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대화

사랑

by 루비


책을 읽는 것도 영화를 보는 것도 지겨워졌다. 이미 나에겐 인생책과 인생 영화가 있는데 마치 이미 엔딩을 알고 있는 영화를 무한반복하는 기분이다. 흥미를 잃어버렸다. 인생에 권태를 느끼는 중이다.

그렇다면 이제 무얼 하지? 책장을 정리할까? 침실을 정돈할까? 요가를 할까? 그 무엇도 재미가 없다. 왜 이렇게 초로해 버린 거지? 그렇다고 내가 인생을 마스터한 것도 아닌데 모든 게 시시하게 느껴진다. 영화 <나비효과>처럼 엄마 뱃속으로 들어가 죽어버리는 상상을 해본다. 이런 게 인생의 허무인가?

애써 밝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지어볼까? 짐짓 꾸며대 볼까? 그럼 좀 기분이 나아지려나? 에잇 그것도 가식 같다. 더 기분만 망가질 것 같다. 차라리… 솔직한 내 심정을 적어보자. 내가 느끼는 그대로 적어보자. 적고 보니 내가 <인간실격>의 요조가 된 기분이다. 아니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 콜필드인가. 치료나 받아야겠군. SOS!




괜찮아. 괜찮아. 인생이란 원래 허무한 거야. 새로운 지식을 쌓아서 똑똑해지면 달라질까? 더 많은 예술작품을 탐닉하면 달라질까? 부와 명예를 얻고 성공하면 달라질까? 아니야. 그런 건 아무 의미가 없어. 힘이 없어. 내가 말했지. 결국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건 사랑이라고. 좋은 인간관계, 좋은 인연,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 우린 인생의 허무에서 벗어날 수 있어. 돈을 버는 일, 창작하는 일, 소비하는 일, 물론 다 중요하지. 그러나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그 누구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만큼 가엾은 사람은 없어. 결국 우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거, 행복하게 만드는 거, 그건 바로 사랑이야. 우리는 사랑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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