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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평김한량 Jun 16. 2018

8장, 인생의 우선순위를 다시 세워봐

20대, 30대, 40대, 50대 버킷리스트 100가지만큼 중요한.

 진실한 우선순위는 어떻게 정해지는 것들일까.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우리를 너무 많은 정보를 주입하고 있다. 그 정보로 인해서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은 듯 하지만 결국 본질을 놓치게 된다. 진실된 우선순위는 단순히 20대, 30대, 40대, 50대가 됨에 따라서 적어 내려가는 버킷 리스크 100가지의 의미를 뛰어넘는다. 


이민훈과 최선미는 최고의 캐미를 보여주었다. 어쩌면 사회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두 사람이지만. 결국 그들도 그 모든 것들이 자신의 삶이 아닌 누군가가 제시한 삶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나 : 진실된 우선순위는 먼저 자신만이 스스로에게 할 수 있는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이민훈 : 어떤 질문들이죠? 


나 : 어렵진 않습니다. 어쩌면 잠재된 내면 속에서 울리는 소리일 수도 있고 여태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본질에 접근하게 되면 모든 것들은 간단한 해답으로 완성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은 자극적인 것을 보면 그것에 마음을 쓰게 됩니다. 실상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온 마음을 그곳에 쓰기도 하죠. 그래서 그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해답은 찾기 힘듭니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현실에선 더더욱 어렵습니다. 


1. 인생에 마지막 전화를 할 있다. 난 누구에게 전화를 할 것인가? 

2. 미래를 보는 망원경이 이다. 30년 후를 보여준다. 나에겐 어떤 미래가 보이는가?

3. 평소에 생각만 하고 하지 못한 일은 무엇인가? 무엇이 그것을 못하게 하는가?

4. 만약 많은 돈을 주는 대신, 가장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라고 한다. 나에게 무엇을 포기하라고 하는가?

5. 사랑하는 사람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가? 그도 만족하고 나도 만족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무엇이 방해하는가?


최선미 : 저는 가장 먼저 가족에게 전화를 하고 싶었어요. 매일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과 전화통화를 하기 힘들었죠. 일을 하는 와중에 걸려오는 가족의 전화는 늘 부담스러웠어요. 


그리고 미래를 보는 망원경은 왠지 모르게 외톨이가 되어 있을 제 모습이 떠올라 힘들었죠. 저도 처음에 진실된 우선순위를 알게 돼서야 좀 더 집중해야 할 대상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해볼 수 있었죠. 미래는 노력하면 더 밝아질 것 같은데 더 이상 노력하다간 저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만 커져요. 


가장 좋아하는 건 좀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을 때. 떠나는 거예요.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일을 하다 보니 늘 그런 것을 놓치고 살았던 것 같아요. 휴가 다운 휴가를 떠나본 적도 없고 통장에 찍히는 돈은 그저 숫자일 뿐. 저를 자유롭게 해주지 못했어요. 누군가는 돈이 많아지면 자유로움을 얻을 수 있다는데 결코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줄어드는 것이 불안하고 지키지 못할까 봐 불안하죠. 


나 : 최선미 님은 지금 일을 줄이려고 하는데 오히려 소득은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겪었습니다. 


최선미 : 맞아요. 완벽함을 포기하니 일은 줄고 소득은 늘어났어요. 당황스러웠죠 더 열심히 살던 제 모습이 왜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민훈 : 어떻게 소득이 늘 수 있죠? 


최선미 : 늘 완벽함을 위해서 자기계발부터 시작해서 외모, 잔업 처리, 인간관계까지.. 너무 힘들었어요. 지치기 시작하니 번아웃으로 인해서 실수가 많아졌어요. 그래서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시간은 늘 모자랐고 또다시 실수에 불안하니 힘든 삶의 연속이었죠. 주변에서는 아무도 몰랐던 문제였어요. 다들 제가 힘들이지 않고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늘 지쳐있었어요. 


이민훈 : 그리고 돈을 준다고 해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이 있었나요?


최선미 : 저는 햇빛을 맞으며 산책하는 것을 포기할 수 없어요. 


이민훈 :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고 하더라도 '산책'을 포기할 수 없다고요?


 이민훈 그는 사소한 것이 그렇게 중요하냐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원래 소중한 것은 사소한 것들이다.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각자 다르다. 누군가는 '사랑'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사람은 '낮잠'처럼. 무언가 느린듯한 일상이 그것이다. 


