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학년 복식학급
1. 수다쟁이 아이들
작년 우리 반 아이들은 일부 쾌활한 아이(심지어 공격적이기까지) 빼고는 대부분이 책을 좋아하고 조용조용한 내향적인 아이들이 다수였다.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은 심각한 우울한 내면으로 매주 상담도 진행할 정도로 힘든 점이 있었는데 올해 우리 반 다섯 명의 아이들은 다들 매우 건강하고 밝고 명랑하다. 그리고 너무 수다쟁이다. 작년에는 수업 시작하자, 몇 쪽이지? 하고 물어보면 바로 재깍 준비가 되고 수업이 시작되었는데 올해 우리 반 아이들은 어찌나 말들이 많은지 자기들끼리 떠드느라고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이때는 5초를 세면 효과적)
그래서 하루는 2학년이 협력 강사 선생님 수업을 가고 3학년과 도덕 수업을 하게 될 때 아이들에게 "우리 계속 수다 떨까? 공부할까?"라고 물어보았다. 오늘 도덕 시간은 충분한 수다 시간을 주겠다고. 그러자 여자아이가 솔깃한 눈치, 하지만 남자아이가 의외로 "그래도 공부해야죠." 하며 재깍 수업 준비 자세를 갖춰서 여자아이도 자리를 바르게 고쳐앉았다. 막상 멍석을 깔아주니깐 거부하고 공부를 하자고 하는 아이들, 그래도 기본자세는 됐구나 싶었다.

2. 교무실까지 졸졸 따라오는 아이
중간놀이 시간에 나는 잽싸게 교무실에 물을 마시러 왔다. 그런데 어디서 자꾸 들리는 "선생님." 선생님" 하는 소리. 그러더니 급기야 교무실 안으로 따라와서 매달리는 만 8세 아이. 옆에 선생님들도 귀여워서 웃었다.
3. 정리 정돈을 깔끔하게 빛나게 하는 아이들
우리 반은 알림장을 쓰고 나서 미니 빗자루로 자기 자리를 청소한 후, 깔끔이에게 검사를 맡고 각자 인사하고 방과후 수업을 들으러 간다. 워낙 시간이 짧다 보니 미처 점검하지 못한 사물함과 책상 서랍을 날 잡아서 정리하자고 했다. 아직 저학년이라 서툰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굳이 자세하게 알려주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버릴 건 버리고 가지런히 정돈하는 아이들. 게다가 내가 교실 안 서랍장에 필요 없는 것을 버리고 정리하는 와중에 자기는 정리 정돈을 너무 잘한다며 하나하나 도와주며 좋아하는 H. 내가 반 학급 모토로 '스스로 하는 아이들'로 내세운 적 있는데, 선배 교사가 어떻게 아이들이 스스로 하냐며 면박을 준 적이 있어서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 반 아이들은 스스로 잘하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다.
4. 개구리알 속 구슬 찾아볼래요?
올해 환경 구성 예산으로 반 아이들에게 개운죽 화분을 사주었다. 수경재배를 하는데 화분 안에는 개구리알을 넣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작은 알을 물에 담그면 부풀어 오르는데, 내가 책상 서랍을 정리하다가 작년에 수업 시간에 썼던 구슬을 아이들에게 주었다. 그러자 구슬을 개구리알이 담긴 화분에 넣고 "선생님, 개구리알 속 구슬 찾아볼래요?" 하고 다가왔다. 반짝반짝 빛나는 오색찬란한 개구리알 속, 구슬을 찾느라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어쩌면 개운죽보다 개구리알에 더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 때문에 당황스러우면서도 귀엽다.
5. 너무 느린 아이들
이런 귀엽고 사랑스러운 우리 반 아이들의 매력이라고 해야 할지, 한 가지 단점은 느린 아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정말 2년 연속 3학년을 하니 학년말과 학년초의 느낌이 다르더라도 작년 학년초를 떠올려봐도 너무 느리다는 게 팍팍 느껴진다. 그래도 D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수행 속도가 빠른데 나머지 아이들은 정말 참을 성 있게 인내하고 단계별로 꼼꼼히 알려주고 기다려줘야 한다. 그래도 이 아이들이 학년말에 많이 성장한 모습을 보이면 기쁘겠지? 하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프로젝트 수업도 준비하고, 독서 교육도 하고자 한다. 사랑해!!! (아침에 내 얼굴에 스티커를 붙여주는 아이, 조그만 껌을 주는 아이, 다이소에서 산 신기한 인형과 컵 등을 자랑하는 아이들, 너무 귀여워>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