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방송반 원고
2006/05/03
<Main signal up/down>
<Program signal up>
길들임 혹은 길들여짐
<Program signal down>
<bgm up> Forrest Gump Suite - Alan Silvestri
「옛날에 저보다 좀 더 클까 말까 한 별에 어린 왕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친구가 그리웠습니다.」
안녕하세요. 상록인 여러분.
오늘 함께 할 이야기는요. 어릴 적 많이 읽어보셨죠?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랍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도 일컬어지는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이야기.
오늘 저와 함께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어린 왕자와의 여행을 떠나볼까요?
<bgm down>
그럼, 음악 듣고 계속하도록 할게요. 루시드폴의 보이나요.
M1 보이나요 ― 루시드폴
M2 아름다운 구속 - 김종서
어린 왕자 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나요?
어린 왕자가 살던 소행성 B612호, 어린 왕자가 길들인 사랑스러운 장미꽃 한 송이, 여우, 뱀……. 그리고 우리에게 아름다운 별 하나 남겨놓고, 홀연히 지구를 떠나버린 어린 왕자.
양이 장미꽃을 먹어 치울까 봐 걱정하는 어린 왕자에게 조종사가 무심하게 대답하자 화를 내며 흐느껴 우는 어린 왕자. 그 순수하고 여린 마음이 금방이라도 부서져버릴 것 같아 꼭 지켜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요.
여러분도 누군가를 저토록 사랑하고 있나요?
M3 사랑해서 미안합니다 - 캔
M4 웃는 거야 - 서영은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길들인다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죠.
‘길들인다’라는 말은 곧 ‘관계를 맺는다’라는 뜻이라고요.
어린 왕자가 자신을 길들인다면 수많은 여우 중에 한 마리에 지나지 않았던 자신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여우 자신 또한 어린 왕자가 자신을 길들임으로써 어린 왕자의 금빛 머리칼 때문에,
자신과는 아무 상관도 없던 밀밭에 스치는 바람소리마저도 사랑하게 될 거라고…….
그 말을 들은 어린 왕자는 이렇게 말해요.
「이제 좀 이해할 것 같아, 꽃 한 송이가....... 그 꽃이 나를 길들였나 봐…….」
M5 Rain 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 B. J. Thomas
「너희들은 아름답지만 텅 비어있어.
누가 너희들을 위해서 죽을 수 없을 테니까.
물론 나의 꽃은 지나가는 행인에겐 너희들과 똑같이 생긴 것으로 보이겠지.
하지만 그 꽃 한 송이는 내게는 너희들 모두보다도 더 중요해.
내가 그에게 물을 주었기 때문이지.
내가 벌레를 잡아 준 것도 그 꽃이기 때문이지.
불평을 하거나 자랑을 늘어놓는 것을,
또 때로는 말없이 침묵을 지키는 것을 내가 귀 기울여 들어준 것도 그 꽃이기 때문이지. 그건 내 꽃이기 때문이지.」
M6 벌써 일 년 - 브라운 아이즈
M7 Sk8er Boi - Avril Lavigne
누군가를 길들이고, 누군가에게 길들여지고.
그렇게 누군가에게 단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것.
작은 손짓, 몸짓 하나하나를 기억하고 멀리서도 느낄 수 있는 것.
길들임. 혹은 길들여짐.
M8 Gentle rain - 클래지콰이
혹시 밤하늘의 별을 쳐다본 적 있으세요?
어린 왕자가 말했던 것처럼, 밤하늘의 그 수많은 별 들 중의 하나에서 어린 왕자가 우리를 내려다보며 웃고 있지는 않을까요?
그럼 오늘 점심방송 여기서 마치도록 할게요.
아직 부족한 것 많고, 실수투성이지만 예쁘게 봐주시고요.
지금까지 진행---, 제작---, 기술에---이었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Program signal up>
<Program signal down>
<Main signal up/down>
*스무 살 때 썼던 방송반 원고.
<커피 한 잔과 음악노트>에 수록되어 있지만 지금은 절판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