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성과급 제도의 문제점

by 루비


난 올해 A등급 교사다. 작년에는 S등급이었다. B등급은 아니란 점에 조금은 안심을 했다. 이의신청 제도가 있지만, 한 번도 해 본 적은 없다. 정성평가와 정성평가로 이루어지는 평가제도에서 누구나 조금은 만족하기도 하고, 불만족하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만족하는 점은, 올 한 해 얼마나 바삐 뛰었는가, 업무량은 어땠는가? 객관적인 실적은 어떠한가로 평가하는 점인 것 같다. 수업 시수는 주당 몇 시간인지? 학년 곤란도는 어떤지? 과중한 업무를 맡았는지? 학생 지도 실적이 있는지, 연구 실적 등을 평가한다. 정량평가에서 산술적인 점수를 매기고 스스로 서술한 자기 실적평가서를 보고 평가위원들이 상대적인 순위를 매긴다. 다만, 이 상대적인 순위 매기기가 객관적일 수도 있지만, 주관적인 호불호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다. 게다가 교장선생님의 입김도 상당히 반영된다.

바로 이러한 점이 완전히 만족할 수 없는 점이다. 게다가 학교 교육이란 게 정량화라는 게 가능한가? 사실 좀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자라나는 어린이들, 고유한 색깔을 지닌 어린 생명을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교육의 질을 사칙연산 계산하듯이, 부품을 조립하듯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평가해 낼 수 있을까? 이 평가서에는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 업무 추진에서의 질적, 예술적, 창의적 업무능력 등은 전혀 평가 요소로 들어가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예를 들어 난 작년에 학교폭력(생활) 및 안전업무를 맡으면서 평화로운 학교를 만드는 데 기여했지만, 딱 거기까지일 뿐, 내가 어떤 기획안을 만들었고, 그 기획안을 다듬고 추진하는데 어떤 세세한 공을 들였는지는 아무도 평가할 수 없다. 굳이 따지자면, 평소에 얼마나 화려한 말솜씨로 포장하는 데 있지 않을까? 그러한 면은 결국 과도한 정치와 견제로 나온다. 누군가는 일에만 매진하고 꾸준히 조용히 티 나지 않게 처리한다면, 누군가는 과한 입김과 통제, 허세로 일을 한다. 그러면 후자가 좀 더 좋은 점수를 받곤 한다.


사실, 올해의 결과(그러니까 작년의 학교생활)는 나름 평화로운 축에 속한다. 좋은 근무 평가를 받기 위해 온갖 협잡과 공작과 서로 누가 더 치적을 쌓았는지, 누가 더 일을 잘하는지를 두고 치열하게 싸우는 학교도 있다. 학교가 순수하게 수업만 하고 아이들과 교감하고 행복하게 보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1등부터 꼴찌까지 줄을 세우는 상대평가의 과정 속에서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권력자에 줄을 서고 지독한 생채기를 내곤 한다. 다른 사기업이나 공공기관은 다녀보지 않아서 어떤 식으로 하는지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드라마 <미생>을 보니 오 과장처럼 부하직원을 챙기고 묵묵히 자기 일만 해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든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


학교의 내부인뿐만 아니라 외부인까지도 S, A, B로 나누는 점수 쪼가리로 서로를 등급 매기고 평가하며 상처를 주기보다 그 선생님이 얼마나 아이들을 살뜰하게 챙기는지 사랑으로 가르치는지 진심을 다해 동료교사를 배려하는지, 교직원들과 화합하는지를 보는 눈이 생겼으면 좋겠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면 세심하게 알기는 힘들겠지만, 분명,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란 시처럼 살뜰히 살펴 사람의 진심과 철학, 결을 이해한다면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