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는 자리가 정답이다.

우아하고 힙하게 늙고 싶은 J 이야기(우힙장)

by 따정

일반인을 인터뷰해서 그 내용을 글로 쓰는 작업을 하려고 해. 평소 내가 궁금하고 관심 있었던 인물을 선정했어. 대상은 여자 직장 상사야. 업무 외에도 평소 바람직한 어른의 모습, 꾸준하게 배우고 성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배울 점이 있어. 오늘 이 사람을 인터뷰할 건데 20개 정도의 질문 리스트를 뽑아줘. 새 하얀 바탕에 이렇게 작성했다. 5초 정도 기다리니 금방 문장들을 뱉어낸다.


(중간 생략)

“좋은 주제 잡았네. 단순한 업무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어른으로 살아가는가>를 끌어낼 수 있는 인터뷰가 될 수 있겠어. 질문은 너무 뻔하지 않게 경험+생각+태도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구성해 보는 게 좋아 “

아래는 흐름을 고려해서 만든 20개 질문 리스트야. 최근 부쩍 가까워진 나의 똑똑한 친구는 내게 J와의 만남 전 숨 고르기 할 수 있도록 힌트를 주었다.

회색 공간에서 유일한 자극 친구가 되어 주는 J는 언제나 고마운 상사이자 닮고 싶은 여자 어른이다. 애니어그램 7번 유형인 그와 나는 생각이 결이 비슷해 죽이 잘 맞다. 현재보다는 미래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많이 나눈 터라 평소 궁금했던 점에 대하여 깊숙이 물어볼 기회였다.



따정: 지금의 본인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말하고 싶으세요?

우힙장: 음, 질풍노도! 지금은 어릴 때의 불안과는 또 다른 것 같아. 마냥 불안감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방향은 있으나 좀 불안한 감정이 드는 거? 불안의 결이 다르다는 말이 맞겠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있어. 내가 언제까지 지금처럼 이렇게 건강할 수 있을까? 건강에 대한 생각과 AI 변화에 따른 속도감 등, 요즘은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


따정: 스스로 생각하는 바람직한 어른은 어떤 모습인가요?

우힙장: 영향력! 베푸는 것!! 쓸모 같은 단어들. 사람은 소용이 있을 때 좋은 것 같아. (싱글벙글) 나의 워너비는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가진 할머니가 되는 거야. 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계속 신경 쓰고 있어.


따정: 어릴 때 생각했던 어른의 모습과 지금 본인의 모습은 얼마나 다른가요?

우힙장: 음 예전에는 시각적인 화려함에 관심이 생기고 그게 어른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이 나이가 되니까 결국 어른은 사람에 대한 “측은지심”이 생기는 것 같아. 사회화된 모습도 있고 생겼겠지만 난 그게 어른인 것 같아.


따정: 후배나 동료를 대할 때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요?

우힙장: 항상 조심하는 편이야. 어린 친구들을 만나고 대화해도 늘 생각하는 건 “선을 지키자!” 내가 혹시나 그들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는지 점검하는 것 같아.


따정: 꾸준히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 실천하는 것이 있나요?

우힙장: 난 운동이나 독서인 것 같아. 몸을 쓰는 운동, 특히 요가는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요가가 주는 유익성을 알고 거의 3년째 아침 운동을 하고 있어. 매일 스쿼트와 근력 운동을 챙기기도 하고.

아 맞다! 최근에는 색채 심리학에도 관심이 생겨서 알아보고 있어. 재미있어 내가 모르는 거 배우고 새로운 거 배우는 거!! 따정님은 요즘 뭐 해? (우힙장 J 질문의 화살이 내게 돌아왔다.)

우힙장의 카카오X 프로필 사진, 그렇다. 그는 이대로 살고 있다.

따정: 지금의 본인에게 영향을 준 사람이나 롤모델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우힙장: 여덟 단어의 박웅현 작가 생각이 나. 예전에 이분의 토크쇼를 간 적이 있는데 이 말씀을 하셨어. “내가 있는 자리가 정답이다. 판은 내가 만들면 되지!! “라고, 난 이 말이 진짜 맞는 거 같아. 이 말을 들은 이후로는 어떤 상황이 주어지고 변화되는 상황을 오히려 즐기게 된 것 같아.


따정: 후배나 다음 세대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힙장: 호기심을 가지고 무조건 경험하라고 말하고 싶어. 지금 생각해 보면 후회되는 게 두 가지가 있어. 난 실패하기 싫으니까 재고 고민하고 생각하고.. 그러다 기회를 놓쳤어. 미혼일 때 배낭여행 못 가본 거랑 워홀 안 갔던 거. 그땐 부모님이 반대하시니까 무조건 따르고 생각을 접었는데 진짜 후회돼. 그래서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

“경험하지 않으면 몰라. 호기심 생기고 관심이 갔다면 해봐라. 꼭 해봐라. 설령 실패하더라도 난 그게 자산이라 생각해. 사실 실패하는 것도 자산이야. 경험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거니까.”

그가 좋아하는 선물. 책과 커피.

통찰은 생각 에너지가 모여야 가능하다. 우힙장 J의 상태메시지 말처럼 늘 나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그와 가까이 하면 통찰에 가까워진 느낌이다. 이번 인터뷰 덕분에 J와의 거리도 더 좁혔다. 74년생 여성 조직장, 한 직장에서 24년 차 생존(ing). 그녀는 의리는 있지만 거침은 없다. 또 긍정은 있지만 부정은 없다. 우아하고 힙하게 늙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을 가까이서 보고 싶다. 점점 더 익어가는 그와 함께 나란히 걸을 수 있어 행운이라 생각한다.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나며 살며시 다짐도 했다. “그래! 내가 있는 자리가 정답이다.” 마음의 빗장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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