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탓이었습니다

고해

by 사랑에물들다


그대와 사랑을 계속 이어가지 못하고 헤어진 뒤로 파도처럼 거칠게 밀려든 아픔과 그리움이
모두 그대 탓이라 여겼습니다

그대가 먼저 나에게 이별을 고했기 때문에
그대가 먼저 잡았던 나의 손을 놓았기 때문에
모두 그대 때문이라 여기었습니다

지금 내가 아파하면서
그대를 잊지 못해 가슴 아리도록 그리워하는 이유는 모두 그대가 먼저 배신한 사랑 탓이라 여기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시간을 보낸 뒤
그대를 향한 아픔과 그리움에 서서히 지쳐갈 때쯤 그제야 난 깨닫게 됩니다

나를 먼저 떠나간 그대를 많은 시간을 보내버린 지금도 여전히 그리움에 아파하는 것은 당신 탓이 아닌 모두 내 탓이었다는 것을

그대는 늘 나에게 많은 사랑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난
그대에게 그 무엇도 제대로 준 적이 없습니다
그대를 좀 더 많이 배려하고 사랑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그대가 나에게 주는 사랑은 늘 당연한 거라 여기었습니다

나만큼은 다른 이들보다 그대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 여기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거만하고 부족했던 나를 사랑으로 끌어안아 주던 그대가 지쳐 떠나갈 때 나는 고마움보다는 심하게 다친 자존심과 그대를 향한 배신감에 차마 입에 담아서는 안될 말들로 그대의 가슴을 날카롭게 세운 손톱처럼 거침없이 할퀴어 놓았습니다

지금 내가
수많은 시간을 보내고도 그대를 잊지 못하는 것은 그대를 향한 한없는 미안함과 후회로 가득 채운 마음 때문일 겁니다

지금 내가
뼛속 깊숙이 파고든 그리움으로 인한 아픔에
헤어나지 못하는 것도 모두 그대의 가슴에 너무 깊숙이 꽂은 비수 때문일 겁니다

지금도 여전히 가슴 무너질 정도로 고통스러운 아픔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내가 당연히 받아야 할 형벌일지 모릅니다

이 모든 것은 내 탓이었습니다
그대 탓이 아닌 내 탓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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