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그대의 삶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경종 Mar 16. 2024

미시적 우연과 거시적 필연

오늘 갑자기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 박웅현님의 책에서 '미시적 우연'과 '거시적 필연'에 대해 읽었던 것이 떠오르네요. 


'미시적 우연'은 친구가 연락이 와서 거하게 술을 한잔 산다고 해서 나갔는데 알고 보니 친구가 2차 전지 주식에 영끌투자를 해서 대박을 친 경우입니다. 엊그제 산 로또가 당첨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거시적 필연'은 몇 십년간 전문성을 높여서 사회에서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는 일과 같은 것을 말합니다. 문제에 부딪히고 고생을 해서 언젠가는 결국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얻는 거죠.


때로는 '미시적 우연'으로 치부되는 일이 사실은 '거시적 필연'이였음이 밝혀지기도 하고, 거꾸로인 경우도 있습니다. 힘들게 고생해서 성공한 줄 알았던 유명인사가 알고 보니 실력도 없는데 어쩌다보니 운이 너무 좋아서 그렇게 된 경우죠. 


남들의 성취는 '미시적 우연'으로 치부하고 자신의 성취는 필연으로 느끼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말합니다 - "난 복이 지지리도 없나봐". 쥐뿔만큼 노력하고 말이죠. 내가 한 고생은 커보이고, 남의 떡도 커보입니다. 진짜 '거시적 필연'은 한 순간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깜짝 스타는 될 수 있어도, 실력이 없다면 움켜쥐었던 성공은 손안의 모래처럼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성실은 다른 모든 가치를 보장하는 가치라는 말이 있습니다. <담론>에서 신영복 선생은 졸렬하지만 성실한 삶에 대해 그것은 언젠가는 피는 꽃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땅을 갈고 파헤지면 모든 땅들은 상처받고 아파합니다. 하지만 그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 피우는 것은 훨씬 뒤의 일입니다. 젊은 날에는 왜 그리 조바심을 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빨리 성공하고 싶고, 또 그렇게 될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사실 성공이 뭔지도 모르면서 말입니다. 


불영과불행이라는 말이 있죠. 물은 웅덩이를 채워야 앞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별 노력도 하지 않는데 물이 한없이 샘솟아서 바다를 채울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노력하지 않으면 이미 있던 물도 말라버립니다. 바다에 이르기는 커녕 작은 웅덩이도 채울 수 없습니다.


거시적 필연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초조함과 조급함인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체조 국가대표팀 코치였던 크리스토퍼 소머라는 사람이 한 좋은 이야기가 있어 소개합니다.


"우리가 실패하는 것은 좌절감 때문이 아닌, 조급함 때문입니다. 좌절감과 싸우는 동안 조급함을 느끼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목표달성에 실패합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우리가 걷고 있는 탁월함의 길이 곧장 뻗은 직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한 지점에서 다른 한 지점으로 가장 빨리 가는 직선을 그리기 위해 조급함과 초조함을 안고 삽니다. 하지만 비범한 성과는 이 직선 위에서는 만날 수 없습니다.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는 사람은 가장 많은 거리를 뛰어온 사람이기 때문입니다.....(중략)…. 일단 결심을 한 것은 절대 그 생각을 의심하거나 바꾸지 않는 것입니다, 타협하지도 말고요.”


여러분들은 어떤가요? 현재 거시적 필연으로 향하는 길을 묵묵히 걷고 있나요? 아니면 미시적 우연을 갈망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나요?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습니다~좋은 주말 되시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