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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교권침해 없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

따뜻하고 민주적인 학급 경영 방법

by 루비

교사와 학생간에는 래포 형성이 참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참 어려운 것이 교사가 학생에게 어느 정도 허용적이냐에 따라 교사와 학생 간에 즐겁고 유의미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고 반대로 너무 건조하고 딱딱한 관계에 머물 수도 있다. 보통 다인수 학급에서는 래포 형성보다는 통제에 집중하기가 더 쉬운데 그 결과 학생들과의 관계 마찰로 이어질 수가 있다. 일단 우리반은 3명으로 소인수 학급이어서 무엇보다 관계 소통에 많은 비중을 쏟았다.

그 첫 번째로 (어느 학급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꼼꼼하게 약속을 만들었다. 관계 소통에 우선하여 지켜야 할 선을 확실히 정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매해 약속을 만들어왔지만 잘 지켜진 해도 있고 안 지켜진 해도 있다. 어떤 해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처럼 일부 장난꾸러기 학생들의 반항이 반 분위기를 타고 전체로 번지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잘 지켜지고 있다. 이전에는 약속을 만들고 안 지킬 경우 해야 할 벌칙을 많이도 나열해서 심지어 교사인 나조차도 그 벌칙을 꼼꼼히 체크하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안지키면 그저 클래스123(학급경영플랫폼)의 머쓱카드만 준다. 머쓱카드가 3개 모이면 머쓱일지에 기록 후 머쓱일지 기록 횟수에 따라 타임아웃, 으쓱카드 삭제, 부모님 소환, 교장선생님 면담, 교내봉사활동 등 다양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 이것은 토머스 펠런의 책 <123매직>에서 배운 것을 우리학급 실정에 맞게 적용한 것이다. 여기에 1:1 상담을 곁들이면 더욱더 교육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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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반 약속과 머쓱일지


두 번째로는 우리반 만의 반가를 만들었다. 작년 3학년 할 때는 동요 네잎클로버를 개사해서 내가 직접 만들어주었다.(라고 적고 학급경영책을 참고하였다고 읽는다.) 아이들이 어찌나 좋아하는지 시도 때도 없이 반가를 부르자고 하였고 덕분에 활기찬 반 분위기는 배가 되었다. 올해도 1학기에 내가 직접 만들어서(라고 적고 인***에서 참고하였다고 읽는다.) 아이들에게 안내하였는데 2학기가 되니 아이들이 반가를 바꾸자고 성화였다. 노래 목록으로 ♪오락실, ♪혼자라고 생각말기, ♪꿈꾸지 않으면 등이 나왔는데 간디학교 교가인 ♪꿈꾸지 않으면이 당선되었다. 이 노래에 맞춰 아이들이 직접 개사를 하였고 우리반만의 반가가 만들어졌다. 저학년에게는 쉽지 않겠지만 5학년이라 아이들의 창의적인 창작 능력을 활용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세 번째로는 정기적으로 학급 회의를 연다. 제인 넬슨의 <학급긍정훈육법>책을 참고하였는데 기존의 딱딱한 회의가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회의다. 먼저 서로에게 감사, 칭찬, 격려, 사과의 말들로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이 때 담임교사도 반드시 함께 참여한다. 오프라 윈프리가 꾸준한 감사일기로 삶을 변화시켰듯이 학급 회의를 통한 꾸준한 감사의 인사들도 아이들 마음의 온기를 따뜻하게 해준다. 그런 후에 회의할 안건을 상정한다. 그럼 학급에서 고쳤으면 하는 점, 친구들이나 선생님에게 바라는 점, 교육 내용 및 방법의 변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의견이 나온다. 이것을 국어 시간에 배운 토의하기 절차에 따라 서로의 의견을 조정하고 모은다. 모두가 수긍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한 달 반 간격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자유롭고 허용적인 학급을 경영하는 데 꽤 많은 도움이 된다. 민주적인 시민을 기르는 밑거름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학부모 편지

네 번째로는 정기적으로 학부모 편지를 발송한다. 허승환 선생님은 책에서 매주 보냈다고 하였으나 현재 나는 1학기에 3회 정도 보내고 있다. 그간 있었던 주요 학급(학교)활동, 아이들 사진, 부탁의 말씀, 안내 사항들을 A4 1쪽에 채워서 보내고 있다. 좀 더 숙달되고 익숙해지면 허승환 선생님처럼 2주에 한 번, 또는 매주 보내고자 한다. 원활한 학부모와의 소통으로 가정-학교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긴밀하게 협조하는 체제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상으로 우리반의 따뜻한 학급을 경영하는 방법을 나눠봤다. 매년 대상학년, 학생수, 학교규모, 학급구성원이 바뀌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 맞는 최적화 솔루션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다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서 여러 변수 속에서도 맞춤형 경영방법을 찾아 적용하면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따뜻하고 민주적인 학급 운영이 가능할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욕구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다. 그럴 때 더 이상 학교폭력과 교권침해로 신음하지 않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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