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동화
게임 나라 몬스터들
여기는 게임 나라 세상. 모든 게임 유저들이 잠자리에 들면 그제야 몬스터들이 일어나서 활동을 개시한다. 유저들의 키보드 안에서만 움직이다가 스스로 활동하려니 재미있기도 하지만 곤란한 일도 많이 겪는다. 가장 큰 곤란함은 장착한 아이템과 경험치에 따라 활동 반경에 제한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도 있다.
프랑켄슈타인 몬스터가 먼저 말했다.
“나는 세상이 너무 시시해. 나는 경험치가 100%인 상태로 창조됐어. 게다가 외모까지 무시무시해서 나를 이길 자가 아무도 없어. 그래서 세상이 너무 지루하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메두사 몬스터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신화 속에서는 페르세우스가 처치한 걸로 나오지만, 사실 난 안드로메다를 사랑했다고. 그래서 그녀를 위해 희생한 거야. 그런데도 페르세우스를 영웅 취급하다니. 요즘 난 세상의 허무함을 많이 느껴. 드라큘라, 넌 어때?”
드라큘라 몬스터도 지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인간들은 우리를 괴물이라고 부르지만 진정한 괴물은 바로 인간들이 아닐까? 인간의 마음 안에 없는 건 탄생할 수가 없잖아. 그들 마음속에 우리 같은 괴물들이 존재했기에 우리가 창조될 수 있었던 거라고. 그런 의미에서 난 인간이 두려우면서도 한편 증오한다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라.”
그때 조용히 듣고만 있던 늑대인간 몬스터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우리가 창조된 건, 인간의 마음에 악이 깃들어서도 우리를 괴롭히기 위해서도 아니야. 그건 그냥 재미를 추구하는 인간들의 메타포에 우리가 이용된 거지. 예를 들어 보름달만 뜨면 사람에서 늑대인간으로 변신하는 나는 사람의 잔인함을 믿고 싶지 않았던 선량한 마음의 표상이라고. 즉, 일부 악한 인간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선하다고 할 수 있지. 나는 인간을 믿는다네.”
“듣고 보니 그렇군.”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다.
“하지만, 우리의 게임 인생이 지루한 건 사실이야. 모든 게 만렙으로 채워진 건 불공평해. 더 이상 배울 게 없거든.” 다시 프랑켄슈타인 몬스터가 말했다.
“쉿. 어디 가서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말게. 다른 몬스터들이 들으면 질투한다고. 그보다 우리가 스스로 재미를 만들어나가면 되는 거야. 인간들처럼.” 늑대인간 몬스터가 말했다.
그러자 나머지 몬스터들이 일제히 늑대인간 몬스터를 쳐다봤다.
“어떻게?”
“게임에 버그를 넣는 거지!”
“아!!”
“쉿! 인간들이 깨어났다. 활동 개시!”
곧 게임 유저들이 나타났고 게임을 다시 시작했다. 그들은 갑자기 나타난 버그로 머리를 쥐어뜯더니 이내 깔깔 웃어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컴퓨터의 플러그를 뽑아버렸고 몬스터들은 다시 긴 수다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