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군중
최성아
만진 건 다리 하나 코끼린 못 그리지
패거리 모여 앉아 뱀 다리라 말하기도
유튜브 믿고 따르다 중심 잡기 힘들지
제목에 나오는 ‘알고리즘 군중’에 속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필자가 동영상 플랫폼에 빠져든 건 현장 일에서 물러나 책상에 앉은 이후부터입니다. 대략 5년 전쯤 되겠군요. 처음엔 격투기로 시작했는데 관련 영상이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알고리즘의 작용임을 나중에 알게 되었죠. 그게 유용한 측면도 있지만 확증편향의 사고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서서히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초장을 보면 ‘장님 코끼리 만지기’란 속담이 떠오릅니다. 시인은 굳이 장님이란 말은 쓰고 싶지 않았나 봅니다. 그런데 두 눈으로 보고도 제대로 그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특히 제가 보고 싶은 것만 보면서 근본은 지나치거나 왜곡시키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뒷전이고, 세상에 있지도 않은 ‘뱀 다리’를 외치는 이들을 우리는 정치인이라 부릅니다. 물론 정치인이 다 그런 건 아니라는 주장도 일리는 있습니다. 문제는 ‘뱀 다리’란 외침에 동조하는 추종자들이 ‘패거리’를 이룬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홍수처럼 쏟아져나오는 정보 과잉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요즘 ‘팩트 체크’란 용어가 언론에서도 자주 등장합니다. 그러나 개인이 수많은 정보의 진위를 판가름하긴 어렵습니다. 다양한 미디어 환경에서 개인의 ‘중심 잡기’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요구됩니다. 시인은 이런 현실을 진단하며 ‘중심 잡기’라는 처방을 내리면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믿고 따르’지 말라는 조언을 앞세웁니다.