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즐겁고 재미있게 영어를 했으면 해요”
사실 유치부 아이들의 엄마가 그런 말을 하면 당연하죠라고 공감할 수 있다. 다만 그들도 아이 입에서 영어 한마디 안 나오면 컴플레인을 걸어온다.
“오늘 뭐 배웠는지 물어보면 모르던데요 선생님!”
“알파벳은 언제 다 쓰고 읽을 수 있죠?”
그렇다고 미취학 아동들에게 수십번쓰고 오늘의 단어 오늘의 문장이랍시고 수십 번 반복시켜서 로봇처럼 튀어나오게 한다고 치자. 그렇게 하게 되면 또 이 사달이 난다.
"선생님 우리 애가 재미없다고 영어학원 가기 싫다고 해서요. 당분간 쉬었다가 하고 싶을 때 보낼게요. 집에서 설득해 볼게요 "
초등 학부모들은 더 한다.
저학년이든 고학년이든 상황은 같다. 특히 학원 유목민들은 더 한다.
분명 처음 학원에 등록하기 위해 상담할 때는 즐겁게 영어를 배우고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고 영어를 포기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들의 마음은 그런 마음이 있기는 하지만 내 아이 빡세게 시켜달라는 마음의 소리 또한 있다.
"우리 애가 사과 애플은 아는데 쓸 줄 몰라요 선생님"
"우리 아이는 언제 원어민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죠?"
"우리 애가 영어단어를 매일 외우고 있나요? 정말 쉬운 단어도 모르더라고요."
"영어 몇 년 다녔는데 실력이 안 오르는 이유는 뭘까요?"
솔직히 다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들은 딱 집어서 말 못 한다.
“어머니, apple을 말하기 쓰기 읽기 모두 연습했는데, 딱 당신의 아이만 안돼요.”
“원어민과 자유롭게 대화하려면 유학을 보내세요”
“영어 단어를 외우고 시험을 치면 스펠링만 외워지지 그 단어로 문장하나 제대로 못 만들면 그게 영어 실력입니까?”
“어머니 그러게요. 저희 학원을 몇 년을 다녔는데 아직도 파닉스가 안돼서 레벨을 올리지 못하는 건 저도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어요. 차라리 딴 학원에 가세요”
이러한 직설적인 말들은 뒤로하고 늘 희망적인 메시지로만 응답할 수밖에 없다. 사실 아이들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니까.
초등도 보여주기 식으로 영어단어부터 문장 암기까지 술술 내뱉는 형태로 티칭가능하다. 허나, 정작 단어는 두세 달이면 송두리째 다 까먹고 없고, 주술사 같이 외운 영어 문장들은 정작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외우고 있더라.
영어학원 2년 이상 다닌 아이에게, school이 들어간 문장을 5개 이상 만들어 보라고 시켜만 보아도 정작 작문이 안 되는 아이들이 많다. 근데 2년 정도 다녀서 영어 단어들만 알면 이게 영어 실력인 거다라고 목표치를 가지고 있는 학부모라면 내가 할 말은 없다.
매일 영어학원에서 영어 단어를 수십 개씩 시험 치는 아이가 우리 학원에 레벨테스트를 와서 숫자 1-20까지, 요일, 월 등 가장 기본적인 것을 스펠링을 써보라 했더니 못쓴다. 한번 외우고 끝인 학원들을 다니니 그렇지.
영어는 무한 반복인데.
우리는 즐겁고 재미나게 영어를 배웠으면 하는 학부모의 말에 휘둘리면 안 된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퍼포먼스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당한 재미 그리고 은근히 빡시게 영어를 시켜야 수많은 영어학원가에서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