이하며 인생을 즐기고 싶다.


도파민의 쾌감보다 세로토닌의 행복을 더 많이 느끼고 싶다. 나에게 세로토닌이 나오는 것들은 햇살을 받으며 소소하게 집안을 정리하고 커피를 마시며 에세이를 읽고 시를 쓰는 것이다. 산책과 음악 듣기도 좋다. 여행 다니는 것도 행복하다. 악기 연주도 즐겁다. 더 많이 웃는 나날을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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