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와 이별했다. 그날은 우리들의 글방 수업 '첫 날'이었다.
우리들의 글방 수업이 시작된 '첫 날' 나는 J와 이별했다.
3개월 동안 여전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상태였던 내가 글방 수업 첫 날 마침표를 찍었다.
드.디.어!
수업 시작은 7시, 칼퇴 덕분에 수업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었다. 안국역에 도착해 네이버 지도를 켰다.
별표를 눌러둔 저장 식당들을 재빨리 살폈다.
나의 선택은 밀양 손만두, '그래~ 오늘 같은 날은 뜨끈한 국물이지! 잘 헤어졌다. 장하다. 밥이나 먹자.'
(이 와중에)사골 만둣국을 주문하고 매운 김치 만두가 나올까봐 전체 고기만두로 바꾸는 치밀함도 보였다.
건조해진 마음 위로 사골 만둣국 국물을 연신 뿌렸댔다.
사골국 속에 가라앉아 있는 만두를 한 알씩 찾아 으깰 때마다 J와 나눈 마지막 대화를 곱씹으며 삭제했다.
이윽고 새로운 글방에 도착해 머그컵에 따뜻한 물을 받고 있었다. 작년 12월 글친구 송년회때 내가 뱉은 말을 기억한 나의 대작가 '세심이 글 선생님' E는 정수기 앞에서 조용히 안부를 물었다.
"연애는 어떻게 되었어요?"
"(큭) 아.. 오늘 헤어지고 왔습니다^^"
만두로 뱃속을 가득 채운 나는 무슨말이든 말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글방 수업 첫 날, 글 선생님 E와 글 친구 8인이 모였다.
2025년 연말 정산하며 스스로 뽑은 '내가 가장 잘한 일'은 E 작가님 수업에 두 번 참석한 일이다.
새해의 시작을 의미있게 하고 싶어 마감되었다는 글을 보고도 E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작년 봄에 수강한 입문반 때처럼 이번 역시 문 닫고 들어왔다. 환승 이별에 성공했다.
(E 작가님 저를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환승 이별(換乘 離別)
-사귀던 연인과 헤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연인을 만나는 일.
연인과의 만남과 헤어짐을 교통수단을 갈아 타는 것에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글 선생님은 동일하지만 이번 브런치 1기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모일지 궁금증이 앞선다.
이별한 날, 브런치에 발행 된 나의 글을 가장 먼저 봐줄 미래의 독자!
든든한 8인을 만났다. 처음이라 어색했지만 서로에 대한 호기심으로 온기는 따뜻했다.
피해갈 수 없는 자기소개 시간에 모두들 공 들이며 귀를 열었다. 몸을 있는 힘껏 앞으로 숙인 채 정성껏 듣고 받아 적었다. 앞으로 함께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마음을 나누는 글 친구들의 소개 시간은 꽤 소중하고 흥미로웠다. 그들이 걸어온 길이 자연스레 그려졌다.
자신을 그토록 아끼는 마음이 모두 이 자리에 우리를 모아 놓은 듯했다.
우리가 만나는 목요일 저녁 두 시간은 있는 힘껏 자신을 보여주어도 되는 시간이면 좋겠다.
안심하고 누리는 자유의 시간.
허락된 해방의 시간에 마음껏 몸을 눕히길 바란다.
1월 15일, 괜찮은 이별이었고 그보다 더 괜찮은 만남이 시작됐다.
굿- 굿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