최선미 : 이민훈 님은 무언가 그렇게 좋아하는 것은 없으신가요? 


이민훈 : 이것도 갑자기 생각해보니 어렵네요. 


나 : 그러지 말고 한번 떠올려 보실 수 있으실는지요?


이민훈 :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걸 해보지 못하고 살았어요. 


최선미 : 괜찮아요. 누구에게나 한 번에 떠오르지 않는 건 있기 마련이니까요. 


나 : 그럼 이어서 좀 더 말씀해주시죠. 최선미 님. 


최선미 : 대화를 충분히 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아요. 혼자 산지도 오래되었지만. 누군가 제 마음속에 있는 대화는 못해봤어요. 사회는 어차피 잠재적 경쟁자들이 대부분이라 속에만 담아두었죠. 부모님과 대화 역시 어릴 적 빼고는 해본 적이 없어요. 부모님은 아파트 대출금 때문에 맞벌이를 하셨고 늘 바쁘셨거든요. 저는 커서 그러지 말아야지 했지만 이젠 그럴 기회조차 사라진 것 같아서 슬프기도 해요. 


나 : 이렇게 이야기하는 건 어떠신가요? 


최선미 : 좋죠. 누구랑 이렇게 대화를 한다는 건 늘 좋은 일이에요. 하지만 그럴 기회는 점점 줄기만 해요. 


이민훈 : 저도 좋습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 친구들과 교복 입고 속을 털어놓는 기분이에요. 정말 순수했던 시절처럼 말이죠. 그런데 왜 이렇게 모두가 대화가 어려워지는지.. 


나 : 대화의 주제가 뭔가요? 


이민훈 : 뭐겠어요. 다 돈 얘기죠. 누군가 무엇으로 얼마를 벌었다더라. 대출금이 얼마인데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 직장 힘들어서 때려치우고 싶은데 돈 때문에 못하겠다. 등등.. 생각해보면 요즘 대화를 나눠도 결국 돈 이야기였습니다. 


최선미 : 저는 돈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되지만. 성과 이야기를 많이 하게 돼요. 실질적인 지인과의 대화는 바빠서 만나지 못하고 파트너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모두 성과 이야기입니다. 무한대로 상승하길 바라는 사람 같아 보이죠. 


나 : 저도 이 김연구소를 설립하기 전까지 돈 이야기와 성과 이야기가 주를 이뤘습니다. 가끔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면 저를 비현실적인 사람으로 매도하는 바람에 점점 더 이야기하기 힘들어졌고. 결국 이렇게 시골의 한적한 곳에서 꿈과 비전을 찾는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진짜 꿈이랑 삶에 대해 온전히 이야기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어요. 기적과 같은 일들이지요. 


진실된 우선순위는 모두 소박한 것들이다. 가족, 사랑, 꿈, 친구, 연인 등.. 만약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라면 이런 것이 나오지만. 정작 우리는 돈과 성과를 위해 살아가고 있다. 돈과 성과를 위해 살다가도 우리는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우리의 삶을 단 100일로 압축시켜놓았다. 과연 우리는 우리 삶에 단 100일이 남았다고 하더라도 가족 대신 돈을 선택할까? 대화 대신 돈을 선택할까? 자녀에게 대화 대신 다른 것을 물려준다 한들 더 중요한 것을 물려줄 수 있을까?


이민훈 : 진실된 우선순위를 생각해보니 떠오른 게 있습니다. 


나 : 무엇이죠? 


이민훈 : 제 자신에게 너무 무심했다는 것입니다. 잠에서 깨면 가기 싫어도 직장을 갔고 가는 동안에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다녔습니다. 그리고 제 맘 속 이야기는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면서 영상 속 사람들의 이야기만 보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과거에 배운 대로 살았던 결과는 이게 아니었는데.. 


나 : 배운 대로 사는 삶이란 게 뭐죠? 


이민훈 : 대학만 들어가면 실컷 놀 수 있다는 말이나. 취업만 하면 그땐 너 마음대로 하라는 등.. 사실 그게 말이 안 되는 것들인데. 다른 것을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으니 그냥 시키는 대로 하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가 다니기 싫은 회사에 다니면서 돈으로 시간을 팔고 있고 여유 시간마저 스마트폰에 빠져 사는 삶이라니.. 이럴 줄 알았다면 선택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최선미 : 근데.. 죄송하지만. 저는 이만 시간이 돼서 가봐야겠어요. 


