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선택

빛과 소리로 만나는 신카이 마코토의 세계

신카이 마코토 하이라이트 필름콘서트

by 루비



유튜브에서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한 히사이시조 콘서트를 본 적은 있지만, 신카이 마코토의 필름콘서트는 이번이 처음이다. 나는 신카이 마코토를 <별의 목소리>를 처음 보면서 고등학생 때부터 좋아했었다. <별의 목소리>는 우주로 떠난 소녀와 지구에 남은 소년이 시공간의 간극 속에서 서로를 그리워하며 사랑을 이어가는 이야기다.


처음 공연한 <너의 이름은>은 기억과 구원에 관한 이야기다. 두 남녀 고등학생이 몸이 뒤바뀌면서 이야기에 유머러스한 필치를 더한다. 여학생의 시골 생활의 적적함과 반대되는 도쿄에 사는 남학생의 경쾌함은 대비를 준다. 그런 둘이 몸이 바뀌면서 이상하고도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되고 결국 운석으로 사라질 뻔한 시골마을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영화는 팬들 사이에서 ‘재난 3부작’ 중 하나로 불리며, 영상의 사실감과 몰입감이 큰 매력이다. 오케스트라의 고조되는 음악은 심장박동을 빠르게 증가시킨다.


<날씨의 아이>는 집중호우로 위기에 처한 도쿄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제물이 되려는 ‘맑음 소녀’와, 그녀를 사랑하는 소년의 이야기다. 신카이 마코토의 또 다른 작품, <언어의 정원>처럼 비와 물이 매개가 되어 시원한 청량감을 부여한다. 다만, <언어의 정원>은 개인의 사회적 고립과 실연, 둘 만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면 <날씨의 아이>는 ‘재난 3부작’ 중 하나답게 좀 더 스펙터클하다.


‘재난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인 <스즈메의 문단속>은 가장 최근작답게 공연 시간이 제일 길었다. 여주인공 스즈메의 어린 시절의 상처와 현재가 연결되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의미를 살리려는 시도가 좋았다. 규슈, 고베, 도쿄등 곳곳을 다니며 문단속을 하고 지진을 막으려는 스즈메와 소타의 협력과 결국에 서로에 대한 애정을 깨달아가는 내용이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은 섬세하고 사실적인 묘사와 빛과 물을 적절히 활용한 기법으로 예술성을 극대화한다. 그와 더불어 오케스트라와 밴드의 협연으로 이루어진 이번 공연은 신카이 마코토 애니메이션의 팬들이라면 눈과 귀 모두를 즐겁게 할 최고의 공연임에 틀림없다. 세 작품의 하이라이트만을 모은 140분간의 여정은,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몰입도 높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