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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놀 이종원 Jun 19. 2024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하기 위한 지역 관광의 변신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하기 위한 지역 관광의 변신     

요즘 명동이나 홍대를 가보면 한류를 온몸으로 한류를 실감한다.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중국인, 일본인 등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지금은 미국, 유럽 남미 등 전 세계인 한국을 찾는다. 특히 MZ세대의 한국사랑은 이루 말할 수 없다. 

BTS, 뉴진스 등 K-POP가수들의 선전, 영화와 드라마 등 네플릭스에 한국 드라마가 없다면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선전하고 있으며 김밥, 빙수, 불닭면 등 K-FOOD까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얻어 한류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은 어떤 나라이기에 독보적인 문화 강국이 되었을까. 젊은 친구들은 이런 궁금증을 안고 한국을 찾는 것 같다. 

2024년은 한국방문의 해다. 그러나 외국관광객 85%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으며 지방은 소외 그 자체다. 일본은 북해도부터 오키나와까지 전 국토가 관광자원이며 한국인들은 이젠 일본의 소도시까지 알음알음 찾아간다. 태국이나 베트남도 국토 곳곳에 세계적인 여행지가 산재해 있다. 한국도 국토의 균형발전과 저변확대를 위해 과감히 변신해야 한다. 지역의 강점을 분석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관광전략을 짜야할 때가 왔다.     

첫째, 지자체별로 관광개혁 선포식을 열어라. 바가지, 서비스 불만에 대해 처절한 반성은 물론 앞으로 친절하면서도 깨끗한 관광지를 만들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라. 형식적인 퍼포먼스가 아닌 진심으로 변화된 의지를 구체적으로 나열해야 설득력 있겠다. 예를 들면 음식값, 체험비, 숙박요금 등을 매장 앞에 가격을 게시하겠다고 선언하라. 군청 홈페이지에 가격 게시하라. 그리고 이를 어길 시 신고할 수 있도록 신고함까지 만들어라. 그래야 신뢰감을 회복한다.  인프라가 개선되면 내국인이 많이 찾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외국관광객은 따라오게 된다. 지역 내 반발이 있겠지만 지역관광의 체질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한국지역관광의 전망은 암울하다.        

둘째, 지자체별로 차별화된 볼거리를 육성해야 한다. 다낭의 세계적인 관광지인 바나힐의 랜드마크는 골든브리지다. 손가락으로 황금다리를 잡고 있는 형태로 이곳에서 서면 다낭의 바다까지 조망된다. 유리전망대의 천국인 한국은 이 골든브리지보다 나은 전망대가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를 만들어도 독창적이고 스토리가 묻어 있는 자원을 조성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셋째 관광자원 특허제다. 한국은 출렁다리, 철로자전거, 케이블카, 유리전망대, 집라인, 루지 등 이런 테마는 짜증이 날 정도로 포화상태다. 어느 지역에 출렁다리를 만들면 다른 지역에서 모방하는데 더 길고 웅장한 다리가 새로 등장하면 예전의 다리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따라쟁이 출렁다리가 전국에 200개가 넘었다.  

독특하고 새로운 관광자원울 개발하면 최소 2년은 따라 할 수 없도록 정부는 독점적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 특성에 맞는 관광자원을 찾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대로 모방하면 ‘수치’라고 인식이 사회 저변에 깔려야 한다.       

넷째, 관광에 문화공연을 접목하라. 중국 리장의 인상여강 공연. 옥룡설산을 배경 삼아 전문 배우가 아닌 500여 명의 소수민족이 꾸민 무대로 장예모 감독의 대표작이다. 호이안의 메모리즈 공연도 엄청나 규모의 야외무대와 화려함아 볼만한 데  베트남의 사랑 이야기가 공연의 주테마로 삼았다. 아르헨티나를 가면 아사도 식사가 포함된 탱고공연이 인기 만점이다. 그 지역의 문화와 정체성을 잘 살린다면 이렇게 세계적인 문화관광지가 될 것이다.  

한국 역시 한국을 대표할 만한 세계적 공연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때 타악공연 난타가 호응을 얻었는데 지금은 열기가 식은 것 같다. 답답한 실내가 아닌 남산이나 북한산을 배경으로 하는 공연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라산을 배경 삼아 만든 야외공연장에서 제주도의 설문대 할머니스토리를 풀어내는 공연이 있다면 일부러라도 찾아가 지갑을 열 것 같다. 브로드웨이의 오페라의 유령처럼 말이다. 전남 강진의 조만간(조선을 만나는 시간)은 지역 주민이 만든 마당극으로 다산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풀어냈으며 대전 계족산 황톳길에는 주말에 뻔뻔 클래식을 공연하는데 새로운 문화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다섯 번째, 관광거점도시의 활성화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도심은 도보로 둘러보거나 트럭 택시인 썽태우를 이용하는데 치앙라이나 메콩강처럼 먼 곳은 지역여행사의 여행상품이나 클룩, 마이리얼트립 등 온라인 데이투어 상품을 이용해 근거리 여행을 즐긴다. 덕분에 치앙마이는 물론 인근 여행지까지 완벽하게 다녀올 수 있으며 이걸 보기 위해 치앙마이의 체류 일수는 늘어난다.   

