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리필 가게

창작 이야기

by 루비

무한리필 가게



걸리버가 여행했던 소인국에 어떤 소인 부부가 무한리필 가게를 차렸다. 소인들은 신이 나서 무한리필 가게의 음식을 먹고 또 먹었다. 소인 부부는 아무리 소인들이 많이 먹어봤자 한계가 있고 가게 매출이 뛰어서 흡족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일이 생기고 말았다. 소인 부부의 가게에 거인이 나타난 것이다. 소인 부부는 예전에 걸리버와 친하게 지냈던 것을 생각하고 웃으며 환영해주었다. 설마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다정했던 걸리버를 떠올리며 자신들의 장사에 지장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웬걸! 이 거인은 걸리버와 달랐다. 식성이 거인 중에서도 대단했다. 어느새 다른 손님에게 줄 음식마저도 모두 거덜 나고 더 이상 내 줄 음식도 재료도 없었다. 소인 부부는 화가 나서 거인에게 따졌다.


“아니, 정도라는 게 있지. 이렇게 많이 먹으면 우리는 손가락 빨라는 거예요?”


그러자 거인도 지지 않고 대답했다.


“나도 돈 내고 먹는 거요. 무한 리필이라면서 이게 무슨 추태요?”


소인 부부와 거인은 서로 지지 않고 싸웠다. 결국 화가 난 소인 부부는 마을 지도자에게 가서 조언을 구했다.


“이러쿵저러쿵.”


그러자 지도자는 현명한 조언을 내렸다.


“거인의 입장에서 보면 거인의 말도 옳고, 소인 부부의 입장에서 보면 소인 부부의 말도 옳지만…”


그리곤 말을 이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소인 부부가 언급하지 않은 속내가 있지 않소. 무한 리필이지만 우리 가게가 적자날 정도로 먹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걸 거인이 깨부순 거지. 그래서 화가 난 것일 테고. 소인 부부는 거인 부부에게 솔직한 마음을 고하고 약속을 지키지 못함을 이해를 구하는 것이 좋겠소.”


지도자의 말을 들은 소인 부부는 고개를 떨구었다. 지도자는 거인에게도 조언을 하였다.


“무한리필인데 쫓겨난 것은 억울하지만, 소인 부부의 생계가 달린 일이니 거인도 인정을 베풀면 원만히 해결될 것처럼 보이는구려.”


잠시 후 거인이 말하였다.


“소인 부부. 무한리필이란 말만 철석같이 믿고 많이 먹었지만 쫓겨나서 화가 나서 나도 같이 화를 내고 말았네요. 나는 몸집이 거대해 음식도 한꺼번에 많이 만들 수 있소이다. 다음 장사 때는 내가 오늘 먹은 만큼 거들어 주겠소이다. 우리 화해합시다.”


결국 소인 부부와 거인은 화해를 하였고, 소인 부부네 가게는 더욱 잘 되었고, 거인은 소인 부부에게서 배운 대로 새로운 무한리필 가게를 차려 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