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의 2박 3일

by 루비


2016년은 나에게 너무나도 뜻깊은 해였다. 바로 스무 살 때부터 고대하던 유럽여행을 서른이 되어 처음 가 볼 수 있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를 돌았지만 그중 스위스는 자연의 압도적인 아름다움 앞에서 고개를 숙이게 한 여정이었다.


스위스에 머문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다. 유럽여행 전체기간인 16박 17일 중에 고작 2박 3일이었다. 그러나 그 시간은 내게 천국에서 보낸 것 같은 큰 기쁨을 주었고, 언젠가 또다시 스위스를 여행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해 주었다.


나는 스위스의 도시 중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인터라켄에 갔었다. 그곳에서 제일 먼저 경험한 것은 치즈 퐁듀였다. 치즈로 유명한 스위스에서는, 다른 것도 많지만 퐁듀는 꼭 맛보고 싶었다. 그 노릿하고 걸쭉한 액체에 빵을 찍어먹으니 내가 정말로 스위스 사람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사실 살짝 실망하기도 하였지만 한참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마저도 추억으로 남았다.


그다음으로 경험한 것은 바로 패러글라이딩이었다. 인터라켄에 도착하니 여기저기서 패러글라이딩 체험부스가 있었는데 난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서인지 겁도 없이 보자마자 바로 가서 신청해 버렸다. 다음날 아침 패러글라이더를 탔다. 승합차를 타고 높은 곳에 올라가 신발을 갈아 신고 날아갈 준비를 했다. 발돋움을 한 다음에 공중으로 뛰어올랐는데 정말 두근두근거렸지만 이내 해방감으로 차올랐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인터라켄의 정경은 그야말로 천국의 풍경이었다. 하늘 아래 보이는 튠 호수와 브리엔츠 호수, 그리고 그 사이의 마을, 그 뒤로 펼쳐진 알프스 산! 갑갑하고 작은 네모난 창문으로 비행기 안에서 하늘 밖을 바라본 게 고작이었던 내게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함께 동행한 패러글라이딩 탠덤 파일럿은 내게 기억에 남을 사진을 많이 찍어 주었다.


인터라켄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건 융프라우로 가는 기차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이었다. 청록빛 호수 옆을 조용히 올라가는 산악열차, 그 옆으로 펼쳐진 옹기종기 아름다운 장난감 같은 마을의 모습들,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들, 빙하수가 떨어지는 폭포, 트래킹 하는 사람들. 이 모든 것들이 그야말로 달력의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왕복 5시간을 움직였던 산악열차를 타고 있는 동안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바깥을 직접 걸어보고 싶었다. 그만큼 안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그런 경이로운 대자연의 모습을 매일같이 바라보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스위스 사람들이 너무나 부러웠다. 뿐만 아니라 마지막 인터라켄을 떠날 때 이탈리아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호수에서 수영하는 사람을 본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나는 그들이 너무나도 부러워서 어쩔 줄을 몰랐다. 지상 낙원이란 곳이 바로 이런 곳이구나, 잠깐이라도 이렇게 나도 경험할 수 있어서 행복했었다.


누군가는 그리 말할지도 모르겠다. 고작 2박 3일 동안 인터라켄과 융프라우를 본 것 가지고 스위스를 제대로 알 수 있느냐고. 그럼 난 대답할 것이다. 빙산의 일각이 이 정도라면 스위스 전부를 경험하게 되면 얼마나 놀랍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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