나 : 아 벌써 이렇게 시간이 되었군요.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이민훈 : 오늘 좋은 이야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생각하지도 못했었던 이야기예요. 


나 : 두 분은 나중에 프로젝트가 마감이 되면 뒤풀이 때. 보시게 될 수 있습니다. 


최선미 : 그렇군요. 그럼 그때 뵐게요. 


 그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우리 곁을 떠났다. 과거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어딘가 어색했지만 이제는 좀 더 가벼워 보인다. 하지만 완벽함만을 위해 살아온 그녀의 모습엔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인생은 한 번에 변하는 것보단 저렇게 조금씩 변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이민훈 :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나 : 우리는 우리가 기대한 대로 됩니다. 먼저 믿는 것입니다. 100일 동안 우리는 중요한 것을 찾아내고 그것대로 살아갈 것입니다. 현재 이민훈 님께서 찾게 될 100일 동안 함께하면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민훈 : 100일이란 시간이 어떻게 갈지 모르겠어요. 


나 : 저는 이것 해라 저것 해라 숙제를 정해드리진 않습니다. 그렇게 주입해줘도 결국 자신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느 것도 효과가 없기 때문이죠. 


이민훈 : 막막합니다. 


나 : 최선미 님도 처음엔 같은 반응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변하더군요. 


 인간의 삶은 분명 유한하다. 하지만 무한한 듯 살아간다. 진정 자신이 누군지. 그리고 돈보다 중요한 수많은 것을 포기하고 산다. 모두가 그렇게 사니 나 역시 그렇게 살지 않기란 힘들다. 다른 사람과 다른 길을 가는 것도 어렵다. 매뉴얼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선택하는 것도 어렵다. 정해진 답만 쫓아온 우리들의 인생은 이랬다. 


어쩌면 이민훈이 100일간의 프로젝트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그렇게 살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인생을 다른 사람이 정해준 매뉴얼대로 살아왔다면 더 어려워 보일 수 있다. 


이민훈 : 저도 변한다면 좋겠습니다. 


나 : 먼저 100일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디데이를 만드세요. 디데이를 만들면서 분명 제한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제 D-100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민훈 : 디데이로 하면 정말 체감이 되겠군요. 


나 : 사람에겐 눈으로 대부분의 정보를 받아들입니다. 단순히 상상하는 것보다 이런 도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죠. 


이민훈 : 소장님이 저를 믿어주니 일단 믿고 디데이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제 삶에 남은 100일 동안 할 일은 저 밖에 모르는 게 맞습니다. 지금까지 생각을 안 했을 뿐이니까요. 그럼 저희는 언제 또 뵈면 좋을까요? 


나 : 얼마 전에 먼저 프로젝트를 시작한 분들을 대상으로 중간 점검 모임을 모두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세미나 형식이 될 텐데 함께 하셔도 좋습니다. 


이민훈 : 저는 이제 시작했는데 상관없을까요? 


나 : 상관없습니다. 먼저 무언가를 하려면 정보를 모으는 건 중요한 일이죠. 시일이 잡히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이민훈 : 감사합니다. 최선미 님 말고 다른 분들도 뵙는다니 기대가 됩니다. 


나 : 네 저도 기대되는군요.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그는 돌아갔다. 나 역시 다시 생각에 잠겼다. 100일간의 프로젝트로 인해서 나는 내가 원하는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표현하는 일이다. 이 작업들은 내 생에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나는 언젠가 죽고 내 말 역시 할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다. 그러나 기록으로 남게 되면 보존되는 기한만큼 오랜 기한 동안 남아 있을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을 사랑하고 그것을 믿고 따라가면 인생은 분명히 바뀌게 된다. 그러나 돈만 사랑하는 인생은 위험하다. 돈을 믿고 돈이 나의 안전을 책임질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어느 누구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부자로만 살아간 사람은 극히 드물다. 언젠가는 사라질 재산이다. 하지만 그것은 마치 우리를 책임질 것처럼 믿게 만든다. 만약 그런 생각이 든다면 이미 가족이나 친구의 사랑은 멀리 떠나가 버린 이후가 될 것이다. 


갑자기 스마트폰 진동이 울렸다. 


징징 ~ 지지지~


새로운 메일이다. 


세계 여행을 떠났던 어떤 작가로부터 온 메일이다. 



9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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