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블랙독>에 비춰본 교육현실

수많은 고하늘 선생님을 응원합니다!

by 루비


드라마 <블랙독> 포스터 (출처: 공식 홈페이지)

2013년 1월에 방영한 장나라 주연의 <학교 2013>를 재밌게 봤습니다. 교권 붕괴, 학교 폭력, 기간제 교사의 현실 등 여러 이슈들이 접목되어 학교 교육 현장을 실감나게 그려낸 드라마입니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중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또 한 번 학교에 관한 웰메이드 드라마가 탄생했습니다. 바로 서현진 주연의 <블랙독>입니다.


블랙독은 검은개처럼 소외된 편견의 대상을 뜻합니다. 극중 서현진 배우가 열연하는 고하늘 선생님도 학교에서는 블랙독입니다. 간신히 기간제 교사에 합격했으나 낙하산 의혹까지 받으며 힘겹게 교사생활을 해나갑니다. 그 어렵다는 3학년 부와 진학부에 동시에 소속되며 심화반까지 맡습니다. 학년초에는 실수연발이었으나 점차 수업도 학교생활도 안정되어갑니다. 고하늘 선생님의 성장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고하늘 선생님의 성장을 응원하는 마음 안에는 저에 대한 응원의 마음도 함께 담겨있습니다. 고하늘 선생님을 바라보며 제 지난날을 되돌아봤습니다. 3학년 입시설명회에서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는 고하늘 선생님. 그리고 이를 수용하여 입시설명회에서 멋지게 활약하는 진학부장 박성순(라미란 역)선생님. 드라마를 보며 바로 이거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왜 3학년만 자리에 앉냐며 다짜고짜 항의하는 학부모님들 속에서도, 처음에는 공격적이었지만 진로 지도에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나서는 구재현 학부모님처럼 결국 교사와 학부모는 한 배를 탄 교육공동체이며 진정성은 마음은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형편없는 진학률 그래프를 보여주자 객석에는 야유가 빗발치고 교장, 교감 선생님 너나할 것 없이 혀를 끌끌찹니다. 하지만 심기일전하여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자 비난은 기대감으로 바뀝니다. 불신에서 신뢰로의 전환이라고 할까요. 물론 단기간에 그리 변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 간극을 채우는 것은 선생님과 학생, 그리고 학부모의 합심과 노력, 그 결과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겉으로 보기엔 참 편해보일지도 모를 학교이지만 그 안에서는 무수히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수업방식, 시험문제 출제 방식이나 채점에 관한 오류, 학교 안 아이들 간의 서열다툼이나 왕따, 학교폭력문제, 동아리활동 편성문제, 생활기록부 기록 문제, 아침 독서활동이나 스포츠클럽활동, 방과후활동이나 사교육 활동과 같은 문제들까지 신경쓸 것들은 참 많고 매순간이 고비이며 많은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이런 산재한 문제들속에서 교사들은 진정한 교육 해법을 찾아가야하지 않을까요? 바로 교육공동체인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함께요. 국어 시험 문제 오류로 실랑이를 벌이던 대치고 학생들과 교사사이에서 고하늘 선생님은 처음엔 학생의 의견을 묵살하고 강경하게 대처하는 모습으로 나옵니다. 그러나 교육방송의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자신들이 틀렸다고 생각한 고하늘 선생님과 몇 몇 선생님은 소신을 지켜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해주고 사과를 합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학생들은 “그럴 수 있죠.”라며 날선 공격을 하거나 선생님을 비난하지 않습니다. 진정성있게 사과하는 모습에서 학생들도 많은 것을 배웠으리라 봅니다.


드라마 블랙독 속 대치고는 교사들간의 정치 싸움도 치열합니다. 이는 곧 제가 실제 겪었던 학교 현실이기도 하며 지금도 여느 학교에서 늘상 벌어지는 일일 것입니다. 어떤 부서로 가게 되느냐의 문제, 성과급 경쟁의 문제, 권위/권력/서열의 문제 등등. 교사 집단도 일반 사기업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치고 교감으로 승진한 문수호 교무부장의 말마따나 교사는 정치와 무관하게 실력으로 인정받고 제자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게 더 중요한 게 아닐까요? 그리고 부장교사들, 교감, 교장 등 선배교사들은 바로 그러한 학교 분위기를 조성해주어야 하고요.


고하늘 선생님은 드라마 말미에 임용고사에 통과하여 정교사로 발령받습니다. 더 이상 블랙독이 아닌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은 정교사냐 기간제 교사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에서부터라도 차별과 배제를 줄여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학생들도 학부모도 교사들도 사회적 인식도 변화되어야 합니다. 중요한 건, ‘이카루스’같은 고득점 학생들만을 위한 심화반이 아니라 상위권에 들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고하늘 선생님같은 분들의 편견없는 사랑과 배려가 우리 사회에 필요합니다. 우리 시대에는 더 이상 블랙독이라 불리는 소외된 계층이 생기지 않기를 바래보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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