한국도 이런 전략이 필요하겠다. 이를테면 지역 관광도시라 할 수 있는 전주는 전주의 여행지만 강조할 뿐 타 지역의 여행지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만약 한옥마을 앞에서 완주의 BTS 화보촬영지로 떠나는 관광버스나 부안의 지질 바다 버스가 상시적으로 출발한다면 전주를 찾는 내외국인들은 그만큼 볼거리가 많아지는 효과를 얻는다. 전주와 지역이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이다. 강릉, 대전, 광주, 안동, 부산 등이 이런 관광 거점도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지역의 여행사나 관광벤처업체들의 융합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        

여섯 번째, 섬을 활용하라. 중국 칭다오 여행 중에서 그리 예쁘지 않은 바닷가에서 웨딩촬영하는 신혼부부들을 보고 무척이나 놀랐다. 바다를 보지 못하고 죽는 중국인들이 부지기수이기에 바다 그 자체가 매력 요소다. 한국은 3면이 바다이자 뛰어난 절경을 담은 곳이 많다. 특히 섬이 그렇다. 인천공항 근처 무의도나 시도, 모도, 장봉도 그리고 강화도까지 외국인이 매력으로 느낄 만한 자원이 많다. 

신안군의 퍼플섬은 유엔세계관광기구에서 선정한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이 되었다. 섬에서 자생하는 보라색 도라지 군락지에서 영감을 얻어 4계절 보라색 꽃이 피는 섬으로 바뀌었다. 이에 힘입어 수선화가 피는 시기에 선도는 축제를 열어 노란색 섬으로 감동을 선사한다. 고흥의 연홍도는 섬 전체가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일본 나오시마처럼 예술섬으로 탈바꿈했다. 천혜의 자연섬에 스토리를 입히고 예술가의 손길이 닿는다면 섬의 가치는 높아지게 된다. 

신안의 증도 앞바다에서 발견된 해저유물은 중국 도자기사를 재정리할 정도로 위대한 발견이며 건져 올린 유물만 2만 8천 점이다. 증도 앞바다에는 침몰장소를 알 수 있도록 도자기모양의  부유표식이 있다. 목포해양유물전시관에서는 뻘에 처박혔던 700년 전 난파선을 실물로 만날 수 있다. 

침몰장소인 증도-목포해양유물전시관-고려청자 가마터인 강진 대구면까지 보물선 테마코스를 만들고 가치와 스토리를 부여해 일본, 중국 관광객을 유인해야 한다. 목포해양유물 전시관은 이름처럼 참 재미없게 꾸며졌다. 관 냄새 물씬 나는 이름을 버리고 신안보물선테마파크로 바꿔 재미난 콘텐츠로 가득 채워야 시선을 끌 것 같다. 무안공항도 무안보물선공항으로 개명하면 어떨까. 중국인이 홍도의 기암 절경을 보면 혀를 찰 정도로 감탄할 것이며 유람선 선상횟집에서 마을사람들이 20초 만에 생선회 한 접시 뚝딱 만드는 것 자체가 이방인의 시선에는 색다른 볼거리다. 목포 유달산과 삼학도 그리고 민어, 병어 등 남도의 식도락 기행을 함께 한다면 아마 제주도처럼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 같다. 

150조 금괴가 싣고 침몰했다는 러시아 돈스코호를 인양하겠다고 전 국민 사기에 경악했던 적이 있다. 150조 이상의 가치가 넘는 신안의 보물선을 우리는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일곱 번째, 한류를 활용하라. 30년 전 만해도 한국인이 외국에 가면 위축된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당당하며 한국인이라 밝히면 환대까지 받는다. 인도네시아에 가면 사진 찍자고 달라붙어 연예인이 된 기분이다. BTS가 빌보드 차트를 석권했고,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수상했으며 오징어게임을 필두로 넷플릭스에서 한국콘텐츠가 없다면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우리도 모르는 사이 한국은 문화강국이 되었다.  명동의 편의점에서 외국인이 아이스크림 메로를 바구니에 20개를 담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국을 떠나기 전에 실컷 먹겠다고 할 정도로 K-FOOD로 영역은 넓혀가고 있다. 뮤직비디오, 드라마, 영화 등 촬영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에 관련된 여행상품을 적극 만들어 외국 사이트에 적극 홍보하고 명동이나 홍대, 청계천등 외국인이 많은 곳에서  한류버스가 상시적으로 출발하면 좋겠다. 

또한 한류 공연장을 만들어 공연을 감상한 후 쉽게 출국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인천공항과 가까운 인천아시아드 주 경기장을 한류 공연장의 메카로 삼으면 어떨까. 4700억 원을 들여 만든 경기장이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방치된 모습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전철을 타거나 공항버스를 타면 30분이면 인천공항에 닿을 정도로 위치도 좋다. K-POP이나 한국대표 뮤지컬을 이 장소에서 감상할 수 있다면 인천은 K-CULTRUE 성지로 도약할 것이다.          

며칠 전 외암민속마을에서 홍콩에서 온 커플을 만났다. 한국 여행을 위해 한 달 동안 한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외암민속마을이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에 등장해 꼭 오고 싶어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천안아산역까지 와서 택시를 타고  외암마을까지 왔다고 한다.  여길 꼼꼼히 둘러보고 다시 택시를 이용해 당진의 삽교호 함상공원을 간다고 한다. 이곳은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촬영지란다. 드라마에 주인공이 먹었던 생선회까지 먹겠다고 단단히 벼루고 있다.  내일은 KTX를 타고 강릉을 가는데 거기도 뭐 드라마에 나왔다고 한다.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지만 기꺼이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한류의 열기는 뜨겁다. 

만약 서울 한복판에서 외암마을과 삽교천을 둘러볼 수 있는 데이투어가 있거나 천안아산역에서 시내버스가 자주 운행한다면 얼마나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을까? 

글로벌 관광지가 되고 싶다면 이 숙제를 풀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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