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이런걸까? 7
오빠 없이 혼자 애를 보던 밤(남편은 3교대 근무로, 혼자 밤을 보내는 날이 많음),
울고 있는 아기를 두고 분유를 타기란 정말 어려웠다.
그냥 찡찡대도 힘든데 대성통곡을 하는 날엔 혼자 우왕좌왕...
신생아 땐 왠만하면 좋다는걸 다 했던 때라 꼭 70도 물에 분유를 타 식혀서 먹였다. (70도에 타야 무슨무슨 균이 죽는다나...)
분유 타는 것은 얼마 안걸리지만, 분유포트를 사기 전에라 흐르는 물에 분유를 식혀야 했다.
목이 쉬도록 울어대는 아기를 두고 젖병을 식히고 있자니 식은땀이 쭉쭉 났다.
들어본 적 없는 심한 울음소리가 나면
분유를 타다가도 아기를 달래러 가고, 들여다보러 가고..
'왔다 갔다 하는 시간에 빨리 탈까?'
'너무 심하게 우는데 잠깐 들어 달랠까??'
분유를 타는 그 잠깐 동안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결정을 해야 했는지 모른다.
'아.. 나 진짜 못하는구나...'
갑자기 붙어버린 초보딱지가 너무 어이없었지만
어쩌나.. 진짜 모르겠는걸...
어설퍼도 이것저것 다 해보고, 부딪혀보고, 실수도 해 보면서 배우는 게 답이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둘이 하면 전혀 문제될게 없는 일이
혼자 하면 세 배, 내 배로 힘들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은 날이었다.
육아는 10을 5:5로 나누지 않으면
한 명이 10을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니다.
둘이 하면 10이 각 1도 될 수 있는 것을,
혼자 하면 100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가끔 10이 1이 될 때만 생각하고
왜 혼자 못해? 하는 생각은
똥같은 생각)
한 명이 아기를 본다고 한 명이 쉬는 패턴은 적어도 우리 부부에겐 좋은 육아법이 아니었다.
한 명이 1을 하면 다른 한 명이 2를 하고, 한 명이 3을 하면 한 명이 4를 해야 셋 모두 편하다.
(때때로 한 명이 1을 할 때, 한 명이 2, 3, 4 ... 를 하는 것 같은 느낌... )
물론, 가끔씩 아기로 인해 잠이 부족할 경우엔
아기의 특별한 스케줄이 없는 한, 한쪽이 푹~ 쉴 수 있게끔 했다.
둘이 잘~ 열심히~ 부지런히~ 하면 육아는 할만하다고 생각했다.
(모르는 내가 봐도 우리 애긴 순한 애기기 때문에 가능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