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츠키, 고양이가 되고 싶어, 하느님의 몽당연필

등단 시 세 편과 심사평

by 루비

*4월에 시인으로 등단했어요. 등단작, 세 편의 시와 심사평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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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츠키



내 마음에 금이 갔어요

부서진 내 영혼 사이로

한숨 절망 울음이 새어 나와요

이런 나에게

새 숨과 희망을 불어넣어 준

따스한 손


사랑과 환희와

기대를 담은 금으로 된

이야기


나 이제 명작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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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되고 싶어


갸르르릉

귀여운 고양이

누가 건드릴라치면

발톱을 화르륵

나도

고양이가 되고 싶어

나도 발톱을 세우고 싶어

나는 너무 무력해

나는 왜 가만히 다 당하고 있었을까

왜 난 무참히 짓밟혔을까

나도 이제 고양이처럼

발톱을 세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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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몽당연필



테레사 수녀는

자신은 하느님의 몽당연필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섭리를 받들어

가난한 이들의 불행과 고난을

위대한 선행으로 바꾸었습니다

베토벤은 귀가 먹고 실연의 아픔 속에서도

운명 교향곡을 써냈습니다

그는 자신을 선택한

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지녔습니다


프리다 칼로는 교통사고 후유증과

몸에 철심을 박는 고통 속에서도

영혼의 그림을 남겼습니다

차가운 운명 앞에

눈물을 수천 리터 흘리더라도

맥없이 의지가 꺾이더라도

자신을 포기하지 말아요


정면으로 밀려오는 삶의 파도를

담담히 마주하면

세상은 당신의 인생에 감동할 거예요


*심사평


색다른 접근과 관찰의 선택


<킨츠키>는 옻칠과 금가루를 활용해 그룻을 붙이는 공예 방식의 하나이다. 제목부터 낯설기 때문에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 시는 금이 간 그릇에 빗댄 자신의 이야기로 고백하고 있다. "내 마음에 금이 갔어요. 부서진 내 영혼 사이로 한숨 절망 울음이 새어 나와요." 가녀린 여성의 어조를 사용하며 더욱 몰입되게 하는 이야기 같은 <킨츠키>의 화자는 따스한 손에 대해 말한다. "새 숨과 희망을 불어넣어 준 따스한 손" 즉 금이 간 그릇에 사연이 있는 선들을 그어 하나의 모양으로 승화시키고 새로움을 주는 주체이기도 한 손에 대해 화자는 숨을 쉰다. "기대를 담은 금으로 된 이야기"가 된 화자는 명작이 된다. 우연주 시인의 색다른 접근이 주는 이야기를 담은 시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고양이가 되고 싶어> 또한 색다른 접근을 하는 화자가 등장한다. 고양이의 많은 특징 중에 특히 발톱을 세우는 고양이를 선택한 화자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3연에서 나오는 "나는 너무 무력해. 나는 왜 가만히 당하고 있었을까. 왜 난 무참히 짓밟혔을까."라는 일기 같은 독백에 독자들은 침묵하며 그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관찰을 하는 대상에 한 부분만을 극대화해 발톱이라는 단어를 선택해 완성시킨 <고양이가 되고 싶어>는 화자를 응원하게 되고 동화되게 하는 흥미로운 시다. 이런 새로운 접근을 가지고 시도하는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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