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하면 하루종일 그 사람을 생각하게 돼. 그 사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인생의 시름을 잊게 되고 생의 활력이 돋아. 마치 생의 에너지가 장작불 타오르듯 활활 타오르는 거야. 그는 장작더미처럼 내 생을 견인해 주는 역할을 하지.
그건 사랑이 아니라 도구화하는 거 아냐? 사랑해서 필요한 게 아니라 필요해서 사랑한다는 말 같은데.
아니야. 필요해서 사랑했다면 이런 거지. 날씨가 너무 추워서 온기를 갖기 위해 그를 장작더미로 이용하는 거. 내 삶이 온통 암흑으로 가득해서 그 사람을 탈출을 위한 사다리로 이용하는 거. 내 삶을 채우기 위한 거. 그런 게 아니라 나는 그냥 그 사람이 좋은 거야. 그 사람을 사랑하다 보니 그 사람이 내 삶의 불꽃을 지피는 땔감처럼 느껴지는 거야.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람은 없어서 안 되는 존재인 거야.
그게 만약 전부다 착각이라면? 너 스스로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사랑한다고 거짓으로 믿어버린 거라면?
아니. 내 가슴은 거짓말을 안 해. 그냥 그 사람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지는 걸. 마음이 아픈 걸. 그 사람이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어. 나를 이용해서라도 나를 밟고서라도 그 사람의 행복을 비는 게 내 사랑이야. 하지만 결국 그렇게 되면 나는 그를 떠나겠지. 나는 그를 사랑하지만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 그런데 정말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그런 일은 없을 거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위한 작은 희생을 아끼지 않을 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서로를 아껴주고 자신을 땔감으로 사용해도 불평하지 않는 것. 서로가 생의 불꽃을 지펴주는 사랑의 동반자가 되어주는 것, 그런 게 사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