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책,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나는 뭔가 꿈, 별, 여행, 우주, 신화 ……. 이런 단어를 좋아한다.
그런데 이런 나에게 딱 들어맞는 책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파울로코엘료의 <연금술사>. <연금술사>란 책을 처음 접한 것은 대입시험을 합격한 직후였다. 그 때 서점가에서 한창 베스트셀러로 떠올랐었고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 책을 집어 들었던 것이다.
이 책은 신비하고 몽환적인 표지 일러스트만큼이나 내용도 꿈꾸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해주었다. 한 양치기가 꿈에서 본 보물을 찾아 떠나가는 이야기는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내용과 일맥상통하였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모험과 주옥같은 메시지들이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나는 이 문구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간절히 원하기만 한다면 온 우주가 소망을 들어준다는 말. 그 후로 나는 실제로 이 마법같은 말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을 몸소 겪었다. 홍콩 여행이 가고 싶어 공모전에 도전하였을 때, 처음에는 안됐지만 재차 도전했을 때는 입상이 되어 동생과 홍콩과 마카오로 여행을 떠났다. 언젠가 도쿄 지브리 스튜디오와 디즈니랜드로 애니메이션 여행을 떠나고 싶었던 소망도 결국 이루어졌다. 대학생 때부터 꿈꾸던 유럽여행도 서른살이 된 여름에 다녀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내가 좋아하는 김수영 작가와의 데이트 이벤트에도 뽑혀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물론 이렇게 좋은 일들만 있었던 건 아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임용시험에 낙방했을 때 나는 며칠을 식음을 전폐하고 방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이 세상이 왜이렇게 나에게만 잔혹한가 하고 절망에 빠졌다. 그 때 다시 기운을 낼 수 있었던 건 연금술사에서 발견한 문구 때문이었다.
산티아고는 자기 고향의 오랜 속담 하나를 떠올렸다. '가장 어두운 시간은 바로 해 뜨기 직전'이라는.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 데 있도다.
이 두 문구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길고 지난한 어두움을 뚫고 언젠가 빛을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도 이 세상 아름다움을 보는 것을 잃지 말자고 다짐하였다.
아직도 나는 미완성 된 채로 자아의 신화를 위해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는 중인 것만 같다. 때론 넘어지기도 하고, 힘겨운 시간도 많겠지만, 이 책의 주인공 산티아고의 깨달음을 생각하며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겠다. 아니, 때론 흔들릴지라도 꿋꿋하게 내 마음속 자아의 신화를 생각하며 모험가의 눈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싶다. 바로 책 속의 문구처럼.
“이 세상은 도둑에게 가진 것을 몽땅 털린 불행한 피해자의 눈으로도 볼 수 있지만, 보물을 찾아 나선 모험가의 눈으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보물을 찾아 나선 모험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